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성미술ㅣ교회건축

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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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0-30 ㅣ No.9

감실(監室)

 

 

'감실'이라는 우리말은 본래 전통의 도교와 불교에서 사용되던 용어이다. 사당 안에 신주(神主)나 부처상 등을 모셔두는 장(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하지만 우리 교회에서도 이 용어를 받아들여 예수님의 몸인 성체를 모셔두는 작은 방을 감실이라 부른다.

 

구약에서 시나이의 계약을 기억해야 한다. 이 계약은 출애급기, 레위기, 신명기 등에 나오는 내용인데 '만남의 장막' 또는 '잔치의 장막'이라 일컫는 곳인데 거룩한 장소이다. 여기서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를 통해 만났다. 새 계약(신약)에서 하느님과 만나는 참된 장막(초막, 텐트)은 인간의 손으로 만든 곳이 아니라(히브 9,11-24 참조), 하느님의 아들(예수님)에 의해 이룩된 인간성을 가리킨다. 곧 그리스도의 몸이 하느님을 만나는 장막이라는 뜻이다. 요한 1,14은 "그리고 말씀이 사람이 되셨으며, 우리 가운데 장막을 마련하셨습니다." 라고 말한다.

 

오늘날 우리 교회의 감실은 잠금 장치를 한 것으로 잘 장식된 함 또는 장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보관한다. 곧 우리 가운데 계시는 성체이신 그리스도를 모시기 위해 꼭 필요한 딸린 장소가 감실인 것이다. 또 베일을 사용하는데, 감실 안 또는 바깥에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 사항이다. 이 베일은 덮는 것으로 '장막'의 상징임을 강조하는 것이 된다.

 

교회 안에서 감실의 위치는 어떤 교회에서는 사제석이 있는 제단 구역에 위치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성체성사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공경하여 특별히 잘 장식된 경당에 위치시키기도 한다. 감실은 제대 위에 놓여질 수는 있지만, 오늘날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교회의 벽안에 고정된 것으로 위치하기도 한다. 그리고 성체가 현존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붉은 등이나 등불을 켜둔다. 물론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를 마치고 수난감실로 이동할 경우 감실 문을 열어 두고 이 불도 끄게 된다.

 

신자들은 거룩한 성체를 방문하도록 초대받고 있다. 그것은 '잔치의 장막'에서 모세가 누렸던 기쁨을 이해함으로써 알 수 있다. 곧 "사람이 사람과 맞대고 이야기하듯이 주님께서 얼굴을 맞대시고 이야기 하셨던 것이다."(출애 33,11) 성체를 방문하고 성체조배를 드리는 것은 주님과 마주하여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된다.

 

[전례생활, 제3호(2001년 9월 1일), 나기정 다니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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