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ㅣ교회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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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 산책: 송경의 하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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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 산책] 송경 <하늘> 무지개를 향해 날다
“하늘이 없이 우리는 하루도 아니 한시도 살 수가 없다. 하늘 위 태양이 있어 빛이 있고, 방을 밝히는 달이 뜨고 별 있어 하늘에 산다. … 구름, 비, 바람을 필요에 따라 주시게 하는 하늘에 감사드린다. 하늘을 우러러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떨린다. 무한히 열려 있는 끝없이 영원한 나라 있어 하늘의 사랑은 흐른다.”(2004년 5월)
성미술 작가 송경(클라라·1936~2022)의 신앙관과 예술관을 한눈에 보여주는 작품, <하늘>을 살펴봅니다. 높이가 무려 162cm에 이르는 대작으로 빛과 섬세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작품이지요. 예로부터 이 세상에서 시간이 다하면 긴 항해를 하여 하늘에 이른다고 믿었습니다. 차마 하늘을 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인간에게 새는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자, 하늘과 지상계를 자유로이 오가며 서로 이어주는 메신저이자 ‘자유’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먼 옛날 노아가 육지를 찾아 날려 보낸 동물 역시 비둘기, 바로 새였지요.
여기 황금빛 하늘을 자유로이 나는 새가 있습니다. 좌측 앞에 드리워진 환상적인 무지개를 향해 날개를 활짝 펼치고 유유히 나는데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행복한 모습이네요. 그 아래 지상에는 굽이굽이 산새가 우거진 오색찬란한 자연이 펼쳐지고, 산 중턱의 꽃이 만발한 들판의 아이들이 순백의 양들, 신비로운 생명체들과 함께 뛰노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이는 바로 송경이 유년 시절을 보낸 서울 삼청공원을 연상시킵니다. 유다계 러시아 화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이 평생 그리워하며 화폭에 담은 고향마을 비테브스크와 같이 말이지요.
작가 송경 하면, ‘순수’와 ‘자유’의 두 단어가 떠오릅니다. 순수와 자유는 우리가 삶에서 간직하고 추구해야 할 최상의 가치이자 꿈이지요. 이 세상은 도무지 알 수 없는 난해한 예술과 철학이 난무하지만, 가장 높은 경지는 진정한 순수에 이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는 어린이같이 되어야 좁은 문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성경 말씀과 일맥상통할 것입니다.
(원고 넘치면 이 문단 온라인) 다음은 성미술계의 어른이신 최종태(요셉) 선생님의 목소리입니다. “송경의 그림을 보면서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인생이 무엇인가 또 종교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체로 우리들은 신앙과 예술과 삶이 서로 각각인 생활을 한다. 그래서 송경이라는 어떤 삶이 특이하게 보이는 것 같다.”(1997년)
날이 갈수록 순수의 가치를 상실해 가는 오늘날 삶, 예술과 신앙이 일치된 송경의 작품이 더욱 특별하고 귀하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저 멀리 한 마리의 새가 되어 빛 속을 나는 송경을 만납니다. 하느님 품에서 자유를 만끽하는….
[가톨릭신문, 2026년 1월 11일, 박혜원 소피아(서울가톨릭미술가회 회장)] 0 4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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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경 <하늘>, 1998년, 캔버스에 유채, 162x111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