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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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00년 제17회 자선주일 주교회의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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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연 [theresa429] 쪽지 캡슐

2000-11-28 ㅣ No.49

고통받는 이들에게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어 줍시다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1.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빈곤과 소외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30여 년간의 비약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장의 그늘에는 끊임없이 희생을 강요받아온 가난한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의 고통이 있어왔습니다. 그리고 잔혹한 경쟁을 삶의 원리로 살아온 이 사회에는 이러한 비인간적인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힘없는 이들의 고통과 소외가 있어왔습니다. 근년에 발생한 금융위기는 경제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이 위기와 불안의 최대 희생자는 역시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입니다. 급속한 경제성장은 빈익빈 부익부의 구조적인 불평등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국내에도 영향을 끼쳐 이러한 불평등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가난하고 소외된 고통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하느님께서는 가난하고 소외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자비와 사랑을 실천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자비로운 마음은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심어주신 것으로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며, 이러한 마음을 열어 주신 분은 그리스도이십니다(자비로우신 하느님 2항). 이러한 자비와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행위가 자선행위입니다. 진정한 자선 행위는 인간을 끝까지 버리시지 않으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고통받는 이들의 고통이 끝날 때까지 베풀어지는 손길이며,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마태 6,3), 제한 없이(루가 6,30) 베푸는 데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고통받는 이들을 향하여 함께 아픔을 나누고 자비로운 마음을 열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고통의 현장에서 당장 필요한 손길을 내어 줄 뿐 아니라, 편안한 장소로 옮겨 돌보고, 필요하다면 다른 이에게 돌보아 줄 것을 부탁하면서까지 끝까지 함께 해 주어야 합니다(루가 10,30-35 참조).

 

3.교회는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여러 분야의 사회복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인 가정에서부터, 그리고 본당의 사회복지활동을 통하여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여러 분야의 사회복지시설과 기관에서는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고통받는 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교회 공동체가 하고 있는 600여 사회복지 시설과 기관은 가정과 사회에서 외면하고 있는 영아,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들을 비롯하여 나환우, 결핵환우, 불우한 여성, 무의탁자,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러한 복지 분야에서 7,000여 명의 종사자들이 헌신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 매년 막대한 재원이 필요합니다. 이제 새천년에 새롭게, 모든 그리스도인은 스스로 주어진 여건 속에서 선행에 힘쓸 뿐만 아니라, 고통받는 이들을 끝까지 돌보는 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적극적으로, 정성껏 지원하여야 하겠습니다.

 

4.교회가 자선주일을 제정한 이유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고통받는 이들에게 자선을 실천할 것을 일깨우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선 행위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하느님이 자비하신 분이라는 것을 전하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자비로운 마음이 이들에게 전해질 때 이들은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림시기는 가장 힘없고 가난한 아기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이며, 이러한 주님을 가장 합당하게 맞이하는 길은 고통받는 이들에게 베푸는 자선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착한 사마리아인처럼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가가서 자비로운 마음을 열어 그들의 고통을 주님의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주님께 해 드리듯 그들의 고통을 어루만져 줌으로써 주님께 대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고통받는 이들을 자신과 동일시 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해 준 것이 바로 자신에게 해 준 것이라고까지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마태 25, 40 참조). 새 세기의 첫 성탄을 앞두고 고통받는 이웃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착한 사마리아인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하며 자선주일에 신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랍니다.

 

2000년 12월 17일 대림 제3주일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장봉훈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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