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4일 (화)
(녹) 연중 제9주간 화요일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

강론자료

2015-0107..... 공현대축일 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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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1-06 ㅣ No.1674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1요한 4,11-18              마르코 6,45-52

2015 1. 7. 이태원

주제 : 돕는 사람으로 살기(?)

나보다 힘겨운 사람을 돕는 일은 대단히 훌륭한 것으로 말합니다. 같은 세상을 살면서 그러한 곤경에 빠졌던 체험이 있는 분이라면, 다른 사람이 도와준다는 것의 의미를 충분히 깨달을 수도 있고, 그에 대한 예찬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말을 시작하면, 삶에서 힘겨운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누구나 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 있었을 것인데, 그것을 대하는 기준과 판단만이 달랐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요즘, 공현대축일 후 주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공현대축일 후 주간이라는 말은 글자풀이가 되겠습니만, ‘예수님을 만나고,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구원자로 오신 뒤, 그것을 체험하고 기념한 사람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응답하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게 한 기적을 베푸신 다음, 제자들을 그 장소에서 바라보는 반대편으로 제자들을 가게 하신 다음에 생긴 일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전례에서 특별한 시기를 정하고, 그 시기에 맞춰, 신앙인으로 살아갈 삶의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기는 합니다만, 공현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 현실에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본보기를 일치시키기는 힘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겪던 상황을 보셨으면서도 그냥 지나치려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제자들이 곤경을 겪는 모습을 보지 못하신 것일까요? 아니면 보려고 하지 않으신 것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그것은 제자들이 해결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셨을까요? 어떤 쪽으로 우리의 생각이 기울어도 그건 다 우리의 판단이지만, 다음 순간에 예수님은 돌아와서 제자들이 애쓰던 배에 오르셨다는 모습을 전하는 내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눈치챌 수도 있을 것입니다.

 

힘겨운 사람을 돕는 것은 말 그대로 돕는 일일 뿐입니다. 현실의 변화에 결정적인 힘은 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어쩔 수 없이 현실을 변화시키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거나 그 일을 겪는 사람들이 현실을 다르게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이 세상에서 행동하는 일을 축소시켜볼 수도 있고, 힘겨운 사람의 현실에 매정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이를 돕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할 수 있거나 할 수 없는 일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 일이 좋은 방향으로 올바르게 돌아가게 하는데, 우리는 어떤 협조를 할 수 있는지 그 한계를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사랑을 보여주신 분이고, 사랑이시라고 강조하는 요한사도의 편지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이 말씀을 언제부터 들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현실은 하느님의 그 사랑이 현실로 드러난 완벽한 세상이 아니라는 소리에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판단해야 합니다. 세상을 대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는 사도요한의 편지 말씀도 새겨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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