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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선포대(독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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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0-30 ㅣ No.10

복음 선포대(독서대)

 

 

복음 선포대(ambo)는 오늘날 독서대를 가리키는 원래의 말이다. 곧 오늘날의 미사 전례에서 독서와 복음을 봉독하는 대(臺)를 가리켜 '독서대'라 지칭하고 있다. 오늘날 독서대에서 강론 또는 설교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래의 설교대(pulpitum)를 가리키는 말과 구별하기 위해 '복음 선포대'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독서대'라는 말은 설교대를 포함하는 '복음 선포대'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말로 사용하는 것이다.

 

'복음 선포대'(ambo) 또는 '독서대'라는 말은 그리스(희랍)어 '오르다'(anabainein)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렇게 복음 선포대는, 전례적 기능에 있어서 특히 미사 동안 독서를 하거나 노래를 지휘하는 사람이 올라서기 위해 회중석보다 더 높게 만들어진 장소이다. 여기는 강론을 하거나 집회 회중에게 설교하거나 이야기를 펼치는 이들이 이 자리에 서기도 하였다. 고대에는 이 복음 선포대가 말씀을 전하는 자리였다. 곧 독서자와 선창자(노래 독송자)의 자리였던 것이다. 주교나 사제들은 백성에게 이야기를 하는 데에 복음 선포대의 높은 곳이나, 제대의 난간이나, 앉은 좌석보다 조금 더 높은 곳이나 아무 곳에서나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왔을 때(기원전 600년경) 유대 사상과 회당 전례가 탄생하는데 그날에 일종의 '복음 선포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선비 에즈라는 특별히 만든 나무 단 위에 올라 가 섰고,... 에즈라가 모두 쳐다볼 수 있도록 높은 자리에서 책을 펴들자 온 백성은 일어섰다. 에즈라가 높으신 하느님 야훼를 칭송하자 온 백성도 손을 쳐들고 '아멘, 아멘'하고 응답하며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하느님를 예배하였다."(느헤 8,4-6)

 

예수께서도 기쁜 소식을 전하실 때에 산 위에서 설교하실 때나 호숫가에서 설교하실 경우에나 모든 이들에게 잘 보이고 잘 듣도록 관심을 가지셨다. 예수께서는 구릉이나 배 위에 앉아서 가르치셨다. 그와 마찬가지로 초세기 그리스도교에서도 주교는 자신의 주교좌, 곧 자기 자리에 앉아서 설교하였다. 이스라엘에서 유다인들 사이에 율법학자들 또는 스승들은 앉아서 가르쳤다. 이로 인해 회랑 사이에 위치한 드높여진 자리를 오랫동안 '설교대'(pulpitum)라고 불렀다. 여기서 목자들은 말씀을 전하고 설교하였는데 흔히 서서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이로 인해 '복음 선포대'(ambo)와 주례자석 사이에 혼돈이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오늘날에도 '독서대'는 복음을 선포하는 장소이다. 전례도구가 아니다. 성찬 전례가 거행되는 곳이 제대라면, 복음 선포대 또는 독서대는 말씀 전례가 거행되는 시설물인 것이다. 제대보다 크기가 비록 작지만 위엄과 무게가 있도록 설치한다. 따라서 제대와 견주어 그 품위가 떨어지지 않도록 시설해야 하며, 독서대와 복음 선포대를 따로 설치하지 않도록 한다. 미사 전례서 총지침 272항은 '복음 선포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하느님 말씀의 권위는 그 말씀을 선포하는 자리가 성당 안에서 특정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요구한다. 그 자리는 말씀 전례 동안 교우들의 관심이 쉽게 집중될 수 있는 곳이라야 한다. 복음 선포대(독서대, 설교대)는 원칙적으로 고정된 자리에 마련하여 이동식 가구가 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복음 선포대는 성당의 구조에 따라서 거기서 말씀을 선포하는 주례자나 부제나 직무자(봉사자)를 교우들이 잘 바라볼 수 있고, 그 말씀을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자리에 마련되어야 한다. 복음 선포대에서 하는 것은 독서 봉독, 화답송 선창, 부활찬송 등을 선포한다. 강론과 보편 지향 기도(신자들의 기도)도 또한 복음 선포대(독서대)에서 할 수 있다. 해설자, 성가대원, 성가대 지휘자 등의 봉사자는 이 자리에 올라가는 것이 적합치 않다."

 

[전례생활, 제5호(2001년 11월 1일), 나기정 다니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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