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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모바일 시대의 스마트폰에 대한 교회의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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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5-23 ㅣ No.525

[대중매체에 대한 교회의 시각] 모바일 시대의 스마트폰에 대한 교회의 대처

 

 

1. 지금까지의 대중매체 가운데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은 텔레비전이었다. 텔레비전은 대중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텔레비전을 이용하여 대중의 생각과 정서, 행동양식에 변화를 줄 수도 있고 사회적 동향까지도 텔레비전이 제시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에 대중매체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텔레비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은 정보의 전달이 일방적이고 수동적이다. 텔레비전이 전달한 정보에 참여할 방법이 시청자에게는 없다. 묻고 답할 수 없으며 전해준 것들을 그대로만 보고 들을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토론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상호작용을 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하려면 개인의 각 연결점(node)이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2. 현대사회의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라면 우리는 쉽게 ‘디지털’이란 단어를 떠올릴 것이다. 사전적 의미의 디지털은 ‘아날로그’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겠지만, 현대사회의 특징으로서 디지털의 의미는 모든 자료가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저장된 세상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디지털은 정보화라는 뜻으로 사용되어 현대사회를 정보화시대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정보화된 디지털 자료들은 복사와 편집, 재가공이 쉽고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료의 전송 또한 간편하게 이루어져 정보를 공유하기가 편리하다. 우리가 ‘구글’이나 ‘네이버’, ‘다음’과 같은 검색 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것도 정보가 디지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의 효율적인 전송 수단이 웹(Web)이라는 형태의 네트워크이고 우리는 그것을 인터넷이라고 부른다.

 

3.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시스템에 연결된 컴퓨터들은 자신에게 접속한 사람들에게 디지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항상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웹 형태로 제공되는데, 홈페이지, 이메일, 멀티미디어, 메신저 등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검색하고 전달하며 신속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들이다.

 

인터넷 기술의 발달이 이처럼 사용자들에게 정보이용을 빠르고, 쉽고, 편하고, 유용하고, 즐겁게 만들어감에 따라 인터넷 없이는 우리의 생활에 활력이 없거나 불가능할 정도까지 되었다고 본다.

 

4. 인터넷은 단순한 정보의 검색과 습득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텔레비전과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텔레비전과 같은 일방적 미디어 제공이나 Active-X  방식에서 벗어나 더욱 상호작용적이며 인간관계 중심적인 Web2.0 시대의 인터넷 환경에서는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요소가 사람과 컴퓨터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텔레비전이 일방적 정보 전달이었다면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나눔을 통해 정보를 더 완성해 가는데 그 재미가 있는 것이다. 요즘의 인터넷이 정보검색뿐만 아니라 인맥과 사회적인 네트워크 관계를 중시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강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은 사용자들을 항상 인터넷에 접속해 있게끔 만들고 있다.

 

5. 현대사회가 점차 복잡하고 개인의 활동이 많아지게 되면서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점차 줄어들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한 만남이 더욱 활성화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개인용 휴대기기(스마트폰)의 발전도 한몫을 했다. 스마트폰의 최고 장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 기능에 쉽고 편하게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된 모바일 기기라고 해서 작고 복잡한 PC의 개념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폰은 부담감이 없고,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작동방식(멀티터치)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 조작을 위한 전문지식을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어 사용이 쉽고 편리하다.생각대로 하면 되는 게 스마트폰이다. 마치 편하게 사용하는 가전제품과 같다.

 

6. 시공간의 제약이 없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중시되는 시점에서 그것은 최고의 유용성을 보여준다. 상시 인터넷에 접속하여 있다는 것은 정보의 교환이 곧바로 일어나고, 원하는 대상의 정보 변화가 곧바로 적용되어, 지금 바로 읽고 보고 나누고, 느낌과 피드백을 곧바로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스마트폰의 정보는 항상 현재 상태의 정보를 보여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한 예로 ‘트위터’를 들 수 있는데,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트위터를 이용하여 130만 명이 넘는 청취자를 얻었으며 대선에 적극 활용하였다고 한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의 TV 기자회견 일정도 트위터에 가장 먼저 공개할 정도였다.

