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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한국교회 어떻게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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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11-23 ㅣ No.532

신앙의 해, 한국교회 어떻게 살았나


공의회 문헌ㆍ교리서 공부로 신앙 기초 다져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선포한 '신앙의 해'가 24일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끝난다. 2012년 10월 11일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 「가톨릭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을 맞아 믿음의 문을 연 신앙의 해 기간 동안 한국 천주교회가 실천하고 맺어온 결실들을 종합한다.
 

믿음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신앙의 해는 한 해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되며 신자들 신앙의 기초를 다지고 성장하고 활성화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 교회 구성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앙의 해를 폐막하면서 11월 23일 그리스도인으로 살고자 결심한 성인 예비신자들과 그들을 가르쳤던 교리교사 등 신앙 입문 성사와 관련한 사람들을 성 베드로 대성전에 초대했다. 이 초대는 신앙의 해가 종료됐지만 모든 그리스도인은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고 삶을 통해 신앙의 기쁨을 증언하도록 주님께 초대됐음을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이다.

신앙의 해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선포한 '바오로 해'와 '사제의 해'와 근본적으로 다른 의미를 지녔다. 바오로 해는 사도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맞아, 사제의 해는 요한 마리아 비안네 성인 선종 150주년을 맞아 성인의 신앙과 영성을 본받아 복음화에 투신하고자 새로운 결심을 하는 해였다. 하지만 신앙의 해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신앙을 회복해 주님께 대한 확신과 기쁨에 가득 차 부활하신 주님을 오늘의 세상에 증언하고, 신앙을 찾는 많은 사람을 '믿음의 문' 즉 교회로 인도할 수 있게 하려고 선포한 것이다.

신앙의 해를 시작하면서 한국 천주교회가 자기 진단한 당면 과제는 '허약한 신앙'이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신앙의 해 동안 신자들에게 신앙의 본질과 내용에 대해 올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흐트러진 신앙의 틀을 새롭게 세우는 데 매진했다.
 
한국천주교회는 신앙의 해 동안 신자들의 신앙 기초 강화를 위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가톨릭교회 교리서 공부에 주력하고, 복음을 삶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채로운 신앙쇄신 활동을 펼쳤다. 사진은 신앙의 해를 맞아 청년성령쇄신봉사회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성령 세미나. 평화신문 자료사진.


교구별 신앙의 해 실천 프로그램

신앙의 해 동안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공부하는 열기가 한국 천주교회 내 크게 확산됐다.

서울대교구는 △ 말씀으로 시작되는 신앙 △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 교회 가르침으로 다져지는 신앙 △ 미사로 하나되는 신앙 △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신앙 등 5가지 주제로 신자들의 허약한 신앙 기초를 강화해 나갔다. 명동 주교좌 성당을 비롯한 대부분 일선 본당은 성경과 가톨릭교회 교리서 공부로 신앙의 기초를 다져 나갔다. 특히 대치2동과 구파발ㆍ중화동본당은 성경 통독, 이어쓰기, 암송대회를 열었고, 아현동ㆍ가회동ㆍ이문동본당은 성경 말씀 전시회, 성경 말씀 봉헌 및 가훈 쓰기를 이어갔다. 목3동ㆍ미아동ㆍ송천동ㆍ화양동본당에서는 가톨릭교회 교리서 공부를, 송현동ㆍ동작동ㆍ중앙동본당은 청년교리를 확대했다. 이전부터 해오던 사업이기는 하지만 서울평협은 3개월 과정 '공의회 학교'를 통해 132명을 수료시켰다.

대구대교구는 가톨릭교리신학원을 위시한 교구의 여러 기관ㆍ단체와 대리구 및 본당에서 가톨릭교회 교리서와 공의회 문헌을 공부하고 특강을 마련했다. 교구에서는 한국 최초로 젊은이를 위한 견진 교리서를 편찬했다. 또 많은 본당 공동체와 신심 단체, 사도직 단체들에서 신앙의 해 동안 성경 통독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신앙 쇄신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신앙의 해를 맞아 영성사진 경연도 실시했다.

청주교구는 대림ㆍ사순 판공 문제지와 교구 주보, 교구 누리방을 통해 바티칸 공의회 문헌, 가톨릭교회 교리서, 암송교리ㆍ암송성경 자료 등을 배포했고, 본당, 교구 차원에서 교리경시대회를 개최했다. 또 '영적 11 운동'을 펼쳐 냉담교우를 찾아내 회두시키는 운동을 지속했다. 본당별로는 '불평 안 하기 운동'을 전개, 일상의 불평을 기도로 승화시키는 노력을 전개했다.

