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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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말씀의 우물: 누구를 위한 성모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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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우물] 누구를 위한 성모송?
성모송은 성경 어디에 나올까요? 또 누구를 위한 기도문일까요? 우리가 미사를 비롯하여 기도를 시작하고 마칠 때 바치는 가장 짧은 기도문인 십자성호가 마태오복음 28장 19절에서 나왔듯이, 성모송 앞부분도 루카복음 첫 장에서 나왔습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를 찾아가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 1,28) 하고 인사합니다. 뒤이어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하자,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 차, 성모님께 찬미가를 읊어 올립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루카 1,42) 성모송 전반부는 천사의 인사와 엘리사벳의 인사가 합쳐져 이루어집니다.
성모송 후반부는 성모님께 올리는 기도입니다. 이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하며 주님께 올리는 기도와는 모양새가 다릅니다. 주님께 올리는 기도는 “베푸소서!”라는 형식으로 직접 청원 양식인 반면, 성모님께는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우리 대신’ 또는 ‘우리를 위하여’ 주 하느님께 전해달라는, 빌어달라는 전구기도입니다.
아울러 루카복음 첫 장에 나오는 두 여인의 만남은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여인의 만남입니다. 그때 태중에서는 선구자 요한 세례자와 온 인류의 구세주 예수님께서 만나십니다. 엘리사벳은 외칩니다.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요한 세례자)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루카 1,44)
그렇다면 성모송은 누구를 위한 기도문인가요? 전반부가 성모님 찬가라면 후반부는 청원기도입니다. ‘여기서 지금(hic et nunc)’ 성모송을 봉헌하는 나 자신과, 믿는 이들과, 나아가 온 인류를 위한 기도입니다. “저희 죽을 때에”라는 표현은 우리 모두에게 쉴 새 없이 매 순간 한 발짝씩 다가오는 죽음을 보다 잘 준비하도록 주 하느님께 전구해 달라고 도움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저는 2001년 안식년 어느 날 성모송의 참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아, 성모송은 우리 믿는 이들과 온 인류를 위하여 주 하느님께 빌어달라는 기도구나”라는, 평범하면서도 깊은 뜻을 깨닫는 축복을 누리게 됐죠. 특히 ‘이제(nunc)’와 ‘우리 죽을 때에(et in hora mortis nostrae)’라는 표현 안에서 그저 쉼 없이 주님께 전구해 달라는 뜻을 마음 깊이 새기게 됩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이제(지금)’를 한순간도 벗어나지 못하고 그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성모송을 봉헌하는 우리는 성모님께 실로 엄청난 부탁을 드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지금부터 죽는 순간까지 나와 우리 모두의 참 행복을 주님께 끊임없이 빌어달라는 기도니까요.
[가톨릭신문, 2026년 1월 11일, 신교선 가브리엘 신부(인천교구 원로사목·성사전담, 성서주석학 박사)] 0 12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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