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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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05년 서울대교구장 사목교서 및 세부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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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seoul] 쪽지 캡슐

2004-11-19 ㅣ No.52

2005년도 사목교서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완전하게 합니다”(골로 3,14)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전 교구민의 관심과 참여 속에 거행되었던 시노드를 마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또한 한국 교회를 놀랍게 성장시켜 주시는 하느님의 섭리로 의정부 교구가 탄생하여 새로이 첫출발을 하였습니다.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은총이 신설된 의정부 교구를 포함하여 교구의 모든 본당과 가정에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1. 시노드 정신의 지속적인 실천

 

오늘날 절실히 요구되는 교회의 모습은 ‘좀 덜 세상의 것이 되고 좀더 세상 안에 현존하는 교회’입니다. 이는 세상으로부터 받는 온갖 세속주의의 유혹으로부터 교회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잃지 않으면서 세상을 향해 더욱 열린 모습을 지향하는 교회를 뜻합니다. 서울 대교구는 시노드를 계기로 이러한 교회의 모습을 지향하면서 이미 변화와 쇄신을 위한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각 의안별로 시노드 정신의 실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쇄신의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시노드의 요청에 따라 교구의 연구 · 기획 기능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보다 합리적인 교구 조직과 사목구조의 개편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노드 정신의 보다 근본적인 실현은 단순히 몇몇 소수의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는 모든 교구민들이 힘을 모아 시노드 정신의 실천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쏟을 때 가능해집니다. 또한 교회의 참된 쇄신은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모두가 끊임없는 회개와 복음적 삶의 태도를 동반하는 자기 쇄신의 과정을 가질 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구 시노드가 요청한 바대로 교회의 각 구성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이 맡은 각자의 직분에 따라 그 역할과 소명을 다하여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교회의 여러 분야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평신도 · 수도자 · 성직자들은 시노드 정신을 숙고하고 현장에서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사목적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

 

교구는 교구 조직에 대한 평가와 연구를 통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현장 사목을 도울 수 있도록 조직을 재정비할 것입니다. 교구 사목정책에의 참여와 사목 실행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교구와 지구의 사목 논의기구를 활성화하고, 지구 중심의 사목을 통하여 본당의 사목적 현안들을 돕고자 합니다. 또한 본당에서는 구역 · 반 소공동체가 삼위일체의 신비를 드러내는 친교의 장이요 신자들의 영적 성장과 선교의 터전임을 인식하고, 이들이 본당 사목활동에 능동적으로 협력하고 참여하는 본당 사목구조가 될 수 있도록 논의와 연구를 계속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에 대한 사목적 배려와 관심은 우리 교회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교구와 본당은 물론 교회의 모든 분야에서 청소년들에 대한 사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미래 교회의 희망인 그들이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아 올바르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청소년 사목에 헌신하는 평신도, 수도자, 사목자들을 위하여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양성과정을 마련하고, 청소년들이 인류 공동체의 희망이요, 교회의 일꾼으로 성장하도록 도와 주고자 합니다. 아울러 청소년들은 경쟁 위주의 입시제도 등 열악한 사회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신앙인으로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며 세상 안에서 복음의 증거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2. 가정 중심의 교회

 

‘완전한 생명 문화를 지향하는 아시아 가정’을 주제로 열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제8차 정기 총회’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모인 주교 · 사제 · 수도자 · 평신도와 함께 하느님과 아시아 가정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가정이 참으로 하느님의 선물이며 축복임을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 총회에서는 아시아 가정의 모습을 통하여 생명에 대한 경외심, 자연에 대한 친밀감과 존중, 긴밀한 가정의 유대, 대인관계, 노인공경, 효심 등 아시아 가정들이 가진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와 전통을 다시 한번 발견하였습니다(FABC 제8차 총회 메시지 참조).

