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강론자료

2012-0212...주일...공동체 구성원으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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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2-11 ㅣ No.1178

연중 제 6 주일 (나해)

레위기 13,1-2.44-46        1코린 10,31-11,1      마르코 1,40-46

2011. 2. 12. 등촌3

주제 : 공동체 구성원으로 산다는 것

사람은 스스로를 아주 위대한 존재이고, 강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지만 바람과는 달리 그렇게 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있을 때와 사람들 가운데에서 혼자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는 약해지는 법이고, 내가 다른 이들과 마음과 생각을 합쳐서 하나로 만드는 때는 강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오늘 연중6주일에 우리는 공동체 속에 머무는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묵상하고, 세상에서 진정으로 강한 사람으로 살려면 어떤 삶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 자기의 바람을 말씀드리던 순간, 나병환자가 가진 마음은 세상 끝에 도달한 절박한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 나병환자의 간절함을 읽은 예수님은 딱 한 가지 조건만 앞세우시면서 그의 바람을 들어주십니다. 그 조건은 말로 한몫 먹고 모든 것을 무효로 만드는 일대신에, ‘그가 사는 세상에 통용되던 법을 먼저 지킬 것을 요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에 통용되던 정치적인 법은 로마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생활은 율법이 지배하던 때였습니다.

 

율법은 하느님의 뜻을 기본으로 담는 법이었고, 하느님의 뜻을 해석하여 세상에 그 뜻이 실현되기를 바라던 가르침을 담은 것이었습니다. 이 율법은 공동체의 삶을 우선으로 했고, 공동체를 이끄는 사제의 역할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제의 선언을 중요하게 생각하셨고, 사제의 인도를 따를 것을 말씀하셨지만, ‘깨끗해진 몸을 갖게 된 나병환자였던 사람은 생각과 판단이 달랐고, 해야 할 일을 말로 먼저 깨트리고 맙니다.

 

세상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우리를 이끄는 가르침이나 법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아무 때나 들을 수 있다고 하는 것과 내가 그것을 잘 실천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첫 번째 독서인, 레위기에 나오는 사제의 선언이나 하느님의 뜻을 담은 규정을 중요하게 여길 사람은 얼마나 되겠습니까? 사제가 한다는 역할이나 사제가 가졌다는 권위를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옛날에 그렇게 규정하고 설정한 일들의 정신을 읽거나 알아보기보다는 껍데기를 먼저 보고 실망하거나 분노의 마음을 앞세웁니다.

 

부정한 사람이라고 선언된 사람이 공동체 사람들 곁이나 주변에 다가설 수 없다는 사제의 명령은 무슨 뜻이 있겠습니까? 사제가 선언한 것이니 지켜야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이런 선언이 무슨 의도인지도 파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으로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전염성이 강한 병을 지닌 사람을 떼어놓겠다는 선언일 것이고, 공동체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미하는 자리에 정성을 갖추고 두렵지 않은 마음으로 오게 하자는 의도가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전자(前者)라면 사제의 권위는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겠지만, 후자(後者)로 생각한다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는 달라야 할 것입니다. 할 일 많고, 가질 것 많고, 누리고 싶은 것이 많은 세상에서, 사람이 자기의 일보다 먼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일할 수 있을까요?’

 

세상의 것과 신앙의 것은 충돌한다고 생각하기 쉽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 생각으로 삽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들은 신앙의 내용보다는 눈앞에 떨어진 발등의 불(!)이라고 생각할 세상의 것을 먼저하고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하면,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겠습니까?

 

하느님의 구원을 우리 힘만으로 얻을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면서 하느님 앞에 오지 않는 사람이, 이러저러한 노력으로 하느님께 다가서려고 하는 일보다 더 훌륭하게 살고 있다고 말해줄 수는 없는 법입니다.

 

신앙은 공동체입니다. 내가 하느님께 다가서면서 갖는 마음자세를 다른 사람에게서도 발견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고 청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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