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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10년 제44차 홍보주일 교황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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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5-05 ㅣ No.381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44차 홍보 주일 담화문

(2010년 5월 16일)


“디지털 세계의 사제와 사목 : 말씀에 봉사하는 새로운 매체”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디지털 세계의 사제와 사목: 말씀에 봉사하는 새로운 매체”라는 올해 홍보 주일의 주제는 교회가 거행하고 있는 사제의 해와 때를 같이 하여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중요하고도 민감한 사목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사제들은 하느님 말씀에 대한 그리고 하느님 말씀을 위한 그들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들은 언제나 최신 매체를 활용하여 사회와 관계를 맺고 더 폭넓은 대화를 촉진해 왔습니다. 오늘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사회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러한 매체는 효과적인 사제 직무를 위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사제의 첫째 의무는 예수 그리스도, 곧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성사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구원 은총을 전달하는 일입니다. 말씀의 부르심을 받고 모인 교회는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과 이루시는 친교의 표징이며 도구입니다. 모든 사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이 친교를 증진시키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바로 여기에 사제 사명의 고결한 품위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사제는 바오로 사도가 제기한 다음과 같은 도전에 특별한 방식으로 응답하는 이들입니다.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1.13-15).

 

젊은이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화적 변화 속에서, 이러한 도전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반드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거의 무한한 표현 능력을 갖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에서, 우리는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라고 외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나날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기에, 말씀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은 이들은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 집중적이고 효과적이며 힘찬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제들은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들 덕분에 거리와 상관없이 더욱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이때, 사제들은 사목적으로 매체들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말씀을 섬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풍부한 ‘선택 기능’을 갖추고 널리 보급되어 있는 멀티미디어 통신을 보면서, 우리는 이것이 단순히 웹상에 존재하면서 채워져야 할 공간의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제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세계에서 복음의 충실한 증인이 되어, 디지털 시장이 제공하는 여러 ‘목소리’로 자신을 더 많이 표현해 나가고 있는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자신의 바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사제는 최신 시청각 자원(사진, 비디오, 애니메이션, 블로그, 웹사이트 등)을 활용하여 복음을 선포하여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은 전통 커뮤니케이션 수단들과 더불어 대화와 복음화와 교리 교육을 위한 폭넓고 새로운 전망을 펼쳐 줄 수 있습니다.

 

사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을 활용하여 사람들에게 교회 생활을 알리고 현대인들이 그리스도의 모습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주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확고한 사제 영성을 익히며 건실한 신학적 통찰로 이루어지는 사제 양성 때부터, 이러한 기술들을 능숙하고 적절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면 그 목표를 가장 훌륭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세계에서 사제는 미디어를 다루는 솜씨보다는 그리스도를 닮은 사제다운 마음이 돋보여야 합니다. 이는 사제의 사목 활동뿐만 아니라 ‘웹’ 통신망의 흐름에 ‘혼’을 불어넣어 줍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이를 사랑으로 보살피신다는 사실은 디지털 세계에서도 그저 구시대적 유물이나 학습된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매력적인 현실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디지털 세계에서 우리 목자의 현존은, 현대인들, 특히 우리 시대에 불안과 혼란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께서 가까이 계신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속해 있다.”(베네딕토 16세, 교황청에 한 성탄 축하 연설, 2009.12.21.)는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현대의 디지털 기술을 통하여 현대 세계에 하느님의 현존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과거의 신앙 지혜를 현재의 품위 있는 삶과 더 나은 미래 건설을 위한 노력을 불러일으키는 보화로 제시하는 사목 활동, 이를 과연 누가 하느님의 사람인 사제보다 더 잘 펼치고 실천할 수 있겠습니까? 미디어 분야에 종사하는 봉헌 생활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만남에 문을 열어 대인 관계의 품위를 보장하며 개개인과 그들의 진정한 영적 필요에 대한 관심을 보여 줄 특별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렇게 봉헌 생활자는 우리 디지털 시대의 사람들이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기대와 희망으로 성숙하며, 구원을 가져다주시고 온전한 인간 발전을 북돋우시는 하느님 말씀에 가까이 다가가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말씀은 ‘가상 공간’에 펼쳐진 온갖 ‘고속도로’망의 수많은 교차로를 지나다니며 하느님께서 우리 시대를 포함하여 모든 시대에 현존하신다는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 덕분에 우리가 사는 도시의 거리거리를 다니시며 우리 집과 우리 마음의 문 앞에 서서 다시 한 번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저는 지난해 홍보 주일 담화에서 커뮤니케이션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를 촉진하도록 격려하였습니다. 이는 오늘날 ‘디지털 대륙’에서 교회가 부름 받은 ‘문화 봉사’(diaconia)를 수행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복음서를 손에 들고 마음에 새겨, 하느님의 말씀으로 이끄는 길을 꾸준히 닦아 나아가는 한편, 하느님의 말씀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합니다. 실제로, 복음화의 첫 단계는 하느님 말씀을 추구하는 이들을 독려하는 것입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세계에서 목자는 다른 종교인들, 비신자들, 여러 문화의 사람들과 만나게 되므로, 믿지 않는 이들, 낙담한 이들, 항구한 진리와 절대자에 대한 어렴풋하지만 깊은 갈망을 지닌 이들을 세심히 배려하여야 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을 상상해 보았듯이(이사 56,7 참조), 웹을 예루살렘 성전에 있는 ‘이방인의 앞뜰’처럼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더 방대해진 디지털 세계는 인류 전체와 모든 개인을 위한 거대한 자원이 되고, 만남과 대화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전은 또한 신자들에게 훌륭한 기회도 됩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다른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어떠한 문도 닫혀 있을 수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됩니다. 특히 사제들에게 새로운 매체는 더 새롭고 폭넓은 사목의 가능성을 제공하여, 사제들이 교회 사명의 보편성을 구현하고, 폭넓고 참된 우정을 쌓으며,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우리 가운데 오신 영원하신 성자 예수님의 복음에 귀 기울임으로써 얻게 되는 새 생명을 현대 세계 안에서 증언하게 해 줍니다. 또한 사제들은 자기 직무의 궁극적인 성과가 바로 그리스도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늘 명심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기도 안에서 그분을 만나 뵙고 그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설교와 삶의 증거로 그분을 선포하고, 성사들, 특히 성체성사와 고해성사의 거행을 통해 그분을 알아 뵙고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사제 여러분,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특별한 가능성을 현명하게 활용하시기를 다시 한 번 권고합니다. 주님께서 현대 매체가 열어젖힌 새로운 ‘광장’에서 여러분 모두 열정적인 복음 선포자가 되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이러한 믿음으로, 저는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또 아르스의 거룩한 본당 사제가 여러분을 보호해 주시기를 간청하며,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랑으로 교황 강복을 보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10년 1월 24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에

교황 베네딕토 16세

 

(원문 : Message of His Holiness Pope Benedict XVI for the 44th World Communications Day "The Priest and Pastoral Ministry in a Digital World: New Media at the Service of the 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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