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ㅣ성모신심
훈화17: 레지오의 수호 성인들, 레지오의 그림 |
---|
레지오 마리애 훈화 (17) 24. 레지오의 수호 성인들
5) 세례자 성 요한(교본 219-221면)
세례자 성 요한은 사제 즈가리야와 성모님의 친척 엘리사벳의 아들로서 예루살렘 남서쪽에 위치한 아인 카림에서 출생했다. 요한은 '주님은 은혜로우신 분', '주님은 고마우신 분'이란 뜻이다. 그가 세례자로 불리는 것은 요르단 강에서 예수님께 직접 세례를 베풀었고 군중에게도 회개의 세례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하느님께 바쳐졌고 구세주의 선구자로서 엘리야의 정신과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청년 시절에 광야에서 기도와 고행을 하면서 자신의 할 일을 준비하였다.
그는 자신이 그리스도가 아님을 분명히 하면서 장차 오실 메시아의 증인이 되었고 메시아의 길을 미리 닦아 놓았다. 그는 예수님께 직접 세례를 베풀 정도로 위대한 인물이었지만 예수님에 대해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30)라고 말하고 선구자로서의 사명을 다하였다. 그후 그는 갈릴래아의 영주 헤로데 안티파스가 제수 헤로디아와 결혼하였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이 화근이 되어 사해의 동쪽 마케르스 요새에 투옥되었고 죽임을 당하였다.
그는 생전에 예수님으로부터 위대한 예언자로 불렸고(루가 7,28 참조),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 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마태 11, 11)라는 극찬을 받았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세례자 요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요지의 유명한 강론을 남겼다. 요한은 나이 많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났고, 그리스도는 나이 어린 동정녀에게서 탄생하셨다. 요한의 아버지는 요한이 태어나리라는 것을 믿지 않았으므로 벙어리가 되었고 동정 마리아는 자신으로부터 그리스도가 태어나리라 믿었으므로 주님을 잉태하였다. 요한은 신약과 구약을 나누는 경계선이다. 그는 구약을 대표하고 신약을 예고한다. 요한은 태어나기 전 동정 마리아의 방문을 받았을 때 어머니의 태중에서 기뻐 뛰놀았다. 그래서 요한은 태어나기 전부터 예언자로 간택되어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보시기 전부터 그리스도의 선구자로 드러났다. 그가 마침내 태어나 자기 이름을 받았을 때 그 아버지의 혀가 다시 풀렸다. '외치는 이의 소리'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요한은 잠시 동안 외치는 '소리'이고 그리스도는 태초부터 계시는 영원한 '말씀'이시다.
세례자 성 요한은 모든 레지오 단원들의 모범이다. 그는 선구자로서 주님의 길을 고르게 하였고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다. 그리고 성모님이 엘리사벳의 가정을 방문한 것은 중개자로서의 역할을 처음으로 보여주신 활동이었고 성 요한이 첫 번째로 그 혜택을 입었다. 레지오가 펼치는 모든 활동은 성모님의 중개자 역할에 협력하는 것이므로 성 요한은 레지오 활동의 특별 수호자임이 드러난다.
단원들은 세례자 성 요한을 본받아 용기와 겸손과 책임감을 가지고 레지오 활동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직분에는 소홀하면서 명예심 때문에 단장직이나 간부직을 내어 놓지 않으려는 이들이 있다면 세례자 성 요한처럼 욕심 없는 일꾼이 되어 자신은 작아지고 남들은 더 커지기를 바라야 한다.
세례자 성 요한은 전례력에서 두 번 기념하는데 탄생 대축일은 6월 24일이고 수난 기념일은 8월 29일이다.
6) 성 베드로(교본 221면)
레지오 마리애는 교회의 지도에 따라 성모님과 교회 사업에 협력하는 단체이므로 교계 제도에 충성심을 드러낸다. 레지오를 설립할 때에도 교회 당국의 승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따라서 레지오는 교계 제도의 으뜸인 교황 중에서도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를 수호자로 삼아 공경하고 있다. 레지오는 베드로 사도에게 호칭 기도를 바침으로써 로마 교황에 대한 충성을 표현한다. 교황은 로마 대교구의 교구장 대주교이고 세계 주교단의 단장이며 현세 교회의 최고 사목자로서 바티칸 시국(市國)의 국가 원수이다. 교황은 교도권, 신품권, 통치권이 있으며 사도단의 으뜸인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이다.
사도 성 베드로의 생애는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스라엘 갈릴래아 지방 티베리아 호수에 인접한 마을인 베싸이다 출신이다. 아버지 요나와 동생 안드레아와 함께 어부로서 생활하다가 예수님의 부름을 받고 그분의 제자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시몬이었지만 예수님께서 그에게 '바위', '반석'이란 뜻으로 베드로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다. 예수님은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죽음의 힘도 감히 그것을 누르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라고 하심으로써 그의 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신 것이다.
