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헌ㅣ메시지

1999년 제33차 홍보주일 교황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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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seoul] 쪽지 캡슐

1999-04-29 ㅣ No.9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제33차 홍보 주일 담화문

(1999년 5월 16일)


대중 매체 : 하느님 아버지를 찾는 사람들의 친근한 벗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1. 우리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2000주년을 경축하며 그리스도교 제삼천년기의 문을 여는 대희년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희년 준비 마지막 해인 올해 교회는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의 무한한 자비의 신비를 묵상합니다. 모든 생명은 하느님에게서 나서 하느님께 되돌아갑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와 여정을 함께 하시는 길동무이며 벗이십니다.

 

저는 올해 홍보 주일의 주제를 "대중 매체 : 하느님 아버지를 찾는 사람들의 친근한 벗"으로 정하였습니다. 이 주제는 두 가지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대중 매체가 하느님을 거스르지 않고 하느님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이며, 다른 하나는, '자기 삶에서 하느님 사랑의 현존을 찾는 사람들에게 매체가 친근한 벗이 되어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주제는 우리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사실과 그 이유를 담고 있습니다. 대중 매체는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에게 이성의 영역인 자연의 책과 신앙의 영역인 계시의 책, 곧 성서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여 줍니다.

 

끝으로 이 주제는 사회 홍보 분야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이 인간 삶의 핵심에 자리한 의미의 추구를 방해하지 말고 도와 주려고 더욱 노력하라는 권유와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2. 인간다움은 추구함에 있습니다.

 

제가 최근의 회칙 [신앙과 이성](Fides et ratio)에서 강조한 것처럼, 인간의 모든 추구는 결국 하느님에 대한 추구입니다. "신앙과 이성은 인간 정신이 진리를 바라보려고 날아오르는 두 날개와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마음 속에 진리 곧 당신 자신을 알고자 하는 열망을 심어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여 자기 자신에 관한 충만한 진리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1항). 대희년은 인간의 모든 추구의 목적이신 하느님께 대한 찬미가 될 것이며, 모든 인간이 흔히 죄의 방해를 받으면서도 바라 마지않는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대한 찬미가 될 것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표현처럼, 죄는 옳지 못한 장소에서 옳은 것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고백록], X, 38 참조). 우리가 하느님을 찾을 수 없는 곳에서 하느님을 찾을 때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해 홍보 주일의 주제는 "하느님 아버지를 찾는 사람들"에 대하여 말하면서 모든 사람에 대하여 말합니다. 비록 옳은 장소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은 하느님을 찾고 있습니다. 이 주제는 현대 문화에 미치는 매체의 특별한 영향과, 인간 생명과 존엄에 관한 진리, 자유와 상호 의존의 참된 의미에 대한 진리를 증언하여야 할 매체의 특별한 책임을 인정합니다.

 

3. 교회는 어떤 형태의 협력이라도 모든 사람의 선익에 이바지할 것임을 알기에, 인간 탐구의 여정에서 매체와 친근해지고자 합니다. 협력은 또 서로가 서로를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때로 교회와 매체의 관계는 서로의 오해로 멀어져 우려와 불신을 낳을 수 있습니다. 교회 문화와 매체 문화가 서로 다른 것은 사실입니다. 실제로 어떤 점에서는 매우 대조적입니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 때문에 우호와 대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바로 이 다름이 가장 깊은 우정 안에서 창의와 교류를 촉진합니다.

 

교회의 기억 문화는 사라져 버릴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대중매체의 문화가 희망을 좀먹는 망각에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 주며, 매체는 교회가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에 변함없으면서 언제나 새로운 복음을 선포하도록 도와 줄 수 있습니다. 교회의 지혜 문화는 매체의 정보 문화가 의미 없는 사실들의 축적이 되지 않도록 하며, 매체는 교회의 지혜가 최근의 새로운 지식들에 눈 떠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교회의 기쁨 문화는 매체의 오락 문화가 진리와 책임을 비열하게 회피하지 않도록 하며, 매체는 교회가 호소력 있게, 더 나아가 사람들과 기쁘게 대화하는 법을 익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상 몇 가지 예는, 교회와 매체가 우애의 정신으로 더 깊은 차원에서 더욱 긴밀히 협력할 때 의미와 자아 실현을 추구하는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4. 최근의 정보 기술의 발달로 세계 모든 곳에서 개인과 집단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더욱 많은 대화 소통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바로 그 힘이 자기 중심주의와 소외감을 증대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위협과 약속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선의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러한 위협이 확산되어 더욱 심각한 인간적 불행에 이르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져야 할 고통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었던 한 세기의 끝, 아니 한 천년기의 끝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약속이 위협을 누르고 대화가 소외를 누르도록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도 매체 안에도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큰 희망을 품고 새로운 천년기를 바라봅시다. 그렇게 될 때, 매체 분야는 모든 사람에게 더욱 친근한 벗이 되어 기억이 가득한 '소식', 지혜가 가득한 정보, 기쁨이 가득한 오락을 사람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회와 매체가 인류의 선익을 위하여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세상이 보장될 것입니다.

 

이는 매체의 힘이 파괴하는 힘이 아니라 창조하는 사랑이 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은 "만민의 아버지이시며, 만물 위에 계시고 만물을 꿰뚫어 계시며 만물 안에 계시는"(에페 4,6) 하느님의 사랑을 반영하는 사랑입니다.

 

사회 홍보 분야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벗이 되는 기쁨을 알고 또 하느님의 우정을 알아 하느님 아버지 집을 향하여 나아가는 모든 이의 친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성자와 성령과 함께 성부께서는 영원히 영예와 영광과 찬미와 감사를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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