안동교구는 주보와 월간지 「키움」을 통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과 가톨릭교회 교리서 내용을 연재했고, 교구 교리경시대회를 개최했다. 또 사목국에서는 '신앙의 해 5분 교리' 자료를 제작, 본당에 배부했고, 지구별 신앙의 날 행사도 가졌다.

의정부교구도 주보를 통해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신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해설해 왔고, 광주대교구와 인천ㆍ춘천교구 등은 학술심포지엄 과 신앙의 해 특강 프로그램 등을 마련, 신자들을 교육했다.

대전교구와 원주교구는 소공동체 대회와 지구별 신앙대회를 개최했고, 마산교구는 2016년 교구 설정 50주년과 연계해 신자 연수와 교육 프로그램을 펼쳤다.

대구대교구 사목국장 박영일 신부는 "단체장 교육 때 신자들 만나보면 '신앙의 해'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면서 "신앙의 해를 일시적 행사로 그치지 말고, 교회 사명인 복음화를 위해 앞으로 지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앙의 해 평가

교구와 본당, 그리고 교회 안팎으로 신앙의 해 정신이 확산됐고, 한국교회가 새로운 복음화와 신자 재복음화에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아울러 한국천주교회는 그간 양적인 성장에 연연했는데 최근 질적 성장을 고려하는 부분이 많았다는 평가다. 그 대표적 사례가 신자 교육과 사회교리 실천이라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신앙의 해 동안 대규모 행사를 지양하고 양성에 초점을 둔 신자교육이 확산됐다. 일각에서는 신자들이 성경과 친숙해지기 위해 스스로 성경을 읽고 쓰고, 생활화하려는 노력은 '소공동체 운동'이 뿌리내리고 있는 증거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또 '선교'개념이 '복음화'로 확대된 것도 질적인 변화라고 긍정 평가했다.

사회교리 실천 확대 문제에 대해 다양한 삶의 문제들을 신앙의 기준으로 보고 실천하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다. 다만 사회교리 실천이 구체적인 '나눔'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김혜경(세레나) 박사는 "나눔은 영성의 한 표현이고, 가톨릭교회의 커다란 자산이며 끊임없이 지켜야 하고 실천해야 할 복음 정신"이라며 "신앙의 해는 한국교회가 세상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여력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평화신문, 2013년 11월 24일, 리길재 기자]

 

 

[인터뷰]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손희송 신부


허약한 신앙 기초 강화에 초점 … 사제 참여ㆍ신자 재복음화 중요



"신앙의 해는 한 해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고 신자들 신앙의 기초를 다지고 성장하고 활성화하는 데에 출발점이 있었으므로 평가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죽는 날까지 자신의 신앙 성숙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손희송 신부는 먼저 "신앙의 해는 한 해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신앙의 해 모든 프로그램은 '신앙의 기초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새로운 출발이지 끝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서울대교구는 신앙의 해 동안 신앙의 기초 강화를 위해 △ 말씀 △ 기도 △ 교회 가르침 △ 미사 △ 사랑 실천 등 5가지 프로그램을 일선 본당에서 시행했다. 손 신부는 이에 대해 "일선 본당에서 교구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임이 있었고 사제들로부터 고무적이고 해볼 만하다는 평을 들었다"는 긍정적 평가를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한국 천주교 신자 신앙생활 실태 조사 결과 신앙의 해가 다 지났는데도 신자 3명 가운데 1명은 신앙의 해를 모르고 있었고, 매 주일 미사 참례자 중 30%가 성경을 거의 읽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처럼 '허약한 신앙'이 한국 교회의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손 신부는 신앙 강화를 위해 '사제들의 참여'와 '신자 재복음화'라는 두 가지 처방을 제시했다. 손 신부는 먼저 "사제들이 본당을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제들이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신앙 성장을 위해 애써주길 희망했다.

"신앙 공동체 안에서 사제들의 1차 과업은 신자들이 신앙인답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사제들이 먼저 복음 정신에 맛 들여 살아야 합니다. 복음에 충실한 강론으로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때 신자들은 상당한 변화를 보일 것입니다."

신자 재복음화에 대해 손 신부는 "자기 신앙을 위해 투자할 것"을 평신도에게 당부했다. "주일 미사에 참례하고 아침ㆍ저녁기도를 바치고, 성경 읽기를 꾸준히 해 가정이 신앙의 보금자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평화신문, 2013년 11월 24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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