 

이렇게 스마트폰의 등장과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셜 네트워크는 우리 삶의 방식에 변화를 주었다.

 

스마트폰은 모바일 인터넷 도구로써 없어서는 안 될 휴대기기로 외출할 때 항상 옷을 입듯이 꼭 들고 나가야 하는 모바일 기기인 것이다. 어찌 보면 스마트폰은 인간과 인간의 통신장치, 또 하나의 관계를 이루는, 오감에 더해진 감각기관인 셈이다.

 

7. 그러므로 교회는 이 또 하나의 관계방식을 지나쳐선 안 된다. 스마트폰이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정보 전달의 최상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와 노트북마저도 따라올 수 없는 순간의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기기는 스마트폰뿐이다. 매킨토시 컴퓨터의 잠자기 기능처럼 늘 대기하고 있다가 즉각적인 요구에 응답한다.

 

궁금한 정보를 얻고자 자리를 옮겨 컴퓨터까지 갈 필요도 없으며 컴퓨터의 부팅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단지 궁금했던 그 시점의 그 자리에서 손가락으로 밀어서 잠금 해제만 하면 될 뿐이다.

 

스마트폰의 이런 즉시성은 스마트폰이 언제나 교회와 이미 연결된 끈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항상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 안에 하느님의 말씀이 담겨있다면 언제든 하느님 말씀의 필요한 그 순간에 그곳에서 들을 수 있게 된다.

 

8. 순간 시청률을 잡고자 노력하는 공중파의 노력들을 보면서 이후 텔레비전의 방향 역시 IPTV쪽으로 갈 것이 분명하다.

 

텔레비전조차도 스마트폰처럼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폰 속에 교회 역시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9. 이전까지의 접근방식이 선교라는 교회를 필요로 하는 곳으로 찾아가는 방식이었다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하나의 추가된 접근방식을 하나 더 활용할 수 있는데, 그 접근방식은 스마트폰 유저가 오히려 스마트폰을 통해 항상 기다리고 대기하고 있는 교회로 찾아오게 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접근법은 스마트폰을 교회가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와 그 대상에 대해서 알려준다. 그것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접근법의 대상이 비신자들인 선교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현재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대상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스마트폰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활용하기에 더욱 유리한 기기이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이 전혀 모르는 이들과 관계를 생성시키기도 하지만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고 돈독하게 만드는 데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10. 가톨릭 신자들은 갈구하고 있다. 신앙을 유지하고 믿음을 증가시키며 삭막한 삶 속에서 따듯한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기를 갈구한다. 그때마다 교회가 그들에게 달려갈 수 있을까? 오히려 스마트폰을 통해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 요구한 내용을 곧바로 제공하여, 교회가 갈 수 없는 그 상황에서도 교회의 끈, 하느님과의 관계를 지속시켜줄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순간의 도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마트폰은 새 신자를 만드는 선교적 차원의 활용보다는 현 신앙인들의 신앙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스마트폰은 개인적인 도구이기에 오히려 개인과 고유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시켜서 그들의 마음이 항상 교회를 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11.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에서는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위해서 아이폰용 가톨릭 어플리케이션들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매일미사, 가톨릭 성경, 가톨릭 성가, 가톨릭 성인, 사목수첩, 가톨릭 주소록, 굿뉴스타임즈, PBC 라디오).

 

가톨릭 어플리케이션들을 아이폰 이외의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중이며,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어플리케이션들도 계속하여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KT와 협정을 맺어 전국의 모든 성당을 무선 인터넷 지역 ‘쿡앤쇼존’(넷스팟존)으로 구축하여 가톨릭교회가 무선 인터넷의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가톨릭교회의 노력은 신자들이 활용할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신앙인들의 신앙생활에 가장 필요한 도구가 되고, 언제든 교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며, 언제 어디에서나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경향잡지, 2010년 5월호, 최양호 사도요한 신부(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 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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