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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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 교부들의 삶과 신앙: 일치의 교부 리옹의 이레네오(Doctor unita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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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15:52 ㅣ No.962

[교부들의 삶과 신앙] 일치의 교부 리옹의 이레네오(Doctor unitatis)

 

 

지난 시간에는 그리스도교 철학자이자 순교자 유스티노의 신앙에 대해서 함께 다루었습니다. 순교자 성월을 맞아 이성과 신앙의 역할에 대해서 강조했던 교부 유스티노가 우리에게 남겨준 이야기는 이성과 신앙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자리에서 얻게되는 진리의 참된 의미였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진리에 대한 확신은 반드시 그리스도인의 실천적 삶으로 열매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은 타향살이를 하며 그리스도교를 믿을 진리로 선포하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던 교부 리옹의 이레네오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고자 합니다.

 

130-140년경 사이에 소아시아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리옹의 이레네우스는 스미르나의 주교 폴리카르푸스를 알고 지낸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교회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자기가 살던 곳을 떠나 서방에서 활동했으며, 특히 순교로 생을 마감한 리옹의 주교 포티누스의 후임으로 주교직에 올랐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목자 직무를 수행하면서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리옹의 시민들과 그가 배우지 못한 갈리아어를 사용하는 토착민인 켈트인들에게 그리스도교를 잘 알수 있도록 선교하는 것을 주된 관심사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알리는 선교활동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기록이 그가 남긴 책 서문에 잘 나와 있습니다.

 

“켈트인들 사이에 머물며 대부분 거칠고 서툰 언어를 사용하며 애쓰는 우리에게서 화려한 웅변이나 우리가 배우지 못한 말솜씨 혹은 우리가 익히지 못한 세련된 글쓰기를 기대하지 말아주십시오. 또한 당신께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수사학적 표현이나 변증법적 논리도 제공할 수 없습니다. 그 대신 우리가 사랑의 마음으로, 부족하고 서툰 방식으로 당신께 쓴 이 글을 너그럽게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이 우리보다 훨씬 더 재능이 뛰어나기에, 이 글을 출발점이자 씨앗으로 여겨 당신 안에서 더 풍성하게 키워 나가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당신은 내가 부족한 가운데 짧게 언급한 내용들을 당신의 동료들에게 힘있게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단반박 1권』, 서론)

 

리옹의 이레네오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가운데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가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그것은 외적으로는 부족하고 서투르지만 사랑의 마음에서 솟아나는 언어입니다. 그리하여 이레네오는 자신들이 전하고자 하는 진리의 말씀이 씨앗으로 작용하여, 언어를 잘 하는 이들이 이를 출발점으로 삼아 하느님의 말씀을 풍요롭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22년 1월 이러한 리옹의 이레네오 교부의 노력을 두고 “동방과 서방 그리스도인들의 영적이며 신학적인 다리 역할”을 수행하신 분이라 평가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처럼 주님께로부터 오는 평화를 추구하는 이레네오를 두고 일치의 교부라는 칭호와 더불어 교회학자로 선포하셨습니다. 일치의 교부 이레네오가 전해주고자 했던 사랑의 언어가 우리의 삶을 통해 드러내는 신앙의 언어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2025년 10월 19일(다해) 연중 제29주일 ·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 주일) 가톨릭마산 8면, 이승언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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