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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목] 뉴미디어 문화와 영성1: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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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9 ㅣ No.244

뉴미디어 문화와 영성 (1)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교회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예를 들면 친구와 만나 맥도날드, 버거킹과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를 하고, 워너브라더스에서 제작한 헐리우드 영화를 본다. 집에서 STAR TV나 MTV 등의 채널을 시청하고, 인터넷을 할 때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웹서핑을 하며, 음악을 들을 때는 소니 뮤직에서 나오는 음반으로 음악을 듣는다. 다시 말하면 전 지구적 미디어 기업은 이미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해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대체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그 기업들의 이익은 곧 선진국들에게 속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경제적 문화적 종속 현상 또는 정보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주도하는 미디어 문화의 확산은 교회에도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교회는 문화의 세계화에 따른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또는 후진국 사이의 경제적 문화적 불평등 문제에 적극 대응해야 하고, 과거 지향적인 민족문화의 천착에서 벗어나 대중문화의 토착화를 지향해야 한다. 또한 신앙생활에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전 지구적인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 능력을 함양하고, 소비와 여가의 진정한 의미와 그에 적절한 영성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새로운 미디어 문화와 소통하기에 적합한 교회제도의 쇄신이 요청된다. 

 

이 글에서는 글로벌 미디어 문화산업의 현황과 그 결과는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이 교회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교회의 태도를 기술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의 세계화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1. 글로벌 미디어 기업 현황

 

1980년대 말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몰락으로 탈냉전 시대가 되면서 전 세계는 시장 경제와 자유 민주주의의 승리를 구가하게 되었다. 이는 곧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실현됨을 알려주는 봉화였다. 더군다나 케이블, 인터넷, 통신위성이라는 통신의 영역이 방송과 융합되면서 가속화된 정보화와 디지털화는 새로운 거대 글로벌 멀티미디어 기업(Global Multi-Media Corporations)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거대 글로벌 멀티미디어 기업들은 합병, 인수, 통합을 통해 미디어 제국을 건설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탈규제 정책은 미디어 간의 집중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994년에 비아컴(Viacom)은 파라마운트와 블록버스터를 인수하였고, 1995년에 디즈니-ABC간의 합병과 웨스팅하우스의 CBS 매입이 이루어졌다. 1999년 비아컴은 CBS를 인수하였고, 2000년에 세계 최대의 미디어-오락 그룹인 타임워너와 대형 인터넷 그룹인 아메리카 온라인(AOL) 사이의 합병이 이루어져 세계 최대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인 AOL-타임워너가 탄생했다. 현재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10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세계 10대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 1)

 글로벌 미디어 기업

국적 

주요 미디어 

총수입(억 달러) 

미디어관련 수입

(억 달러) 

해외 의존도

(98/9) 

AOL/타임워너 

미국 

CNN, 타임 

274* 

 

 

디즈니/ABC 

미국 

ABC, ESPN

230/237 

230

21 

AT&T 

미국 

 

TCI, 리버티 미디어, 미디어원  

623 

121(리버티 미디어) 

소니 

일본 

소니 음반,

컬럼비아 음반사 

566

1,000/1,116 

104 

78.2 

FE/NBC

미국 

NBC, CNBC, MSNBC 

217 

53(NBC) 

43 

뉴스 코퍼레이션 

호주 

FOX, 더 타임스, STAR TV 

123 

217 

26 

비방디 유니버셜 

프랑스 

유니버셜 음반, 폴리그램 음반, 카날 플뤼 

121/128 

74  75(CBS) 

50 

비아컴 

미국 

CBS, 파라마운트 영화사, MTV, UPN, Nickelodeon 

 

 

 

베텔스만 

독일 

BMG(음반) 

 

 

72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MSNBC, 컴케스트, Web TV, MediaOne 

 

 

 

* 타임워너만의 수입

 

 

