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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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10년 서울대교구장 사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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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3-30 ㅣ No.376

2010년 교구장 사순 메시지


사랑과 나눔은 진정한 회개의 열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늘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사순 시기 동안 우리는 신앙생활의 중심인 주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새로이 마음에 새깁니다. 이 거룩한 사순 시기를 우리는 머리에 재를 얹으며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갈 우리의 운명,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묵상하며 시작합니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그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믿음, 죽음을 넘어선 부활이 있음을 희망합니다. 그래서 사순 시기는 감사와 은총의 기쁨이 넘치는 더없이 은혜로운 때입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 사순 시기에 신자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수난을 자주 묵상하고 회개와 보속, 희생과 봉사의 삶을 살도록 권고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셔서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고 하시며 복음을 선포하기 시작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이 사순 시기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회개입니다. 사순 시기는 하느님께 구원받기 위해 우리 자신을 끊임없이 정화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거룩하고 신비로운 영적인 광야로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체험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근본적으로 회개란 우리가 하느님을 향해서 다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진정한 회개의 삶은 개인적인 절제와 희생뿐 아니라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실천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진정한 회개의 구체적인 표현이 나눔과 자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은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 안에서 이루어질 때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순 시기에 특별히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큰 사랑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요한 3,16 참조).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물질만능주의와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안락한 삶을 사느냐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미움과 갈등으로 많은 분쟁들이 일어납니다. 특별히 나만 혹은 우리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심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이기심은 우리의 선한 마음을 병들게 하고 인간관계를 분열시키며 공동체를 파멸시키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가 함께 공존하며 평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회개를 통하여 우리의 마음을 사랑의 마음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사랑의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특별히 우리는 가진 것을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과 먼저 나누는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회개의 표지가 되며 하느님이 우리 가운데 살아계시다는 사실임을 온 세상에 증거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구는 2월 16일부터 주님 수난 성지주일인 3월 28일까지를 지난해 선종하신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의 1주기 공식추모기간으로 정했습니다. 김 추기경님께서 남겨주신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퍼져 나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입니다. 김 추기경님의 선종 1주기를 지내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분이 남기신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기억하고 본받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거룩한 사순 시기에 우리 신앙인뿐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모두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감사와 사랑, 나눔과 용서가 흘러넘치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부활이 우리 모두에게 뜻깊고 의미 있는 부활, 내적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은혜로운 부활이 되기 위해서는 사순 시기를 충실히 보내야 하겠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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