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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한국교회 해외원조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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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1-13 ㅣ No.595

한국교회 해외원조 현황 - 제4차 세계개발원조총회(29일~12월 1일) 앞서

지구촌 어려운 이웃 위한 나눔, 진정한 사랑 실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 시에라리롱은 1991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극심한 고통과 빈곤을 겪고 있다. 
 
 
가난한 나라 원조를 위한 전 세계 대표자 회의가 이달 29일~12월 1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다. 제4차 세계개발원조총회(4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 이하 총회)다. 총회에 앞서 26~28일에는 총회 준비 포럼인 부산 세계시민사회포럼(BCSF)이 열린다.
 
공여국(원조하는 나라)과 수원국(원조받는 나라) 장관급 인사 및 정부대표, 해외원조 관련 비정부단체(NGO) 대표 등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이번 총회에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가 비정부단체로 참석한다.
 
이들이 부산에 모이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전 세계 빈곤을 없애기 위한 '사랑 실천'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총회는 빈곤을 줄이고, 밀레니엄개발목표(MDGs, 2015년까지 빈곤을 반으로 줄이자는 범세계인 약속) 달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총회를 2주 가량 앞둔 시점에서 한국천주교회가 그동안 펼쳐온 해외원조에 대해 살펴보고, 그리스도인 사랑 나눔의 방향과 목표를 알아본다.
 
 
지난해 한국교회 해외원조 현황
 
(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안명옥 주교)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지난해 235개 지원사업을 통해 모두 143억 660여만 원(잠정치)을 가난한 나라 국민에게 지원했다.
 
지원 주체별로 나눠보면 교구(16개)가 75개 사업에 48억 5400여만 원을 지원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단체가 51개 사업에 35억여 원으로 뒤를 이었다. 수도회가 79개 사업에, 주교회의가 4개 사업에 각각 20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 한국카리타스도 26개 사업을 지원했으며, 금액은 20억 원에 육박한다.
 
자료제공=(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지역별 사업 수로는 아시아지역이 121개(51%)로 가장 많았다. 중남미(62개, 26%)와 아프리카(45개), 중동(2개) 등이 뒤를 이었다. 국가별로는 지난해 1월 강진으로 22만 명이 사망한 아이티에 가장 많은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그 뒤로 칠레와 캄보디아, 파키스탄 등의 순이다.
 
지원 분야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긴급구호(35%)와 교육(23%), 보건의료(18%) 순으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2008년 조사 때는 교육(33%)이 긴급구호(21%)와 보건의료(20%)를 앞섰는데, 2010년에 달라진 것은 아이티 강진으로 인해 긴급구호 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편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김용태 신부)는 25개 사업에 29억 8700여만 원을 지원해 교구 전체 지원금액의 62%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교회가 해외원조에 차지하는 비중
 
한국교회의 해외원조 금액 143억여 원은 얼핏 보기엔 큰 액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를 국내 천주교 신자 수(520만 5589명)로 나누면 1인당 2750원이며 주일미사 참례자 수(141만 8000여명)로 나누면 1인당 1만 88원이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원조금액인 16.5달러(1만 8650원)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2006년 133개 사업에 39억 5000여만 원, 2007년 171개 사업에 42억 3300여만 원, 2008년 221개 사업에 101억 2300여만 원으로 성금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고무적이다.
 
신자 1인당 연 2750원 원조는 한국교회 신자 한 명이 어려운 이웃 1명에게 밥 한 끼(국내 기준으로)도 제대로 나누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정도 규모로는 한국교회가 해외원조에 모범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06년 4억 5500만 달러(5146억 원) △2007년 6억 9611만 달러(7869억 원) △2008년 8억 234만 달러(9070억 원)를 외국에 지원했다. 2008년 기준으로 볼 때 한국교회가 우리나라 해외원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1%에 그친다. 인구 대비 신자 수 10%를 넘어선 한국교회로서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외원조, 그리스도인의 사랑 실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우리 국민 1인당 1년에 180달러(약 20만 원) 정도는 해외 빈곤 퇴치를 위해 나눠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원조하는 나라들 중심의 모임인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2009년 가입했지만, 해외 원조 비율은 앞서 밝혔듯이 아주 낮다. 권고 액수의 10분의 1인 2만 원 선에도 못 미친다. 한국교회의 원조액은 그 마저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너희가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 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 말씀처럼, 지구촌 어려운 이웃을 위한 아낌없는 나눔은 자기 신앙에 대한 확신이자 가장 확실한 사랑 실천이다.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가 펴낸 「간추린 사회교리」는 "재화의 보편 목적의 원칙은 가난한 이들, 소외당하는 이들, 어느 모로든 자신의 올바른 성장을 방해하는 생활 조건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182항)고 밝히고 있다.
 
또 "부(富)가 일부인들에게 속한 것은 그들이 부를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공을 쌓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본다. 부는 하느님에게서 오는 선으로, 그것을 소유한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지만 가난한 이들도 누릴 수 있도록 순환시켜야 한다"고(329항) 권고한다. 한국교회는 1월 마지막 주일을 해외원조주일로 지내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내놓는 것이 진정한 선행이다. 지금부터라도 가난한 해외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의 : 02-2279-9204 (재)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 02-774-3488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제4차 세계개발원조총회 참석하는 민경일 신부(한마음한몸운동본부 부본부장)


민경일 신부가 서울 한마음한몽운동본부의 해외원조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난한 해외 이웃을 위한 사랑 나눔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서울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부본부장 민경일 신부에게,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많은 관심과 참여를 거듭 요청했다. 민 신부는 이번 세계개발원조총회 전 일정에 참여한다.
 
민 신부는 "해외원조에 대한 신앙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과거에 원조를 받았으니 형편이 좋아진 지금 되돌려줘야 한다는 식의 세속적(경제적) 논리보다는 복음의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이후 많은 선진국의 원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나라가 나중에 되돌려받기 위해, 또는 당시 돈이 많아서 원조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원조한 나라는 대부분 서구 가톨릭 국가였고, 신앙에 따른 사랑 실천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입니다. 우리도 이제 이런 관점에서 어려운 나라를 도왔으면 합니다."
 
부산 세계시민사회포럼의 한국 조직위원회인 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홍보위원장이기도 한 민 신부는 원조효과성뿐 아니라 개발효과성까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조효과성이 후원금을 받아 어려운 이웃나라에 (먹을거리 등을) 지원하는 데까지 관심을 두는 것이라면, 개발효과성은 그들이 무엇을 먹는지에서부터 그들이 스스로 인간다운 삶을 살게 됐는지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는 것을 뜻한다.
 
"이번 세계개발원조총회는 공여국과 수원국, NGO 대표 등이 모두 참석해 진정한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고 실천할 것을 새롭게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해외원조에 대한 교회적 시각이 우리나라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평화신문, 2011년 11월 13일,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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