2.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독점과 그 결과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이윤획득과 시장지배의 논리에 따라 집중과 독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집중과 독점은 교차통합, 대중복합, 융합복합, 온라인 미디어와 오프라인 미디어의 통합으로 심화되고 있다.2)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인수와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범위의 경제'를 동시에 실현하며 시너지 효과를 달성하는 가운데 이른바 '사업의 다각화(Diversi-fication)'라는 공격적 경영 전략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AOL 타임워너는 네트워크, 출판, 음악, 필름 엔터테인먼트, 케이블시스템, 인터넷 사업 등 여섯 개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터넷과 미디어,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영역을 결합한 것으로 인터넷 영역과 콘텐츠 사업 영역을 모두 포괄하는 전 방위 미디어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3)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 따른 미디어 소유의 집중과 독점은 연간 수입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여론형성이나 문화 확산적인 측면에서 대단한 영향력을 만들어낸다. 우선 긍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좀 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창출함과 동시에 세계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수용자에게 뉴스, 정보, 오락물 등을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성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공중파와 케이블, 유선과 무선, 뉴스와 오락산업의 합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할 뿐 아니라 더욱 질 높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받을 수 있는 상품을 창조할 수 있다.4)

 

그러나 글로벌 미디어 거대 기업들의 긍정적인 영향력과는 대조적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오히려 더 강하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가운데 첫 번째는 정보의 독점과 불균형이다. 

 

미국 상업방송 케이블 네트워크인 CNN은 전 세계 140여 개 국가에 영상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CNN 효과(CNN Effect)'5)라는 용어까지 등장하게 한 CNN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뉴스 보도보다는 오히려 정부 관료의 의견을 지지하고 반대 의견을 사장시킴으로써 미국 정부의 신념을 강화시키는 정보 통제(gatekeeping)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미치는 두 번째 부정적 영향은 뉴스의 상품화이다. 그들은 궁극적 목적인 이윤추구를 위해서 상업주의를 뉴스의 가치 여부에 대한 기준으로 삼는다. 뉴스의 연성화가 증가하고 선정성, 폭력, 섹스, 코미디가 가미되어 극적 효과를 추구함으로써 뉴스는 그 본질을 외면한 채 오락적이 된다. 뉴스의 상품화는 또한 언제나 관심이 집중되는 소수 선진 국가의 뉴스만을 국제 뉴스로 다루게 한다.6)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세 번째 부정적 영향은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정보 격차이다. 모든 광고주는 원하는 구매력을 갖춘 수용자가 더욱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 신문이나 잡지는 교육 정도가 높은 중류층 이상의 인구를 겨냥한다. 오직 이윤이 보장되는 나라와 사회인구학적인 집단만이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에 의해 선택되기 때문에 그 나머지 나라와 집단은 점점 더 정보를 소유하지 못하게 되어 그 격차는 심화된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전 세계적으로 끼치고 있는 네 번째 부정적인 영향은 서방 이데올로기, 특히 미국 이데올로기의 재생산이다. 미국 대중문화는 미국의 경제적 이득뿐 아니라 미국식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역할도 한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부정적인 영향력은 분명 윤리적 문제를 동반한다. 국가 사이의 정보 불평등,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의 일방적인 정보 흐름, 선진국에 의한 정보독점은 정의와 평등사상에 어긋난다. 또한 정보의 상품화에 따른 뉴스의 왜곡, 조작, 은폐 등은 전 지구적 수용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반드시 그에 대한 명확한 비판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결국 국가 간의 정보 불평등에 따른 문화 제국주의적 단면은 교회가 진정한 정의와 평화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함을 요청한다. 

 

 

3.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교회

 

1)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교회에 미치는 영향

 

과거에 교회가 사회현실을 구성하는 문화계발자로서 행사해 오던 막강한 권력이 이제는 텔레비전이라는 대중문화로 이전함에 따라 신앙의 상징이나 이미지보다는 대중문화가 생성하는 것들이 이 사회에서 지배적이 되었다. 이런 면에서 버드는 대중문화를 '상징적 약탈자(Symbolic Predators)'7)라고 부른다. 

