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08년 의정부교구장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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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3-23 ㅣ No.281

2008년 부활 메시지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음을 우리는 믿습니다”(1테살 4,14)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님의 부활을 여러분과 함께 진심으로 경축하며 기뻐합니다. 40일 동안의 긴 수난의 묵상을 거쳐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주님께서 부활하셨음을 상기하며,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해 큰 고통과 죽음의 시련을 감내하신 구세주의 희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깊은 믿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1. 주님의 죽음과 부활

 

세상과 인간의 죄를 몸소 지시고 그 죄와 함께 죽음으로써 “우리 죄만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죄를 위한 속죄 제물”(1요한 2,2)이 되셨던 주님의 사랑과 희생은 아버지 하느님 앞에서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영광이었습니다. 죄와 함께 죽어 죄를 없애는 희생이야말로 세상과 인간을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을 가장 완전하게 표현한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외아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우리들을 참 구원의 삶으로 인도하고 싶으셨던 것입니다. 

 

그러한 구세주의 희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부활은 증명해줍니다. 죄를 없애기 위해 죄와 함께 죽는 것이 참으로 세상과 인간을 위하는 길임을 주님께서는 당신의 부활로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우리 자신과 세상에 만연한 악과 어둠을 소멸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영광스러운 부활로 귀결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심으로써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확신을 갖도록 해주셨습니다. 죄를 없애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시어”(2코린 5,21) 죽게 하셨던 주님께서는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께서 걸어가신 삶의 여정을 잊지 않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고 희생하셨던 구세주의 삶이 우리가 본받아 걸어가야 할 길이고, 그 길을 용기있게 걸어갈 때 주님과 함께 부활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모범은 언제나 우리의 희망이 되고, 세상과 인간의 구원을 위해 헌신하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희생하는 삶이 가장 영광스럽게 다시 살아나는 삶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는 이 믿음으로, 이 희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2. 우리의 부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우리의 죄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악과 어둠이 무엇인지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빛 속에서 분별해 내고 이를 소멸시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합니다. 자신의 죄와 함께 죽음으로써 우리는 어둠을 빛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육을 그 욕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갈라 5,24) 못박음으로써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고 하느님의 사랑으로 충만한 새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만연한 어두움을 밝히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죽고 다시 태어남으로써 부활의 빛이 우리 안에 항구히 머물도록 해야 하는 것입니다.

 

 

3. 세상의 부활

 

이 빛이 있을 때 우리는 세상의 어둠에 맞설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경시하고, 창조질서를 무시하고,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세상의 죄악들, 인간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보다는 재물과 명예를 더 우선시하는 그릇된 풍조들, 국가와 민족의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는 전쟁과 인종차별, 인종학살, 그로 인한 기아와 난민의 확산 등등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만연한 죄와 어둠을 우리는 모른 채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전히 세상의 죄를 없애기를 원하시고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1티모 2,4)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의 빛을 간직한 우리들은 구세주의 희생을 기억하며 세상의 어둠을 밝히려 노력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하여 우리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고 주어진 처지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을 빛으로 바꾸고 싶어하시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마지막 날, 주님께서 영광스럽게 재림하시는 그날, 이 세상의 모든 악과 어둠은 사라지고 하느님의 나라가 찬란하게 도래한다는 것을 우리는 굳게 믿고 있기에, 그날을 준비하고 깨어 기다리며 우리가 간직한 부활의 빛으로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주님의 부활을 경축하며 부활하신 주님의 축복이 형제자매 여러분께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주님께서 부활의 희망 속에 우리 자신과 세상을 밝히려 노력하는 우리 모두를 지켜주시고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함께하실 것입니다(마태 28,20 참조).

 

2008년 예수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의정부교구장

이한택(요셉)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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