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문화사목] 만화, 어떻게 볼 것인가?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9 ㅣ No.233

만화, 어떻게 볼 것인가

 

 

만화가 몰려온다. 만화는 이제 침침한 형광등 불빛과 연탄 가스 자욱한 지하실에 있지 않다. 그것은 대학가 햇빛 잘 드는 건물 2층에 푹신한 의자와 함께 있고, 냉방 잘 되는 극장 안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움직인다. 지하철에서도 자신의 지적 수준을 의심하는 눈초리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만화를 본다. 알게 모르게 만화가 청소년뿐 아니라 기성 세대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만화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쪽에서는 ‘불량’이라는 빨간 딱지와 ‘만화’와의 친근성을 강조한다. 청소년 문제가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만화의 혐의를 길게 논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만화이다. 만화가 왜 문제인가? 만화가 가지는 대중적 영향력 때문에 문제이다. 만화, 그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때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사 만화가였고, 현재는 장편 애니메이션 ‘오돌또기’의 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박재동 씨에게 들어보았다. 그가 말하는 만화관, 만화의 미학, 만화와 청소년 문제 등을 통해서 이 시대 만화 작가의 의식 세계를 살펴보려 노력했다. <편집자 주>

 

 

만화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게 볼 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화나 연극도 있지만 만화가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만화는 그림과 글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나 상상력, 정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형식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풍경화도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고, 소설 속에도 이야기가 있지만 만화는 이 모든 것을 포괄해서 종합적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만화 영화는 여기에 동작과 음악이 동원되어 총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가장 최근에 탄생한 장르로서 그림, 음악, 과학 기술이 총동원되어 만드는 종합 예술입니다.

 

현재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기존 출판 만화도 대중적으로는 상당한 설득력과 정서적 친화력을 뿜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소년이나 청소년 세대뿐만이 아니고, 이전에는 일종의 정신적 퇴행 정도로 여겼던 성인 세대도 만화 읽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이렇게 만화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매체 자체가 가지는 친화력과 전달력이 가장 크다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언어 사용에서 한글 사용이 점차 확산된 경로가 이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전에 우리 생각의 표현 수단은 중국의 한자였습니다. 그러다가 한글 창제 이후에 한글이 점차 한자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지 애국심에서 온 것이 아니라 한글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장점에서 온 것입니다. 한글은 한자보다 우리의 생각을 훨씬 빠르고 쉽게, 또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였던 것입니다. 물론 한글 사용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이른바 사대부 계층은 한글을 아녀자들이나 사용하는 아주 유치한 것으로 보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허무는 것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한글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점점 더 부각되었고 이것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정확한 비유는 아닐 수 있지만 만화에 대해서 우리는 이와 비슷한 전개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사람들은 만화를 아이들이나 보는 것으로 무시했습니다. 너무 쉽기 때문에, 조선 시대에 한글 사용을 격하시켰던 것처럼 만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오히려 만화를 경시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만화가 가지고 있는 강한 전달력을 이제는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만화가 가지는 현대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만화는 권위적이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일방적인 가르침이나 꾸짖음, 또는 과도한 경건성이 없습니다. 만화는 친절하고 재미있고 수평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힙니다. 예를 들면 학교 생활을 소재로 하는 만화에서도 모범생이나 모범적인 가치만을 경건하게 가르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만화는 자주 모범적이지 않은 학생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매체 자체의 친근함, 명랑성, 비권위적인 것들이 사람들을 매혹시킵니다.

 

지금의 3,40대는 만화에 대해서 이전 세대들이 가졌던 것보다는 상당히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한국 만화의 초창기라고 볼 수 있는 1960-1970년대에 이미 동네 만화 가게에서 만화를 보며 자라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만화에 대한 향수 때문에 그들에게는 만화에 대한 일방적인 거부감이나 선입견이 없습니다.

 

지난 1997년 7월에 ‘청소년 보호법’이 발효되면서 한국의 대표 만화 작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줄이 검찰에 기소당했습니다. 여기서 이른바 창작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 등이 거론되기도 했는데, 이 사건과 함께 벌어진 여러 사회적 논쟁들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또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요즘 청소년 또는 이른바 청소년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도 그때 기소당한 만화가들에 대한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당시 이 사건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고발했던 만화는 주로 스포츠 만화입니다. 1996-1997년 사이에 발행되었던 스포츠 신문 만화를 ‘음란 폭력성 조장 매체 공동 대책 협의회’(약칭 ‘음대협’)라는 곳에서 일괄 고발했습니다. 스포츠 신문은 일단 성인용입니다. 물론 매체의 특성상 청소년도 보지만 그것을 유통 관리하는 것은 신문사이지 만화가가 아닙니다. 또 성인용이라고 해서 곧 음란물이 아닙니다. 만화를 하나의 작품 창작 활동으로 인정한다면 전체적으로 보아야지, 일부분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물론 일부 만화가 그럴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모든 스포츠 신문 만화가 음란 폭력물이라고 규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합당한 선별이 있어야지요. 또 검찰 조사 과정에서도 만화가들을 아주 부당하게 취급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검찰도 조사 과정에서 주의 깊게 읽어보지 않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시민 단체나 검찰에서 생각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것입니다. 음란한 것을 처벌하는 데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자체로 지극히 비민주적이고 폭력적인 발상입니다.

