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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회칙 진리 안의 사랑: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회 사목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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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8-01 ㅣ No.349

[특별기고] 사회회칙 "진리 안의 사랑"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사회 사목 가르침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교황 바오로 6세 회칙 「민족들의 발전」을 기반으로 전 세계의 모든 사회문제를 총괄하는 「진리 안의 사랑」이라는 새 회칙을 반포하셨다.

 

이 회칙은 교회가 그동안 제시해 온 사회회칙의 가르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사회교리의 대원칙은 공동선, 정의, 연대, 보조성의 원리이다.

 

'사랑'은 반드시 이 사회교리의 진리 안에서 성취될 때만 그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이 원칙들은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신 인간의 존엄성과 소명, 즉 인간의 초월성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선익을 증진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발전'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선교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영혼이 없는 발전은 인간에게 충분하지 않고, 지나친 풍요는 지나친 빈곤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해로운 것이다… 종교심과 인간적 가치들이 소비주의 물결에 압도당할 위험이 있다"(59항)고 언급하면서 '발전'의 의미를 선교방법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강조하신 바 있다.

 

 

어두운 현실에 맞설 '새로운 인간 통합'

 

선교는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부르심에 따라, 자신의 존엄성을 이 지구상에서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사회교리는 선교사목의 중요한 척도가 돼야 하며, 「진리 안의 사랑」은 이러한 선교사명을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지표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현 시대의 전 지구적 상황을 암울 그 자체로 바라본다. 세상 곳곳에서 소비와 쾌락, 비인간화가 급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탄한다. 경제와 문화 등 모든 것이 위기에 봉착하면서, 물질 속에 함몰되는 인간의 비참한 현실을 지적하고, 이에 맞서는 '새로운 인간 통합'을 주창한다.

 

선진국의 경제 정책과 국제기구의 관료주의는 빈국의 올바른 발전을 유도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부의 성장과 비인간화는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것으로 규정한다. 세계화는 소비문화를 창출하고, 이윤추구에 훌륭한 메커니즘으로 발전하면서, 부의 정당한 분배보다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조장한다. 소비를 통한 부의 성장은 윤리의 기준보다는 이윤추구라는 자본 원리의 잣대를 바탕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현 시대는 쾌락을 목적으로 하는 성(性)의식, 생명 연장과 산아제한, 낙태, 배아줄기세포 연구 등 창조주의 모상인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죽음의 문화'를 자행하고 있다. 또한 경제위기 역시 세계화가 빚은 문제로, 투기자본의 잘못된 흐름이 빈국에 엄청난 경제 위기를 일으킨 것이다.

 

교황은 이러한 경제문제와 더불어 문화의 세계화에 따른 문화적 절충주의 내지 상대주의를 배격한다. 전 세계의 문화가 무차별적으로 세계적 네트워크로 유입되면서, 초월적 문화와 종교적 문화가 무신론적 상업적 문화로 퇴색되고 있다고 주의한다. 그리고 종교적 측면에서, 근본주의자들은 평화와 공존보다는 폭력과 테러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 진정한 종교적 평화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자원의 평등한 활용과 더불어 대체 에너지 개발의 빈국과 부국의 불평등을 지적한다. 교황의 여러 제안 중 눈에 띠는 것은 무상으로라도 빈국의 사람들을 온전히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만들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점이다.

 

교황은 이 회칙에서 전 인류에게 구체적 사회 현실에 맞게 대응하는 사회적 책임에 대해 가르치면서 동시에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교회의 선교적 소명을 제시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완전한 복음화가 곧 교황께서 말씀하시는 '새로운 인간 통합'이기 때문이다.

 

사도 바오로가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사람으로 굳건히 서 있게 하려고, 우리는 지혜를 다하여 모든 사람을 타이르고 모든 사람을 가르칩니다"(콜로 1,26)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리스도를 통해서 모든 인간을 완전한 사람으로 이끄는 것은 바로 교회 선교의 목적이다. 그렇기에 「진리 안의 사랑」은 현 시대를 분석하면서 하느님 말씀이 구체적 삶에 실현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평신도 교육과 실천이 중요

 

교회는 구체적 사목현장에서 이 사회적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 온갖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섯 가지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평신도들이 사회교리를 제대로 이해하도록 교육하며 양성하고, 단체를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개인적 신앙에서 전 지구적 차원의 신앙 원칙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양성하는 것이다.

 

둘째, 그리스도인들이 빠르게, 편리하게, 속도를 우선시하는 사회에서 천천히 움직이는 불편한 사회로 전환을 이루도록, 그래서 환경문제에 의연히 대처할 수 있도록 먼저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다.

 

셋째, 사회의 약자를 배려하고 기부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구체적 실례를 들면서 평신도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넷째, 보조성의 원리에 신자들 참여 범위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와 사회사목 단체에 적극 참여, 우리 시대 비인간화된 상황에 대항하여 구체적으로 행동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주변의 빈국,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 선교사들을 파견하여 그들을 통해 우리 교회가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다문화 가정과 이주민에 대한 평신도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본당에서 그들을 위한 사목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그들이 그리스도 안에 한 형제라는 사실을 체험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참 인간에 대한 사목은 현대인이 속고 있는 쾌락 중심의 행복주의를 그리스도 안에 존재하는 인간 중심적 행복주의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평화신문, 2009년 7월 26일, 양해룡 신부(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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