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일 (월)
(홍)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소작인들은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을 붙잡아 죽이고는 포도밭 밖으로 던져 버렸다.

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천주가사: 십계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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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01 ㅣ No.29

[천주가사] 십계명가

 

 

세상사람 선비님네 이아니 우스운가

사람나자 한평생에 무슨귀신 그리많노

각기귀신 모셔봐도 허망하다 마귀미신

허위허례 마귀미신 믿지말고 천주믿세

 

죄짓고서 우는자요 천지신명 왜찾느뇨

가난하여 굶주린자 조물주는 왜찾느냐

음양태극 선비님네 상제상신 의논하소

말이일러 달랐으되 이모두가 천주시네

천주이름 거룩하사 대고말고 론치말소

 

세상사람 벗님네야 이내말씀 들어보소

일곱날중 엿새간은 근면노력 다하고서

일곱째날 고요히 천주공경 하여보세

갑논을박 쉬지않고 논쟁구궐 무용일세

 

천지고금 만물지사 부모효도 으뜸일세

인간금수 초목만물 그아버지 천주일세

부모효도 알고나면 천주공경 알고지고

영원불멸 큰은혜 하시필경 얻어지네

 

전장에서 적을죽여 충신된다 하여도

또한내가 갈길없어 스스로 자결해도

이모두가 천주뜻을 알지못한 죄라하네

이제라도 천주뜻을 사람마다 지켜보세

 

이세상에 내가남은 천주뜻과 부모공일세

너희어미 딴곳가서 외도한후 너낳았다면

너는또한 세상보고 무슨행신 어이할고

간음사행 멀리하여 천주뜻이 인간되자

 

도적이란 크고작고 인륜에 큰죄일세

마음속에 도적할맘 큰죄된다 못할소냐

도적질해 자손까지 안망한자 보았느냐

큰의를 내가먼저 창창세세 전해보세

 

국운이 기울어져 흥망성세 뚜렷하네

간신소부 까막까치 헐뜯어서 싸움일세

한마음 넓게눈떠 천주큰뜻 알고나면

벌레같은 인간세상 군뜻이 전혀업네

 

만인의 소원이란 부귀공명 재복이라

제일분수 지켜가지 남의소유 탐치마소

만악의 근원이 이로하여 일어나네

세상갖은 화근들이 필연코도 과화같다

 

 

<해설>

 

'십계명가'는 출애굽기 20,1-17과 신명기 5,6-21에 기록돼 있는 십계명을 우리 고유의 형식인 가사체로 노래한 천주가사로, 1779년 주어사 강학회 직후 정약전과 권철신, 이총억 등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이 노래는 각 항목마다 각 14구씩 140구로 이뤄져 있으며, 위 본문에서는 지면 관계상 핵심 부분만 소개, 생략된 구절이 많다.

 

'십계명가'에는 제 9계명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가 생략돼 있으며, '꼭두각시', '나무신막', '오뉴월 거름', '까막까치' 등 일상어를 쉽게 풀어내고 있어 아주 정겹다. 당시 조선교회는 천주교 교리의 핵심을 쉬운 한글과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사를 통해 풀어냄으로써 천주교를 널리 전파하려 했고 이 같은 시도는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따라서 '십계명가'는 천주교 교리 토착화의 실질적인 근거가 되며, 세례성사를 앞두고 교리교육 때 신자들에게 구체적으로 제시됐을 가능성이 크다.

 

[평화신문, 2001년 5월 20일, 현대어역=김영수 호남교회사연구소 연구위원,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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