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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미혼모자 지원과 청소년 생명 교육을 위한 새 생명 프로젝트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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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2-10 ㅣ No.887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미혼모자 지원과 청소년 생명 교육을 위한 새 생명 프로젝트' 포럼

미혼모자 지원, 생명보호 차원에서 접근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가 지난달 개최한 새 생명 프로젝트 포럼은 우리 사회 미혼모ㆍ미혼모자 문제와 청소년 생명교육 실태에 대해 알아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포럼에 참가한 이들은 "우리 사회가 생명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 피부로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면서 "성과 생명, 사랑이 본질적으로 하나이고 이 모두가 하느님께서 준 큰 사랑임을 알리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포럼 주요 내용이다.

- 미혼모자 지원과 청소년 생명교육을 위한 새 생명 프로젝트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미혼모자 지원

청소년기본법은 9살 이상 24살 이하 청소년 중 혼인 전이나 합법적이고 정당한 결혼 절차 없이 아이를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여성, 이혼했거나 과부로 아기를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여성을 미혼모로 정의한다.
 
한국 미혼모자 현실에 대해 발표한 성정현(협성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우리나라는 아직 미혼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없을 정도로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문제의식이 낮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최근 미혼모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받아주고 도와줄 시설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특히 10대 청소년 미혼모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 10대 청소년 미혼모의 진로와 의사결정 △ 입양과 양육 선택의 문제 △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안 실행을 앞둔 미혼모자시설의 향방 등 미혼모 문제에 따른 쟁점들을 설명했다. 이어 "미혼모와 미혼모자 문제를 청소년 문제나 가정 문제로 인식하기 이전에 먼저 생명보호, 아동보호 차원에서 접근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미혼모자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통합적이고 총체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혼모 보호시설인 인천 자모원 최영순(미카엘라) 사무국장은 "우리 시설에 입소하는 아기 엄마들 나이가 점점 10대로 내려가고 있다"면서 "현재 입소자 중 절반이 10대 청소년"이라고 설명했다.

최 사무국장은 "시설 운영에 있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크다"면서 "의료비 지출만 볼 때 지난해 모두 3000만 원 들었지만 나라에서 지원받은 것은 1000만 원이었고 나머지는 후원 등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위독한 상태로 태어난 아기를 살리기 위해 여러 병원을 전전했던 상황을 예로 들면서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생명을 살리는 데 절대 소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성가정입양원 윤영수 원장수녀는 "미혼모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와 함께 낙태되지 않고 태어난 아기들을 보호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산에서 미혼모자를 돌보고 있는 마리아 모성원 신경화 원장수녀는 "생명을 포기하지 않은 용기 있는 아기 엄마들에게 사회 편견과 차별은 정말 견디기 힘든 현실"이라면서 "가톨릭교회가 이들을 보듬어 안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수녀는 또 "시설을 운영하는 데 수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리스도인으로서 뱃속 아기를 살리고 생명을 지키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소년 생명교육

교회와 학교의 청소년 성교육 실태와 현실적 대안을 발표한 김태선(한국틴스타 대표) 수녀는 최근 서울 한 산부인과에 접수된 진료 사례를 들려주며 발표를 시작했다.

"한 달여 전 동갑내기 여자 친구와 처음으로 성관계를 했습니다. 둘 다 관련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관계 뒤 남은 건 걱정뿐이었습니다. 여자친구 말로는 지금쯤이면 생리를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안 하는 걸 보면 임신이 된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섭니다. 피임도 하지 않은 터라 걱정이 많이 됩니다. 계속 아무한테도 말을 못하고 둘이서만 고민하고 있다가 안 되겠다 싶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김 수녀는 "이 사례의 주인공은 18살 고3 수험생이었다"면서 "청소년들의 혼전 성관계와 준비되지 않은 임신, 피임과 낙태 문제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 수녀는 "요즘 청소년들은 대중매체를 통해 왜곡되고 상품화된 성에 잘못된 정보를 넘치게 얻고 있고 성폭력, 성매매, 퇴폐적 향락문화에 자연스럽게 노출돼 있다"고 우려하면서 "이런 청소년들에게 일회성 특강의 성교육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설득력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수녀는 "자유분방한 성문화가 확산되면서 피임교육이 성교육으로 자리잡아 가는데 이는 결코 청소년 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수녀는 이어 청소년을 위한 총체적 성교육 프로그램인 틴스타(Teen STAR)를 소개하면서 "청소년들에게 하느님 선물인 생명과 사랑을 담고 있는 몸의 소중함과 그 의미를 올바로 알려주며 성과 생명을 사랑 안에서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틴스타 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서울 금호여중 이선자 교사는 "틴스타 수업을 통해 성교육은 단순히 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중요한 교육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면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낙태예방ㆍ생명문화 연구가 이광호 박사는 '대중문화와 성교육'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시대 청소년들은 제대로 된 성교육은 전혀 받지 못하고 대중문화와 포르노를 통해서만 지속적으로 왜곡된 성을 배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성교육과 성문화는 생물학, 의학, 미디어 문화론만이 아니라 철학, 신학까지 아우르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라면서 "성교육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선한 가치를 인격과 결합시키는 인문학 교육과 영성 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1년 12월 4일,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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