 

그러나 새로운 현실이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아름답고 행복해야 할 가정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가정이 산업화, 대도시화, 정보화로 인한 가치관의 혼동과 편의성 추구,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 가족 구성원간의 인간적 유대는 점차 약화되었고 정신적, 도덕적 가치는 그 중심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가정불화와 이혼 인구의 증가, 낙태와 피임, 인간 생명을 조작하는 생명 경시 현상, 남녀 불평등, 출산율 저하, 청소년 탈선, 세대간 갈등 등 우리의 가정은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가정은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삶의 보금자리’이며,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최초의 장소이자 최후의 장소입니다. 하느님은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의 가정을 통하여 이 세상에 구세주를 보내셨고, 성가정의 참된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의도하신 건강하고 복음적인 가정 공동체를 위한 교회의 사목은 곧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첫걸음이며 가장 우선시해야 할 과제입니다.

 

교회와 가정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역동적인 상호 관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정을 위한 사목은 가족 생활주기에서 오는 모든 가족 구성원의 필요에 응답하며, 모든 가정이 건강하고 온전해질 수 있도록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가정이 사랑과 생명의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교회가 앞장서서 배려하여야 합니다. 사목 활동 역시 본당 신자들의 가족 관계에 방해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하고 ‘가정 중심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 뿌리내리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교구의 시노드 정신을 새롭게 하는 ‘세상과 교회 쇄신’의 첫 발걸음은 아름다운 가정을 만드는 데서 시작됩니다.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정, 아름다운 세상’ 운동은 시의적절하고 귀중한 시도이며 우리 시대에 이루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3. ‘복음화 2020 운동’의 지속적 전개

 

우리 교회가 점차 선교에의 열의는 식어 가고 있고 신앙생활이 형식화되어 가는 것에 대하여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신영세자 수의 급격한 감소와 쉬는 교우의 증가는 우리 교회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선교는 교회의 본질적 임무요 교회의 설립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명하신 지상의 사명입니다(선교교령 1항 참조).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이나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시며, 추수할 일꾼을 목말라 하고 계십니다(루가10,2 참조).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로마 10,15)라고 바오로 사도께서 말씀하셨듯이, 우리 모두가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파견되었음을 인식하고 언제나 어디서나 기쁜 소식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하느님 백성이 있는 곳이 바로 교회가 있는 곳이라는 열린 사고를 가지고 우리가 사는 삶의 환경을 복음의 빛으로 쇄신시키는 복음화 사명을 성실히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선교 열의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세상을 복음화하기 위하여 교구에서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복음화 2020 운동’에 모든 교구민은 적극 참여하여 우리 교회의 미래가 보다 밝고 활기차게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4.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히브 7,19)

 

오늘날 무분별한 정보의 홍수와 급격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며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는 정치적 이해관계의 대립과 흑백의 논리로 인해 점차 사회적 구심점을 잃고 분열과 혼동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교회는 일치와 화해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세상에 참된 가치와 평화를 심어 주어야 합니다. ‘세상의 슬픔과 번뇌’(사목헌장 1항 참조)를 우리 것으로 삼아 세상에 희망이 되는 교회 모습을 실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약속을 주신 분은 진실한 분이시니 우리가 고백하는 그 희망을 굳게 간직하고 서로 격려하며”(히브 10,23-24) 시노드 정신에 따른 변화와 쇄신의 길을 걸어간다면, 주님은 우리 교회를 축복해 주시고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신앙의 모범이요 보호자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를 빌며 주님께서 우리 시대에 맡겨 주신 이 소명을 완성할 때까지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희망을 안고 하느님께”(히브 7,19) 나아갑시다.

 

2004년 10월 27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대주교 정진석

 

 

2005년도 사목교서 세부지침

 

 

아래 세부지침을 본당과 지구, 수도회 및 각 교회기관의 실정에 맞게 실천해주시기 바랍니다.

