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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절제하며 검소하게 참행복을 누리는 삶,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 선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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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8-20 ㅣ No.1877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절제하며 검소하게 참행복을 누리는 삶,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 선택하기

 

 

책상 위에 십여 개가 넘는 필기구가 놓여 있습니다. 구매한 것도 있지만 행사 때 받은 볼펜도 여러 자루입니다. 연필 한 자루가 참 귀하고 공책의 겉장에도 줄을 그어 빼곡히 글자를 채워 쓰던 시절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지나간 지 오래입니다. 참 풍요로워진 것 같습니다. 너무나 값싼 옷이 쉽게 구매되고 쉽게 버려집니다. 수년간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이 일회용처럼 쓰이고 버려지는 이 시대는 분명 지속할 수 없는 문명의 시대입니다. 사용하는 물건은 자주 바뀌고, 양도 풍족하지만, 우리의 삶이 질적으로 얼마나 나아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찬미받으소서’ 여정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는 지속 가능한 삶의 양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검소한 생활은 필수적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검소한 생활로 우리를 이끄는 중요한 덕인 절제가 지난 세기에는 긍정적으로 여겨지지 않았다고 평가하십니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절제하는 삶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 결과 ‘환경의 불균형’, 즉 생태계 위기가 찾아왔다는 것을 회칙 「찬미받으소서」(이하 LS) 224항에서 분명하게 지적하십니다.

 

교황께서는 검소한 삶에 관해 설명하시며 프란치스코 성인의 예를 드셨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청빈과 검소는 피상적인 금욕주의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것입니다. 곧 실재를 단지 이용하고 지배하는 대상으로 삼는 것을 단념하는 것입니다.”(LS, 11항)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당연하게 이용하고, 우리가 그들의 지배자인 듯 대하는 피조물이 얼마나 많습니까? 우리는 다른 피조물을, 때로는 동료 인간마저도 나와 같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주체적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만 객체로, 이용할 대상으로, 이익을 얻을 때만 가까이하는 존재로만 여기지는 않았습니까?

 

더 나아가 교황께서는 검소함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바로 “적은 것으로도 행복해지는 능력”이라고 제안하시며, “검소함은 우리가 작은 것들의 진가를 차근차근 알아볼 수 있게 하고, 삶이 우리에게 주는 기회들에 감사하면서 내 것에 집착하지 않고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하여 탄식하지도 않게 합니다.” 하고 강조하십니다.(LS, 222항) 많은 것의 소유가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리스도교 영성은 검소하게 절제하며 사는 삶이 참행복으로 이르는 길임을 가르칩니다.

 

우리는 어떤 것을 구매하든 절제할 수 있습니다. 이미 구매한 것은 오래 사용하고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보는 것을 절제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사용과 텔레비전 시청을 줄일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을 절제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양의 음식만 준비하고, 육식도 줄일 수 있습니다. 방문하는 곳을 절제할 수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해외여행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생산을 절제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만들고, 생산한 것은 공동의 집 지구에 해가 되는 폐기물로 남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질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행동이 쓰레기를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며, 우리가 이미 가진 것에 집중하여 이웃과 더불어 참행복을 누리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2022년 8월 21일(다해) 연중 제21주일 서울주보 5면, 백종연 바오로 신부(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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