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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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읽는 단편 교리: 위령의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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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읽는 단편 교리] 위령의 날
오늘 11월 2일은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입니다. 이날은 연옥에서 고통을 받는 영혼들이 빨리 정화되어 복된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도록 기도하고, 그들을 위해 위령 미사를 봉헌하는 날입니다.
고대 로마에는 죽은 이를 기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기일에 고인 무덤에 모여 그를 추도하고 헌주하며 음복을 나누는 건 일반적인 일이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때로 여겨지는 2월 13일부터 22일까지는 죽은 이를 추모하는 위령제가 거행되었습니다. 로마 교회는 이러한 관습을 받아들여 4세기부터 베드로 사도를 기억하기 위해 모였는데, 이것이 2월 22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이 되었습니다. 죽은 이를 기리는 이교 관습이 그리스도교적으로 해석, 수용된 예입니다.
교회가 초기부터 죽은 이를 위한 기도를 강조했음에도 위령의 날이 공식 전례일로 정해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먼저, 중세 초기 수도원에서 세상을 떠난 수도자들을 기억하는 관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세비야의 성 이시도로(+636년) 시대 스페인에서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월요일을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로 지냈습니다. 한편, 998년 클뤼니 수도원의 5대 원장인 오딜로(+1048년)는 자기 관할 아래 있던 모든 수도자에게 11월 1일 ‘모든 성인의 날’을 지내고, 그다음날인 11월 2일에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하고 시간 전례(성무일도)를 바칠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이렇게 위령의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11월 1일이 이미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날이라면, 위령의 날은 아직 연옥에서 정화 중인 영혼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날입니다. 위령의 날은 모든 성인 대축일과 연결되어 삶과 죽음 그리고 마지막 때에 성취될 구원을 묵상하도록 초대합니다.
위령의 날은 전례적으로 1순위 등급이어서 연중 시기의 주일보다 앞섭니다. 또한 이날 모든 사제는 세 번의 위령 미사를 드릴 수 있는 특전을 받습니다. 이 특전은 15세기 스페인의 도미니코 수도회에서 시작되었고, 1748년 교황 베네딕토 14세(1740~1758년 재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 이를 승인하였습니다. 그리고 교황 베네딕토 15세(1914~1922년 재위)는 제1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수많은 전사자를 위해 기도하도록 모든 사제에게 이 특전을 주었습니다.
위령의 날을 중심으로 11월 1일부터 8일까지 묘지를 방문하여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신자들은 연옥 영혼에게 양도할 수 있는 전대사를 받습니다. 통상적으로 전대사를 받기 위해서는 ① 영적 조건으로 고해성사를 보고, ② 성사적 조건으로 영성체를 하며, ③ 기도 조건으로 교황님의 지향에 따라 기도를 바쳐야 합니다.
[2025년 11월 2일(다해)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의정부주보 8면] 0 14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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