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2-0715...주일...삶에 훌륭한 열매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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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7-14 ㅣ No.1267

연중 15 주일 ( 나해 )

아모스 7,12-15              에페소 1,3-14            마르코 6,7-13

2012. 7. 15. 등촌3농민주일(!)

주제 : 삶에 훌륭한 열매를 위해서

덥다고 말할 때가 되었습니다.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걱정이 태산이었을 때가 얼마 전인데, 이제는 비가 자주 온다고.... 언제나 맑아질 것인지를 은근히 바라는 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바라는 사람의 자세가 나쁘다고 말할 것은 아니지만, 수시로(?) 변할 수 있는 사람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사람이 제게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잠깐 생각하다가, 저는 그 질문에 이렇게 답을 썼습니다. ‘꿈이 필요할까? 내가 생각하는 대로 무엇을 맘대로 할 수 있다고? 그저 현실에 충실하게 사는 거지....’ 사람에 따라서는 제가 말했다는 이 대답을 들으면서, 꿈도 갖고 살지 못하는 딱한 사람이라고 여러분 가운데에 말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한창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때에 맞이하는 연중15주일이고, 농민주일로 함께 기억하기를 권고하는 날입니다. 농민주일로 지낸다는 것은 식량을 생산하는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라는 의미가 있겠지만, 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상에서는, 돈 많이 들고 생산성도 적은 국내산보다는 수입품이 낫다고 생각하면서,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람들에 대한 자세가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교회공동체에서 농민주일을 말하는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하늘을 바라보면서, 비가 올지 맑을지를 생각하는 도시에 사는 우리는 놀러갈 생각을 먼저 하겠지만,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같은 상황이라도 다른 것을 먼저 생각할 것입니다. 사실 사람에게 일의 순서를 얘기하면서 무엇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식량을 생산하면서 흙과 사는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는 주일에, 신앙의 입장에서는 무엇을 비슷하게 말할 수 있겠습니까? 신앙선포를 농사와 비교한다면, 내가 말로 선포하는 신앙과 그 선포가 열매를 맺게 하는 방법을 찾는 일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우리는 마태오-마르코-루카의 공관복음서에서 비슷한 소리로 강조해서 듣기는 합니다만, 그렇게들은 것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삶에는 아무런 영향도 남기지 못할 것입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논에서 자라는 벼는 농사꾼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선포의 복음의 결과가 좋으려면, 갖추어야 할 자세를 잘 생각해야 하는 일입니다. 복음선포자 개인이 준비해야 할 지팡이, , 여행보따리, , 신발, 옷에 대해서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고, 나더러 들으라고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는 이가, 그의 발에 붙은 먼지를 털어버리고 내 앞에서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자세로 복음을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삶을 힘들게 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내 몸에서 병이 고쳐지는 것은 복음선포의 결과이지, 복음을 받아들이기 위한 필요조건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들어야 합니다.

 

첫 번째 독서에 나오는 아모스예언자는 가축을 기르고 돌무화과나무를 돌보던 농부였습니다. 그러던 사람이 하느님의 뜻을 선포하는 사람이 됩니다. 아모스가 아주 다른 모습으로 나서게 되었다는 얘기는, 하느님의 뜻이 언제 나를 찾아올지 모른다는 얘기이니, 항상 준비해야 한다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초대를 우리들 각자가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그 선택에 따른 결과도 내가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일에 대한 우리의 응답, 땅에 뿌려지고 나면 열매를 맺어야 하는 씨앗의 운명이 힘겹고도 피곤하다고 생각해서, 우리가 그저 하느님의 말씀을 거부하고 피하기만 해도 좋은 일일까요? 이 질문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알려주는 대답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알아듣는 자세입니다. 하느님의 피조물 가운데서 아주 뛰어난 존재인 사람이, 상황에 따라서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면, 그의 미래에 다가올 일이 어떤 것인지는 예상하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오늘 연중15주일, 농민주일에 우리가 세상에 뿌려진 씨앗으로서, 이 세상의 삶을 마치고 하느님 앞에 다가서게 될 심판의 날을 대비하여 우리들 각자가 갖추어야 올바른 자세는 무엇이겠습니까?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다 두려움 속에 살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정성을 모아 삶에서 내 올바른 자세를 드러내야 한다는 소리로 알아듣는다면, 같은 순간을 맞이하더라도 두렵거나 떨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이해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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