베드로는 사도들 중에서 으뜸가는 사도였다. 성경에서 그의 이름은 항상 사도단에 가장 먼저 나오며 빈번히 복음서에 나타난다. 그는 언행에 실수도 여러 번 있었지만 사도들의 대표 역할을 했으며 예수님의 주요 행적에 항상 함께하고 있다. 특히 예수님께서 베드로 사도에게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도 매여 있을 것이며 땅에서 풀면 하늘에도 풀려 있을 것이다."(마태 16,19)라고 하심으로써 베드로가 첫 번째 교황이며 수위권이 있음을 드러내셨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에는 천사가 여인들에게 나타나 예수님의 부활을 알려 주면서 먼저 베드로에게 전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베드로는 열두 사도를 채우기 위해 유다의 후계자를 뽑는 모임을 마련하였으며 한번의 설교로 삼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개종시켰다. 그는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참석한 예루살렘 공의회를 주관하고 논쟁을 잠잠하게 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신약성서에 기록된 그 밖의 숱한 일화에서 베드로의 지도자적 역할을 알 수 있다. 그는 세 번이나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요한 21,17)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써 예수님의 모든 양들을 돌보는 교황권을 행사하였다. 그는 43년경 헤로데 아그리빠에 의해 투옥되었으나 천사의 인도로 피신하여 소아시아와 안티오키아에 선교하였다. 초기 전승에 의하면 그는 네로 황제의 박해 중인 67년경 로마의 바티칸 언덕에서 십자가형을 받았다. 순교 직전에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로 알려진 예수님의 발현을 보았다고 전해진다. 그의 무덤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에 있다.
교황께 충성을 바치는 레지오 단원들은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에게 전구를 청해야 하며 현 교황(264대, 요한 바오로 2세)을 위해서도 기도해야 한다. 교황 주일에만 교황을 위해서 기도할 것이 아니라 미사 중 성찬의 전례에서 사제가 교황과 주교를 거명할 때에도 정성들여 기도해야 할 것이다.
7) 성 바오로(교본 221-222면)
레지오 마리애는 선교 단체이므로 탁월한 선교사인 성 바오로 사도를 수호 성인으로 모시고 단원들이 그의 선교 열성을 본받도록 하고 있다.
바오로 사도는 기원후 5년경 로마 속령인 길리기아의 타르소에서 베냐민 지파의 유다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이름 사울은 이스라엘 초대 왕의 이름을 본뜬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 해외 거주 유다인들의 관습에 따라 희랍 이름도 가졌는데 그 이름은 바오로였다. 청소년기는 예루살렘에 와서 보냈는데 바리사이파로서 율법학자 후보생이 되었다. 그는 백성의 존경을 받던 율법학자 가믈리엘의 제자였으며 신생 종교인 그리스도교를 미워하고 그 신봉자들을 박해하였다.
그는 36년경 그리스도교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가던 중에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번쩍이며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라는 소리를 듣고 회개하여 개종하였다. 사도행전은 이러한 다마스커스 개종 사건을 세 번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9장, 22장, 26장 참조). 그는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면 그리스도를 박해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은 하나의 신비로운 몸을 이루고 있다. 그리스도는 이러한 신비체의 머리이시며 그리스도교인들은 신비체의 지체로서 서로 한 몸을 이루므로 비신자들도 그리스도의 지체가 되어야 구원받을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바오로는 비신자들이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아 구원받을 수 있도록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을 송두리째 바치는 사람이 되었다. 그의 회개는 사도로서의 소명을 의미한다.
그는 39년경 예루살렘을 방문하여 사도들을 만났고 바르나바의 도움으로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 그 후 바르나바와 함께 안티오키아에 가서 선교하였고 거기서 교리 교사로서도 활약하였다. 이것이 이방인을 상대로 하는 선교의 시초가 되었다. 그는 '이방인의 사도'로 불린다. 그는 세 번에 걸쳐 외국의 이방인들을 대상으로 긴 선교 여행을 하였다. 첫 번째 선교 여행은 45-49년, 두 번째는 50-52년, 세 번째는 53-58년 사이에 있었다.
그는 49년경에 개최된 예루살렘 사도 공의회에 참석하여 이방인 신자들에게는 모세의 율법을 지킬 의무가 없음을 주장하여 관철시켰다. 이 회의에서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교가 유다교 종파가 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리스도교의 보편성 확립에 기여하였다.