 

그리고 만화가 정말 아이들의 정서에 해가 된다고 주장하려면,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사회학자나 심리학자가 조사 연구를 하는 것이지요. 이런 연구들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에서, 명확하게 만화가 청소년들의 정서 생활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일방적인 선입견에 의지해서 판단하고 기소하는 것은 얼마나 위험합니까?

 

또 청소년 문제의 핵심으로 만화를 지목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행위입니다. 청소년 문제의 원인은 실제로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것은 일단 가정으로부터의 귀속감 상실, 곧 사랑의 뿌리가 없을 때 발생하는 것입니다. 부모와의 갈등, 폭력, 나아가 결손 가정의 문제가 그 핵심이지 만화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실제 스포츠 신문 만화는 그렇게 음란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물론 스포츠 신문 만화 초창기에는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음대협’이 고발할 당시에 스포츠 신문 만화가 자체 정화 노력으로 많이 건전해진 상태였습니다. 우리 만화가들이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조사를 받더라도 음란 폭력을 뒷받침할 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고, 그것을 수긍할 수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했다는 것입니다. 검찰 조사도 충분한 설득력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합리적인 것보다는 다분히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나 국민 정서에 기대어 추진되는 일이 많은데, 이 사건도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사실 표현의 자유는 무척 복합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만화가를 무슨 악마나 저질 인간으로 취급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만화가도 한 사람의 창작자이고 상품을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물론 그 상품이 무조건 보호받을 수는 없지만 충분한 조사 없이 그것을 예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분명한 피해 사례가 있고, 이것은 청소년의 정서에 해가 되니 스포츠 신문처럼 노출된 매체에는 싣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권고를 하고, 그것도 안 되면 법적인 강제로 들어가야지요. 사회를 건전하게 만든다는 명분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해도 된다는 것은 일종의 매카시즘적인 발상입니다. 그래서는 이 사회가 정화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기성 세대는 자신들이 볼 수 있는 스포츠 신문만을 생각하지만 인터넷이나 비디오에는 그야말로 검증되지 않은 음란물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폭력적인 장면이 나오는 만화를 본다고 해서 꼭 폭력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양자의 관계를 너무 쉽게 일치시켜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행정 조치나 단속이 큰 효과가 없습니다. 그것은 꾸준한 애정과 관심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어렵다고 해서 불량 만화 단속하고, 모든 것을 다 한 것처럼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모든 만화가 다 좋은 만화는 아닙니다. 그러나 함부로 판단하고 정죄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또 어떤 면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성찰해서 판단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어야 합니다. 만화를 가지고 토론하는 모임을 만들어 줄 수도 있겠지요. 문화적 자생력을 키우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요즘 청소년 문화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봅니다. 기성 세대는 매일 TV만 보면 청소년 가수들이 나와서 노래하는 장면에 싫증을 내겠지만, 그것도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 보호라는 미명하에 지나치게 억압하는 것은 문제 해결 방안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청소년들은 존중받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너는 왜 이것도 못하니?’ 하는 부정적인 시각보다 ‘너는 이것은 잘 하는구나.’ 하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기성 세대가 먼저 변화되어야 합니다. 남의 인격을 존중하는 면은 문화적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문화 체계 안에서 성장했기에 가질 수 있었던 것인데, 요즘 청소년들은 사실 민주성, 창의성이란 면에서는 기성 세대보다 분명히 발전한 세대입니다. 물론 문제아도 있고, ‘왕따’라는 신종 현상도 있지만 이것은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던 것입니다. 일부 문제를 전체적인 것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꾸준한 애정과 ‘이 사람은 나의 친구다.’라는 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만화가 일방적인 윤리적 판단이나 법적 강제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려면 만화 자체의 미학, 곧 예술성을 심화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럴 때만이 이런저런 혐의들에서 좀더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십니까? 나아가 만화의 미학적 요소, 만화의 예술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만화도 분명 예술의 장르입니다. 만화는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작품들을 생산합니다. 그중에는 분명히 예술성이 높은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성이 있는 작품은 어떤 장르에서나 그렇지만 소수에 불과합니다. 만화는 그 대상과 소재, 목적에 따라 흥미 본위의 만화일 수도 있고, 그냥 정보를 주는 만화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만화가 예술성을 갖출 수는 없습니다. 