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3일 (일)
(녹) 연중 제12주일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강론자료

2013-0106...공현대축일...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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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01-05 ㅣ No.1335

주님의 공현 대축일(가나다해)

이사야 60,1-6;      에페소 3,2-3.5-6;     마태오 2,1-12

2013 1. 6 (주일). 등촌3

주제 : 공현을 믿는 사람으로서.....

오늘은 예수님의 공현대축일입니다. 오늘 축일의 뜻을 해석하자면, 세상에 태어나신 사람으로 오신 하느님께서, 그 모습을 세상의 사람들에게 보이셨음을 기억하자는 날입니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한 의미는 2000년 전쯤에 이루어졌을 특정한 시간과 상황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전례에서, 예수님과 관련된 여러 가지 축일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일이 생겼을 때, 처음부터 그 사실을 자세하게 조사해서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태어나신 날짜부터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일을 1225일로 기억합니다만 그 사실도 분명한 것은 아니고, 그분이 다윗의 후손이었는지, 동정녀 마리아의 첫아들이었는지, 또 그분이 베들레헴의 어느 동굴에서 태어났는지 그것을 정확하게 기록해서 전해준 사람이 누군지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재간은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신앙에서 받아들이는 내용들을 모두 의심해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고 그 어떤 내용도 믿지 말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가 아는 믿음의 내용과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뿐입니다.

 

오늘 기억하는 동방의 박사들이 예수님께 경배하기 위해서 자기들 고향을 어디에서부터 떠나왔는지(?)’ 우리는 모릅니다. 로마제국의 동쪽에 있었던 파르티아제국이나 인도에서 함께 출발했다는 상상의 이야기도 있고, 흔히 알려진 3명의 박사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출발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말하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동방에서 왔다는 박사들이 얼마나 긴 시간동안, 예루살렘을 향해서 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들은 예루살렘에 도착해서 헤로데에게, “유대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난 분이 어디 있느냐?”고 묻습니다. 이차저차해서 대답을 얻게 된 동방에서 온 박사들에게 헤로데 임금은 자기도 유대인의 임금을 만날 생각이 있으니,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면 경배하겠노라(!)’로 말합니다.

 

우리들의 삶에는 이렇게 수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모든 일들의 의미를 우리가 정확하게 꿰뚫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가 세상 삶을 통해서 안다고 말하거나 모른다고 말한다고 해도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말해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공현대축일은 당신의 삶 가까이로 다가오라는 하느님의 초대로 해석해야 합니다. 물론 내가 그렇게 해석하든지 하지 않든지 무엇이 달라지는지 말해주는 참 어려워도, 우리가 하느님의 초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는 순간, 우리 앞에 펼쳐지는 삶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세상의 구세주로 받아들였던 동방의 박사들과는 달리, 헤로데는 다른 마음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이 헤로데 임금처럼 자기 생각만 앞세우고 사는 사람이라면, 우리 앞에 펼쳐진 세상은 과연 어떠하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얘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그 일들에 대한 해석이 아닙니다. 공현사건은 2000년이 넘는 세월 전에 우리들 곁에 일어난 일이기에, 그 일을 지금의 내 눈이 휘둥그레지게 바라볼 일도 없지만, 그 일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않는다면, 그저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는 소리만 만들고 말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셨고, 그 놀라운 일에 우리도 참여하라고 초대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기억하면서 따르는 것도 내 자유이고, 다른 사람을 탓하면서 올바른 삶에서 멀리 돌아가는 것도 내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에 따라서 달라질 것은 참으로 많습니다.

 

내 삶에는 언제나 좋은 일이 벌어질 준비가 돼 있을 것입니다. 그 일을 받아들여서 정말로 내 삶에 기쁨을 만드는 것도 내가 할 일이고,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내일이나 모레, 내년이나 후년에 만드는 것도 내 자유입니다.

 

오늘 공현대축일에,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느님의 초대를 여러분은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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