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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 영화 굿바이 - 죽음은, 선물을 포장하며 묶는 리본의 매듭 같은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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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칼럼] 영화 ‘굿바이’ - 2008년 감독 타키타 요지로 죽음은, 선물을 포장하며 묶는 리본의 매듭 같은 것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영화 <굿바이(2008)>는 저로 하여금 한 사람의 죽음을 고귀한 시선으로 마주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 해부학실습 참관 때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도쿄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주인공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 분)가 본인이 속한 악단이 재정난으로 해체되자 첼리스트의 삶을 내려놓고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 분)와 함께 자신의 시골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다이고는 고향에서 일할 직장을 구하던 중 여행사인 줄 알고 취직한 회사가 인생의 마지막 여행인 죽음을 배웅하는 전문 납관 회사임을 뒤늦게 알아차리게 됩니다. 얼떨결에 납관 회사의 대표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 분)에게 염습하는 법을 배우게 된 다이고는 고인의 몸을 깨끗이 닦고 단장해 생전의 모습처럼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자신의 일에 차츰 사명감을 갖게 됩니다. 그렇게 다이고의 손은 섬세하게 첼로 줄을 켜던 손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의 생의 매듭을 묶어주는 손으로 거듭납니다. 하지만 아내 미카와 주변의 지인들은 다이고의 새 직업을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다이고가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정성껏 염습을 하는 모습을 보이자, 납관사를 향한 편견으로 가득했던 이들의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2023년 11월 12일(가해)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서울주보 7면, 구본석 사도요한 신부(행당동성당 부주임)] 1 46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