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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07년 제2회 교육주간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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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5-11 ㅣ No.235

제2회 교육 주간 담화

(2007년 5월 21일~27일)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스승이십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교육 주간’의 두 번째 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지난해에 주교회의는 가톨릭 교육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구체적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 주간을 제정하였습니다. 주교회의 교육위원회는 교육이야말로 가톨릭 신앙과 전통을 이어가는 핵심적인 도구이며 참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중추적인 과정임을 확신하면서, 오늘날 가톨릭 교육이 지닌 의의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올바른 교육의 방향에 대해 밝히고자 합니다.

 

교회에서 말하는 올바른 교육은 인간의 완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구원의 신비와 신앙의 은혜를 더 잘 의식하게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그리스도인 교육에 관한 선언」 2항 참조). 이 교육은 교회의 자녀들을 전인적인 성장으로 이끌고 신앙과 생활이 일치된 삶으로 인도하며 그들이 신앙의 힘과 지혜가 스며있는 교육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도록 돕습니다. 또한 교회의 자녀들은 이런 교육 공동체 안에서 영원한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요한 14, 6)를 따르고 닮아가게 될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 따르면, 모든 신자들은 그리스도교적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교회는 이러한 신자의 교육권을 위해서 온갖 배려를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특별히 공의회는 ‘학교’라는 교육기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학교란 학생들의 지적, 문화적, 인격적 성장뿐 아니라 영성적 성장을 도모하는 장소를 뜻합니다(「그리스도인 교육에 관한 선언」1,2,5항 참조). 이런 맥락에서, 교회 안에 속해 있는 유치원, 초중등학교, 대학교 등은 단순히 학교 법인이 아니라 교육을 통해 신앙을 내면화하고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핵심 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실은 우리에게 전인적 성장의 기쁨을 나누는 곳이 아니라 부담과 고통을 체험하는 현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극단적인 경쟁 논리 속에서 학교교육이 불신을 받고, 학생이 누려야 할 배움의 기쁨은 사라지고, 교사의 권위는 실추되었습니다. 자녀교육의 일차적 책임자인 부모들은 무엇이 진정한 교육인지 혼란스러워 하면서, 올바른 가치관과 신앙에 기초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행 학교교육의 법과 제도는 우리교육의 정신을 충분히 구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시행 중인 ‘개정 사학법’은 사립학교가 지닌 건학 이념의 독자성과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런 왜곡된 교육 현실에 대하여, 우리 모두는 무엇이 올바른 교육이며, 무엇이 진정한 교육의 방향과 역할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합니다. 왜냐하면 스승이신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참된 교육의 구현은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거룩한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 있는 학교들과 여러 교육 기관들은 인간의 신체, 정서, 인지, 영성적 발달을 포괄하는 전인적인 성숙을 지향하며 그리스도교적 교육이 구현되는 영적 돌봄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은 수단적 가치를 전달하거나 더 나은 지위를 가지기 위한 경쟁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교육은 인간의 존엄성과 성장을 위해서 진정한 자유와 사랑, 진리와 헌신을 배우는 방향으로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가톨릭 학교를 비롯한 사립학교들이 고유한 교육 이념과 전통에 따라 교육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며, 부모들이 자녀를 위해 자유로이 학교나 교육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현행 ‘개정사학법’의 취지가 교육 기관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있다고 하더라도, 고유한 교육 이념과 목표를 구현해야 하는 가톨릭 학교를 비롯하여 사립학교들이 지닌 기본적 자율성을 훼손해서는 안 됩니다.

 

교육 주간을 맞이하면서, 교회 구성원 모두가 우리 교육이 스승이신 예수님을 따라 생명과 구원에 이르는 교육이 되도록 기도하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2007년 5월 21일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위원장 이용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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