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6일 (일)
(녹) 연중 제11주일 어떤 씨앗보다도 작으나 어떤 풀보다도 커진다.

강론자료

2015-0219.....설날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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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2-18 ㅣ No.1704

설날대축일 [0101-2]

민수기 6,22-27           야고보 4,13-15      루카 12,35-40

2015. 2. 19. () 이태원. 06:00


예절순서 : 시작-참회기도-자비송-분향-위령기도2양식-대영광송-독서와 복음-강론-사도신경


                                       주제 : 우리가 드러내야할 올바른 자세

오늘은 우리민족 좀 더 넓게는 동양에 사는 민족들이 기념하는 새해 첫날입니다. 오늘 새해 첫날은 태양이 아니라 달의 움직임을 계산하여 만든 달력인 음력11일입니다. 한 해를 생각할 때, 시간적으로 오차가 아주 적은 것을 양력이라고 한다면, 음력은 날짜상의 시차는 있지만 농경민족이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때로는 더위도 추위도 양력이 아니라, 이 음력에 따라 그 모습을 바꾼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주 놀랍다고 생각한 일이 있습니다.


농경민족이 아니라면, 다시 말해서 약탈과 다른 사람이나 다른 나라를 지배하는 일을 목적으로 삼는 민족이나 그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음력의 중요성을 알아듣지 못할 것입니다. 이 새해의 첫날에 우리가 가질 수 있고, 갖기를 권고하는 마음자세는 어떠한 것이겠습니까?


양력11일을 기준으로 하는 전례력은 말 그대로 서양에서 전래된 신앙에서 예수님의 탄생을 기억하는 데에 아주 필요합니다만, 음력11일에 듣는 전례의 말씀은 양력으로 계산하는 새해첫날에 듣는 말씀과는 조금 다릅니다. 물론 둘 사이에 장단점이나 좋거나 나쁨을 얘기하자는 구별은 아닙니다.


우리는 오늘 전례의 시작시간에 우리마음과 자세를 바로잡는 준비를 말하는 참회기도와 우리보다 먼저 세상의 삶을 마치고 하느님의 자비를 기다리는 분들을 기억했습니다. 우리의 기도를 담아 하늘로 올려 보내는 분향과 신앙인으로서 바치는 대단히 아름다운 기도인 위령기도를 함께 했습니다.


시간으로는 지난 순간이 되었습니다만, 여러분은 분향을 하면서 또 위령기도를 하면서 어떤 마음을 가지셨습니까? 그 마음과 삶의 자세를 다른 사람이 알 수 있도록 설명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세를 한 번 더 돌이켜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세상의 삶을 마치고,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를 바라고 있을 영혼은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을 위한 기도는 하지 못한다는 것이 신앙의 가르침이고, 이런 내용을 말하는 것은 세상에 살아있는 우리가 그분들을 기억하면서 어떤 자세를 갖고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영광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첫 번째 독서인 신명기말씀은 하느님의 축복을 내가 받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누어줄 수 있는 모습을 전합니다. 모세가 전하는 말씀에 나오는 주도자(主導者)는 아론과 그의 후손 사제들입니다만, 현실의 우리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데 협력하는 사제직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안다면, 직무사제직이 아닌 역할사제직의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해야 합니다. 역할로 드러내는 사제직과 직무사제직의 효능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일에 차이점은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축복을 빌어주는 사람 못지않게, 축복에 참여하는 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내가 기억하고 기도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했는데, 나는 그 대열에서 누락되는 일은 없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도록 상황을 만드는 일에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허락하심과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 내가 살겠다는 자세이어야 합니다. 내가 가진 뜻을 실현하겠다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게 하느님의 뜻과 어긋나는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이 나 자신과 내가 지금 기억하는 영혼에게 어떻게 실현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일을 대하는 인간의 올바른 자세는 무엇이겠습니까? 처음 대하는 사람이라면 많은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오늘 미사에 오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 설명은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를 시작하면서 함께 한 분향과 위령기도는 동양에서 전통적으로 기억하는 제사보다 훨씬 더 나은 방식입니다. 동양식의 제사는 우리가 마음을 모으면서도 누구에게 청원해야 하는지 그 대상이 없다고 하겠지만, 우리가 오늘 미사에서 함께 한 이 예절은 기억하는 부모와 조상님들 그리고 또 다른 영혼들을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드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제라서가 아니라, 여러 가지 상황을 함께 판단한다면, 우리들이 오늘 이 시간에 거행하는 것이 아닌, 유교식의 제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음식을 준비하여 차려놓고 함께 기도하는 것은 세상을 떠난 분들이 우리를 찾아와서 먹는 것이 아니라, 잠시 후 우리가 함께 나누기 위한 것임을 기억하는 일이라는 것도 잘 알아야 할입니다.


하느님,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서 기억한 영혼들에게 당신의 자비를 베풀어주시어, 이들이 당신과 함께 누리는 영광에 참여하여 기쁨가운데에 살게 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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