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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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03년 환경의 날 주교회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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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24 ㅣ No.95

2003년 환경의 날 메시지


환경 보존은 지구 평화를 위한 초석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자연이 주는 혜택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산에서 내뿜는 신선한 공기와 맑은 물, 온 세상을 밝게 비추어 주는 태양, 인간이 배출하는 모든 오염 물질을 받아들이는 풍요로운 바다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참으로 아름답던 하느님의 창조 세계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처참하게 훼손되고 있습니다. 이를 걱정하는 지구촌 인류의 목소리가 세계 전역으로 울려 퍼졌고, 그런 연유로 1972년 6월 5일 UN 차원에서 처음으로 수십 개 나라의 정상들이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여서 “UN 인간 환경회의”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이 국제환경회의에 특사를 보내시어 “인간이 자연의 생명력과 재생 능력을 조절하는 자연의 법칙을 존중해 나가야 참되고 지속적인 열매를 거둘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국제 사회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노력이 미흡하다고 여기시고, 다시 1977년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인류의 안녕을 위하여”란 담화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환경 과제에 응답하려면 단순히 좀더 노력하는 정도 이상의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일은 의식의 전환이, 실천에 있어서 내적 외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소명은 우리들이 생활양식을 좀더 단순하고 검소하게 바꾸어 나가고,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자원을 소중히 보존하는 사회로 만들어 나가도록 합니다. 이것은 또한 마침내 우리 모두가 전세계적인 연대의식을 가지고 모든 사람과 모든 나라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들을 받아들여 오늘날 현존하는 세대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세대들도 생태적으로 건전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해 나갈 것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이 메시지의 뜻을 제대로 받들고 있지 못함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이제 환경의 문제는 교회 밖의 문제가 아닌 교회 안의 문제임을 자각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음 세 가지 환경 문제 해결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첫째로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환경 호르몬)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환경 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장애 물질을 마구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것이 지속되면 인간의 생물학적 생식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려서 자녀를 가질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미래 세대 인류의 출현을 우리 스스로 막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비닐류와 플라스틱 같은 화학 제품을 절대로 불에 태우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저온 소각은 환경 호르몬의 핵심 물질이자 발암 성분을 지닌 다이옥신을 다량으로 방출하게 되기 때문에 절대로 금해야 할 사안입니다.

 

둘째로는 에너지 절약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심히 우려하신 대로 석유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이라크 전쟁 같은 행태는 지구촌 평화를 깨뜨리는 일일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지구촌 평화에 조금씩 다가가는 것이 될 것입니다. 또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면,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조력 에너지가 그것입니다.

 

셋째로는 물을 소중히 여기자는 것입니다.

 

올해는 UN이 정한 ‘물의 해’입니다. 과거 한반도는 삼천리 금수강산 어디에서나 옥수(玉水)가 흘렀고 그 양도 풍부했습니다. 산유국(産油國)은 아니더라도 산수국(産水國)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물 부족 국가에다가 마실 물의 가격은 석유 값보다 비싸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우선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가정의 차원에서는 음식물 남기지 않기, 세제 줄이기, 샴푸 덜 쓰기, 저공해 세재 사용하기를 시행하고 그리고 자칫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형 댐 건설에 앞서서 물을 다량으로 저장하는 녹색 댐 역할을 하는 나무 심기에도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 1,31)는 말씀이 오늘에도 계속되고, 또한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의 혜택이 지금의 우리에게는 물론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이어지도록 새로운 사명 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지구촌의 모든 생명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또 하나의 복음화 사업입니다.

 

2003년 6월 5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영수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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