또 시시하고 평범한 만화가 있으면 어떻습니까. 세상에 어떻게 예술성 있는 작품만 존재할 수 있습니까. 제 얘기는 그냥 봐 줄 수 있는 차원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 만화란 대중적인 장르이기 때문에 예술성은 있지만 대중들이 외면하면 소용없습니다. 그래서 법적 강제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예술성을 강화하면 될 것 아니냐는 이야기는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닙니다. 또 예술성이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춘향전]과 같은 것도 조선시대에는 대중 통속 소설이었습니다. 아주 야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 작품이었고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우리에게는 고전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만화의 예술성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만화계에서도 이미 이런 자성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만화 연대 모임’과 같은 단체를 만들어 좀더 예술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자는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내부적 비판에 한정되는 것이지 바로 이것을 법으로 단속하자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에게는 책을 아주 숭상하는 유교적 전통이 있습니다. 예로부터 책은 아주 귀중한 것이었습니다. 책은 입신 양명의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만화가 책으로 되어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만화를 읽는 것이 독서인가 아닌가 하고 따집니다. 분명 만화를 보는 것도 독서입니다. 그런데 책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인 경건성이 만화에도 적용되어 우선 먼저 그것이 교육적인가 아닌가부터 따집니다. 그러나 모든 책이 교육적인 것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책은 취미 활동과 오락의 수단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계속해서 공부만 할 수 있습니까. 놀고 쉬는 것도 중요하고 책이 그 수단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만화란 뒷맛이 남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교훈적이고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라도 다 읽고 난 뒤에 이것은 아니다, 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반대로 다소 폭력적인 장면과 윤리적이지 못한 장면이 동원되더라도 다 읽고 난 뒤에 무엇인가를 주는 만화가 있습니다. 우리 삶에 무엇인가 보탬이 되는 요소가 있다는 것이지요. ‘아, 저것을 저렇게도 볼 수가 있구나.’ 하는 무엇인가 가슴을 치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만화가 좋은 만화인가?’ 하고 학부모들이 가끔 묻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알아 보기 위해서는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주의력을 갖고 읽어 봐야 합니다. 그 어떤 곰삭인 맛이 있다면 좋은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어떤 명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약한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라고 하는 명제가 있다고 합시다. 명제 자체는 간단한 것이지만 만화가들은 이 메시지 하나를 전달하기 위해서 무수한 고민을 합니다. 여러 만화적 장치들을 동원하여 그것을 설득하고 교육하는 것이 만화입니다. 명제 자체만 있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을 드라마 속에서 생동감 있게 보여 줄 때 그것이 예술입니다. 또 만화는 역사가 짧은 장르이기에 어떤 형식 같은 것에 얽매일 필요도 없습니다. 어떤 신문 만화에 4칸을 쓰면 어떻고 5칸을 쓰면 어떻습니까. 다만 자기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응축적으로 전달하면 되는 것입니다. 만화는 자유로운 장르입니다.

 

교회에서도 현재 만화를 이용한 교리 교육 교재, 2000년 대희년 교재, [내친구들]과 같은 전문 만화 잡지가 출판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교회가 만화와 관련하여 어떤 사업을 추진하고자 할 때 중점을 두어야 할 사항, 또는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만화의 목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교리 교육, 선교, 성서 교육 등 다양합니다. 쉬운 이야기지만 목적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재미’라는 차원을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지식 전달에만 너무 집중하면 쉽게 딱딱해져서 외면당하게 됩니다. 재미있으면서도 할 이야기를 하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성서나 그밖의 신앙에 관한 소재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더라도 그리스도교적 정신을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작품들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세속적이고 비천한 것 속에서도 우리의 신앙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수 있는 소재가 무궁 무진합니다. 이런 것들을 잘 발굴해서 전달하려 노력한다면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먼저 교회가 청소년 문화에 대해서 열려 있어야 합니다. 그들이 즐기고 있는 문화를 무조건 나쁘게만 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좋은 방향으로 선도하는 역할을 교회가 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인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알아야겠지요. 교회가 좀더 청소년들에게 다가가서 친구가 되려는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만화가 이를 위한 매개체로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사목, 1999년 4월호, 사목 편집부]



450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