 

버드에 따르면 상징적 약탈자란 텔레비전과 같은 미디어가 신앙의 이미지, 상징, 그리고 성사를 도용하여 직접 사용하거나(예:십자가의 예수님이나 상품을 소비하는 수도자의 모습을 등장시킴), 종교적인 목적(구원, 선택 등)을 간접적으로 전용함을 말한다. 따라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생산하고 유통하는 대중문화는 유사종교적(Quasi-religious) 역할을 하며, 기존 신앙인들의 신앙생활 형태가 쉽게 선택되고 쉽게 구원되는 쪽으로 변형될 소지가 많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수용자의 시선과 시간을 끌고자 드라마, 뮤직 비디오, 영화, 광고에 화려하고 매우 빠른 화면전환, 더욱 선정적인 내용을 가미시키는데, 이는 '기도의 문화적 장애물(Cultural Obstacles to Prayer)'8)이 될 수 있다. 신앙인들은 텔레비전 주시청 시간(Prime Time)에 자신들의 시간을 빼앗김으로써 기도를 부차적이고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남편이 출근한 뒤의 오전 시간, 저녁식사 다음 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는 한국 대부분의 주부들을 안방에 붙잡아두곤 한다. 

 

최근 한국은 뉴미디어의 도입과 함께 여가, 소비생활이 점차 증대됨에 따라 새로운 문화공간(노래방, 비디오방, PC방, 찜질방, 헬스클럽, 원스톱 쇼핑몰, 복합영화상영관 등)이 출현하였고, 다양한 하위문화들(각종 스포츠, 댄스, 요리, 패션, 디자인, 여행 등)이 확산되고 있다. 또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보급으로 인터넷 사용이 일상화되어 있다.9) 이러한 사회문화적 변화로 본당마다 예비신자와 주일미사 숫자가 줄고, 쉬는 교우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또한 CNN과 같은 미국 텔레비전은 현실 이미지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 뉴욕에서 9 11 테러가 난 직후 CNN은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이슬람 종교 축제일에 즐거워하던 장면을 마치 미국에 테러를 성공시켜서 기뻐하는 양, 화면을 교묘하게 편집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일제히 왜곡된 보도를 한 적이 있다. 교회는 정보의 독점과 불공평한 정보의 흐름, 그리고 그 결과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일어나는 정보격차에 대한 비판과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이윤추구를 위한 시장경쟁의 논리에 따라 상품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성(Sex)뿐만 아니라 세대, 민족, 환경의 상품화마저 심화되고 있고, 섹스를 다루는 드라마가 케이블과 위성방송,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이미 공공연하게 방영되고 있다. 인터넷 성인방송이나 인터넷 포르노는 이메일을 통해 한국의 초중고생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고 있다. 심화되고 있는 상품화의 결과는 소비주의와 물질주의라는 비복음적 가치관을 만연시켜 행복마저 돈으로 살 수 있다는 허위의식에 사로잡히게 한다. 또한 성의식의 변화와 성의 남용에 따른 이혼의 급증, 출산율 저하, 계속되는 낙태로 가정 사목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10) 

 

2)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 관한 교회의 반응

 

교회가 미디어를 "하느님의 선물"(「일치와 발전」, 2항; 「새로운 시대」, 22항)로 규정하는 이유는 '성사적 자유주의(Sacramental Liberalism)'11)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교회문헌들은 매스미디어를 평가할 때 구조(Structure)보다는 행위(Agency)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에 따라 바람직하지 않은 미디어 사용과 그 결과는 가톨릭 사회규범이나 적절한 윤리적 규범으로 형성되지 않은 양심을 가진 정책결정권자가 개인 차원에서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올바로 미디어를 사용하도록 미디어 종사자 개개인에 대한 교회의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곤 한다. 그럼에도 이미 발표된 여러 교회문헌에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영향에 대해 어느 정도 피력하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교황권고 「아시아 교회」(2000년)는 문화적 세계화를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문화적 세계화는 현대의 의사소통 매체를 통하여 가능해진 것이며 아시아 사회들을 세속주의적이며 동시에 물질주의적인 소비주의적 세계 문화 속으로 급속히 몰아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 민족들과 사회들을 지탱해 왔던 전통적 가정과 사회적 가치들의 침식이 일어나고 있습니다(39항). 