바오로 사도는 제3차 선교 여행으로 유럽까지 복음을 선포한 후 예루살렘에 돌아와 체포되었다. 그는 로마 시민권을 행사하여 60-61년 사이에 말타 연안을 따라 로마에 끌려가 감금되었다. 일설에 의하면 에페소, 마케도니아, 그리스 등지를 재차 방문하고 스페인까지도 갔었고 트로아스에서 다시 체포되어 로마로 압송되었다고 한다. 그 곳에서 67년경 네로 황제의 박해 때 참수형을 받았다. 그의 무덤은 로마의 성 바오로 대성전에 있다. 그는 신약성서 13권을 집필하였다. 그의 공식 축일은 베드로 사도와 함께 6월 29일이고 개종 축일은 1월 25일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선교에 몸바친 바오로 사도의 생애를 본받고 "복음 전파는 의무이므로 자랑거리가 될 수 없고 오히려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화가 미칠 것"(갈라 2, 8 참조)이라고 한 그의 가르침을 명심하여 늘 선교 활동에 앞장서야 할 것이고 1주일에 2시간 이상의 활동 의무를 기꺼이 채워야 할 것이다.
25. 레지오의 그림(교본 제25장:223 - 226면) 어느 단체이건 그 단체의 성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그림이 있다면 마치 상본(像本)처럼 시각적인 홍보와 교육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레지오에는 단체의 성격과 신심을 첫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 있어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레지오의 그림은 더블린 출신의 젊은 화가 허버트 맥골드릭(Hubert McGoldrick)이 그렸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의 기도문을 작성한 다음에 레지오의 그림을 구상하였다. 그는 성당의 색유리 전문가인 그 화가를 여러 차례 만나 레지오의 그림에 대해 의논하고 협의하였다. 마침내 1928년 11월 4일에 그림이 완성되어 레지오에 증정되었다. 이 그림은 교본과 뗏세라의 표지로 사용되고 있다.
레지오의 그림은 눈으로 볼 수 있는 레지오의 기도문이다. 시작 기도는 성령께 대한 호칭 기도와 본기도, 묵주기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빛과 사랑의 불로 성모님을 가득 채우러 강림하시는 성령을 표상하기 위해 날개를 활짝 편 붉은색의 비둘기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림의 바탕과 테두리는 성모님의 옷 색깔처럼 푸른색이다. 성령은 성모를 통해 교회를 사도직의 열정으로 가득 채워 온누리를 새롭게 하신다.
까떼나는 그 이름에 걸맞게 이 그림의 사방 둘레에 붉은색 고리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고리마다 그 안에 백색으로 라틴어 성서 구절이 새겨져 있다. 성모님의 이마에 빛나는 별은 성모님이 희망과 구원의 새벽을 알리는 참된 샛별임을 드러낸다. 머리 뒷 부분의 붉은색 후광은 성모님의 영광, 태양같은 열정과 힘을 상징한다. 그 후광 위에 역시 붉은 색으로 둥그렇게 "MAGNIFICAT ANIMA MEA DOMINUM"(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라는 '마리아의 노래' 첫 구절(루가1,46)을 새긴 것은 성모님이 항상 열절히 주님을 찬미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성모님과 뱀, 성모님의 자녀와 악마의 후예로 나누어 진다. 다시 말해서 레지오 마리애와 악의 세력 사이에 벌어지는 끊임없는 싸움에서 악의 무리가 멸망하여 흩어짐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나타내기 위해 그림 둘레에다 다음과 같은 성서 구절을 새겼다. "INIMICITIAS PONAM INTER TE ET MULIEREM ET SEMEN TUUM ET SEMEN ILLIUS:IPSUM CONTERET CAPUT TUUM"(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창세 3,15). 그림의 아래쪽 가장자리에는 "MULIER, ECCE FILIUS TUUS : ECCE MATER TUA"(여인이여, 이 사람이 당신의 아들입니다. 이 분이 네 어머니시다.)(요한 19,26-27)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새겨져 있다.
레지오의 마침 기도는 성모님을 감싸고 있는 불기둥과 그 뒤를 따르는 무수한 레지오 단원들로 묘사되어 있다. 이들은 진을 친 군대처럼 전투 대형을 갖추고 사령관이신 성모님의 지휘 아래 레지오의 깃발과 대형 백실리움을 높이 들어 앞장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오른손에 십자가, 왼손에는 묵주의 무기를 들고 악의 무리에 맞서 이기겠다는 의지로 용맹하게 서 있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단원들은 사랑으로 불타는 힘찬 믿음을 달라고 기도한다. 이 믿음이 그림에서는 불기둥으로 나타나 있다. 이 불기둥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불이고 미지근한 이들을 뜨겁게 하는 열정의 불이다. 이 불기둥은 그림 둘레의 왼쪽 아래 "BEATA QUAE CREDIDIT"(믿으셨으니 복되십니다.)(루가 1,45)라는 성서 말씀이 드러내듯이 온 세상을 믿음으로 구원하신 성모님 자신이다.
레지오의 그림은 뗏세라의 기도문을 성서적인 영감에 의해 아름답게 묘사한 것이다. 레지오 단원들은 교본과 뗏세라의 표지에 있는 이 그림을 상본처럼 여기며 묵상 기도를 할 수 있으며 친근감을 가지고 이 그림을 항상 소지하고 이용해야 한다. [사목, 2002년 6월호, 최경용(부산교구 신선본당 주임신부)] 0 3,561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