 

 

1. 교구 시노드

 

(1) ‘시노드후속교구장교서’를 읽고 이해하며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교서내용 중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의논하여 각 영역에서 실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소공동체와 선교

 

(1) 지구나 본당 차원에서 구역 · 반 소공동체가 친교를 바탕으로 한 선교의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목방안을 수립하여 실시해 주시고, 본당 사목평의회는 구역 · 반소공동체 중심의 사목구조로 점차 변화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2) 구역 · 반 소공동체가 매주 모임을 갖고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는 활동을 찾아서 실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3) 본당의 활동과 교육을 통해서 양성된 평신도가 가정과 직장과 세상에서 평신도 사도직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촉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4) ‘복음화 2020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당공동체가 혼연일체가 되어 선교에 참여하도록 지속적인 선교교육을 마련하고 신앙인 각자가 삶과 말씀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도록 배려하며 2020년에는 인구대비 신자비율이 20%가 되도록 지구와 본당에서는 장기선교계획을 세워 주시기 바랍니다. 

 

(5) 지구와 본당 차원에서 쉬는 교우들을 위한 계획과 실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구역 · 반 소공동체와 단체가 쉬는 교우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교회로 이끄는 데 적극 참여하도록 배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3. 가정사목

 

(1) 지구별로 실시되고 있는 가나혼인강좌를 강화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려나가는 젊은 부부들이 원만한 결혼생활을 해나가는 데 사목적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2) 가정사목의 활성화를 위해 본당마다 가정사목을 담당할 가정분과를 설치하고 본당 가정사목을 위한 인적 자원을 확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3) 본당의 일상적인 전례나 행사를 가족 중심으로 실시하여 ‘가정 중심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가족미사, 가정성시간, 가족피정, 가족성지순례, 가족캠프, 가정기도 활성화 등).

 

(4) 가정관련 사도직단체를 적극 활용하여 본당 가정사목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M.E., 약혼자주말, 선택, 행복한가정운동, 가톨릭노동장년회, 포콜라레 등).

 

(5) 가톨릭 사회복지회, 본당 사회사목분과와 연계하여 가족복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활성화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6) 가정사목과 관련된 전문상담 및 연구기관을 적극 활용하여 가족관계의 치유를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가족공동체<서울시립동부아동상담소>, 가정교리<인보성체수도회> 등).

 

(7) 교구에서 실시하는 가족관계, 성-생명 프로그램 등을 본당 가정사목과 연계하여 적극 활용하고, 본당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봉사자를 양성하여 풍성한 사목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선택주말, 가나혼인강좌-너에게난나에게넌, 약혼자주말, 부부워크숍, 가정성화특강, M.B.T.I., 틴스타, 열린 청소년 성교육, 아름다운 준비, 부부 성교육, 생명교육, 부모 성교육, 가정 성교육, 희망으로 가는 길, 생명을 담은 가정, 본당 가정사목 담당자 교육, 지구별 혼인교리 담당자 교육, 성-생명교육 지도자교육, 부부워크숍 지도자교육, 가정사목상담원 교육 등)

 

 

4. 청소년 · 청년 사목

 

(1) 지구 중심의 연대와 공동사목 : 청소년 · 청년들의 특성에 맞추어 지구내의 사제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대하여 사목함으로써 사목효과를 극대화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성사(성체, 견진, 혼인)교육 및 거행을 통한 청소년 · 청년 신앙교육 활성화 : 지구내의 여러 본당이 협력하여 이들을 위한 교육과 축제의 장을 함께 마련해 줌으로써 신앙교육과 전례에 청소년 · 청년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3) 문화사목의 활성화 : 청소년 · 청년들의 문화적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 본당, 청소년센터, 평화방송 등 교회 안팎에 있는 다양한 장소와 매체의 활용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밝고 신나는 청소년 · 청년 문화 조성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5. 사회사목

 

(1) 각 지구의 사회사목담당사제들은 지구차원의 사회사목활동을 위한 연대의 틀을 만드는 데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2) 본당사목위원회 내에 사회사목분과 소속위원으로 다음의 사회사목분야 중 필요한 위원들을 선정하여 본당의 사회사목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경찰사목, 노동사목, 단중독사목, 민족화해, 빈민사목, 사회교정, 사회복지, 정의평화, 한마음한몸운동, 환경사목, 노인사목, 우리농촌살리기). 

 

(3) 사회사목부의 각 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교육 및 연수 등에 신자들이 적극 참여하여 사회사목봉사자들이 더욱 많이 양성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교회의 우선적 선택이 사회사목분야의 활동을 통하여 더욱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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