 

이 문헌은 문화적 세계화의 부정적 면에 편중된 듯하다. 물론 문화의 세계화의 선봉장인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하고자 물질주의적이며 소비주의적 문화를 생산, 유통하기 때문에 세계화의 도덕적 윤리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 문헌의 주장은 타당하다. 그러나 문화적 세계화는 다양한 문화체험과 교류라는 긍정적인 면도 제공한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이 생산, 유통시키는 대중문화가 죽음의 문화로 나타나는 것에 대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회칙인 「생명의 복음」(1995년)은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현대문화 안에는 일종의 프로메테우스적인 태도가 존재합니다. 이 태도는 사람들이 스스로 삶과 죽음에 대한 결정을 내림으로써 그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유도합니다"(15항). 최근 한국사회에서 확산되고 있는 자살현상은 이러한 태도를 반영하는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12)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에 속한 뉴스 미디어들은 정보의 상업주의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적합한 뉴스 보도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왜곡되고 편파적인 뉴스보도는 국제적이거나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심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뉴스의 취재와 보도에서 인간의 권리와 존엄성 그리고 도덕률을 충실하게 지켜야 한다."(사회 매체 교령, 5항)라고 말한다.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의 훈령 「새로운 시대」(1992년)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생산 유통시키는 국제뉴스뿐만 아니라 각종 콘텐츠의 확산에 따른 문화제국주의의 위협을 경고하고 있다. "상업적인 압력은 특정 민족과 그들이 향유하는 문화를 희생시키고 국가 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고유한 제작 능력의 부족은 점점 외국 소재에 의존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5항). 

 

 

4. 교회가 해야 할 일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우리 인류에게 정보 불평등, 정보(뉴스)의 상품화에 따른 인간존엄의 상실, 소비주의와 물질주의 양산 등의 문제를 낳고 있다. 교회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칭찬하여 권장하고, 선교와 사목을 위해 비판적인 수용을 실천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복음적 가치관이라는 해석 틀을 사용하여 올바로 식별해야 한다. 물론 문화교육을 통해 길러진 문화적 식별력은 미디어 문화의 부정적인 면에 대하여 윤리적 비판의 근거들을 제시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교회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미디어 문화에 항상 윤리적 접근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미디어에 대한 윤리적 평가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인간과 인간 공동체이며, 커뮤니케이션은 인간에 의한, 인간에 대한, 인간의 완전한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13) 곧 세계화 과정과 연관된 커뮤니케이션 매체와 정보 기술의 혁명은 모두 세계화 과정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것은 세계의 공동선과 연대성이라는 관점에서 성찰하고 실천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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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 Farhi, "How bad is big?", American Journalism Review, 31면.

2) 김승수, 「디지털 제국주의」, 나남출판사, 2000년, 112면.

3) 전석호, "글로벌 미디어 산업의 재편에 따른 미디어 사업자의 시장 전략 분석:통합(Integration) 전략의 성과 및 시사점을 중심으로", 「미디어 경제와 문화」 1-1호(2003년 겨울), SBS, 162-163면.

4) 이상철 이민규 성동규 조수선, 「국제 커뮤니케이션의 이해」, 이진출판사, 1998년, 170-172면.

5) Warren P. Strobel, "The CNN Effect", American Journalism Review, 1996년, 46면.

6) 이상철 이민규 성동규 조수선, 앞의 책, 169면.

7) Michael Budde, The (Magic) Kingdom of God:Christianity and Global Culture Industries, Westview Press:Colorado, 1997년, 91-94면.

8) 위의 책, 87-90면.

9) 2001년 말 현재 한국 인구 100만 명당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는 17.16명으로 보급률 세계 1위이며 이어 2위인 캐나다 8.4명, 스웨덴 4.96명, 미국 4.47명, 일본 2.23명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다. 2002년 10월에는 국내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1천 만 명을 넘어섰다.

10) 한국에서는 2000년 현재 15-49살 배우자가 있는 여성 가운데 한 번이라도 중절을 경험한 비율이 43%로 여전히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게다가 미혼 여성들의 임신 경험은 통계가 거의 없어 추산조차 힘들다.

11) 성사적 자유주의는 모든 창조물이 하느님에 의해 창조되었고,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다고 하셨다는 창세기 1장 31절에 근거한다. 따라서 모든 자연적이며 인간적인 기획은 원칙적으로 하느님을 드러내고 신성한 목적을 위해 유용하다는 것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Michael Budde, 앞의 책, 98-99면 참조.

12) 2003년 현재 한국에서 하루 평균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한다. 인구 10만 명당 14.6명, 한 시간당 1.5명이 자살하고 있는 셈이다.

13)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 「커뮤니케이션 윤리」, 2000년, 21항.

 

[사목, 2003년 10월호, 김민수(주교회의 매스컴 위원회 총무, 서울대교구 신수동본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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