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화)
(녹)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04년 부처님 오신 날 불자들에게 보내는 교황청 경축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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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24 ㅣ No.119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마이클 피츠제럴드 대주교는 2004년(불기 2548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을 대표하여 다음과 같이 "부처님 오신 날에 불자들에게 보내는 경축 메시지"를 발표하였습니다.

 

 

우리 함께 인류의 미래인 어린이를 바라봅시다

 

 

친애하는 불자 여러분,

 

1.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저는 올해도 여러분에게 충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 모두 기쁘고 평화로운 축일 맞이하시길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부처님 오신 날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불교를 신봉하는 친구와 이웃을 방문하여 서로 인사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는 기존의 상호 유대를 더욱 강화하고 또 새로운 유대를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이러한 우정어린 유대 관계가 세대와 세대를 이어 계속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서로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걱정거리를 함께 나누면서 말입니다.

 

2. 이런 희망을 간직하자니 저의 생각은 즉시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 어린이에게로 향해집니다. 언젠가 한 시인이 “아이는 어른의 어버이”라고 노래하기도 했듯이, 어린이는 모든 인간의 원형입니다. 나아가서 어린이는 참으로 종교적인 사람이 되고자 하는 모든 이의 좋은 모범입니다. 어린이는 그 단순함과 깨끗한 마음, 솔직함과 자발성, 경이와 신뢰 등을 통해 우리 종교인에게 특별한 영감을 일으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성서는 여러 군데서 어린이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에게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도록 격려합니다. 불교의 경전에도 이와 유사한 구절들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3. 하지만 어린이는 작고 약한 존재이기에 보호되어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며 교육되어야 합니다. 어린이와 가정이 항상 함께해야만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어린이는 제일 먼저 가정 안에서 사랑과 배려로 양육됩니다. 또한 어린이가 이 사랑과 배려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는 것을 배우는 곳도 바로 가정입니다. 이렇게 하여 전 인류는 이 지구 위에서 같은 하나의 가정을 이룹니다. 가정 생활을 기꺼이 책임지는 무수한 부모들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 기쁨의 원천입니다. 나아가서 우리는 많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인생에 참된 의미를 주는 진정한 인간적 종교적 가치관도 함께 자녀에게 애써 전해 주기를 희망합니다.

 

4. 불행하게도 오늘날 세상의 많은 어린이가 사회의 가장 중요한 기초인 안정된 가정을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정이 무엇인지 아예 모르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가정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어린이가 있습니다. 부모의 싸움으로 인해, 또는 가정의 파탄으로 인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성적 학대, 매춘, 강제 구걸, 마약 판매와 사용, 징병 등 파렴치한 어른들의 폭력에 의해 이루 말할 수 없이 엄청난 충격과 고통 속에 사는 어린이가 적지 않습니다. 에이즈의 비극은 또 어떻습니까? 매년 수십만의 어린이가 에이즈에 감염되고 에이즈로 죽습니다. 더구나 이 가운데 많은 어린이는 태어나는 순간 에이즈에 감염됩니다. 이 어린이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만, 이들이 세상에서 겪는 것이라고는 고통 그리고 죽음뿐 인 것입니다.

 

5. 우리 그리스도인과 불자들은 이러한 비극적인 현실 앞에서 결코 눈을 감을 수가 없습니다. 종교인으로서 우리는 우리 가정의 어린이를 비롯하여 우리 사회 전체의 어린이가  필요로 하는 것에 우리의 시선을 돌려야만 하겠습니다. 어린이가 겪는 고통을 덜어 주는 데 우리의 모든 힘과 자원을 동원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특별히 우리보다 빈곤한 나라의 어린이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펼쳐야 하겠습니다. 우리 자신의 모범을 통해 정부와 시민 단체 그리고 선의의 모든 사람도 세상의 모든 어린이의 복지를 위해 더욱더 힘쓰도록 격려할 수 있으리라 저는 믿습니다.

 

6. 친애하는 불자 여러분, 저는 크나큰 경탄과 존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를 돌보는 데 헌신하고 있는 분들을 생각합니다. 이분들의 그 큰 관대함을 본받아 우리 모두 어린이를 돌보기를 결심합시다. 왜냐하면 어린이는 인류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부처님 오신 날의 평화와 기쁨이 가득하기를 축원 드립니다.

 

2004년 5월 26일

부처님 오신 날,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의장 마이클 피츠제럴드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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