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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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묵주기도의 기도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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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4-02 ㅣ No.1140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 묵주기도의 기도문 (1)

 

 

묵주기도 기도문의 구성

 

묵주기도의 순서와 방법은 특정 기도문의 형식이나 지역 공동체의 관습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묵주기도의 교과서라고 부를 수 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라는 교서에는 묵주기도의 순서와 방법적인 부분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교서, 27항-38항 참조) 묵주기도의 기도문의 순서는 이러합니다.

 

1. 시작기도 : ① 성호경(십자가에 친구) ② 신경 ③ 주님의 기도 한 번 ④ 성모송 세 번 ⑤ 영광송 한 번 ⑥ 구원을 비는 기도 한 번

 

2. 본기도 : ① 신비 선포 ② 성경 봉독 ③ 침묵 기도 ④ 주님의 기도 한 번 ⑤ 성모송 열 번 ⑥ 영광송 한 번 ⑦ 구원을 비는 기도(짧은 마침기도) 한 번 ⑧ 연속되는 신비들(①에서 ⑦까지의 기도 순서 반복)

 

3. 마침기도 : ① 성모찬송 ② (십자가에 친구) 성호경

 

묵주기도 순서와 방법을 참고로 하여 시작기도, 본기도, 마침기도로 구분한 것은 묵주기도를 좀 더 쉽게 이해하고자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시작기도 부분에 십자가를 잡고 바치는 신경은 한국 교회 안에서의 전통은 기본적으로 ‘사도신경’을 바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매일미사 9페이지, ‘로마 미사 통상문’ 신경고백 부분)과 시편 70(69)편의 첫 구절인 ‘하느님, 절 구하소서. 주님 어서 오사 저를 도우소서.’하고 ‘사도신경’ 대신에 묵주기도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성은 마침기도에서도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는 ‘성모찬송’으로 묵주기도를 마무리하는 마침기도를 바치는데, ‘성모찬송’만이 아니라 ‘성모 호칭 기도’나 ‘교황님의 기도 지향’으로 기도를 마무리 할 수 있습니다.(매달의 ‘교황님의 기도 지향’이 일반 지향이나 선교 지향으로 ‘매일미사 1페이지’에 공지되어 있습니다. 또는 교황님의 기도 지향에 따라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으로 기도합니다.) 시작기도와 마침기도에 추가된 기도문은 각 지역 교회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바치고 있는 묵주기도를 이해하고 수용하고 있습니다.(교서, 37항) 이러한 기도 형식은 교회의 주요한 기도의 전통을 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례의 고유한 형태를 유지하며 기도를 풍요롭게 해줍니다.

 

 

묵주기도의 기도문

 

묵주기도를 구성하는 소리 기도는 기도문 자체로 보자면 일곱 가지 기도문을 바치게 됩니다. 일곱 가지 기도문은 이와 같습니다. ① 성호경 ② 신경 ③ 주님의 기도 ④ 성모송 ⑤ 영광송 ⑥ 구원을 비는 기도(짧은 마침기도) ⑦ 성모찬송.

 

‘일곱’이라는 수(數)는 성경(聖經)과 성전(聖傳)에서 가장 중요한 상징 중에 하나입니다. 구약성경에서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강복하신 것은 이렛날(창세 2,3)이었던 이유로 이스라엘은 일주간을 칠 일로 정하였으며, 칠 년째 되는 해는 땅에 안식을 주지 않으면 안된다(창세 25,4)고 정하여, 칠 년마다 안식년을 지냈습니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일러주신 등잔대도 일곱 개의 등잔을 얹는 일곱 개의 가지가 있었습니다.(민수 8,2) 신약성경에서 예수님께서는 일곱 개의 빵을 쪼개어 군중을 배불리 먹이셨고 그 부스러기가 일곱 바구니나 남았으며(마르 8,5-10), 일곱 번씩 일흔 번까지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18,21-22)

 

교회는 일곱 가지 죄의 뿌리인 칠죄종(七罪宗: 교만, 인색, 음욕, 탐욕, 질투, 분노, 나태)과 성령 칠은(聖靈七恩: 지혜, 이해, 의견, 지식, 용기, 효경, 외경)을 가르치며, 교회의 일곱 성사(세례, 견진, 성체, 고해, 병자, 혼인, 성품)를 말해줍니다. 셋은 ‘하느님의 세계’를 넷은 ‘자연’을 의미한다고 했는데, 일곱은 하느님의 세계인 셋과 자연의 세계인 넷을 합친 ‘완성’을 의미합니다.([성서의 상징] 참조.)

 

묵주기도는 기도 중의 기도로 첫째가는 신심을 드러냅니다. 그래서 가장 완전한 기도 구성을 일곱 가지 기도문으로 표현한다고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기도문들은 묵주기도의 의미와 기도의 목적을 말해줍니다. 묵주기도는 일상적으로 바치는 기도문으로 구성되어 누구든 쉽게 따라 하고 사랑하는 기도입니다. 그래서 단순하지만 심오한 이 기도는 커다란 효과를 지닌 기도로서 성덕의 열매를 거두게 하며, 또한 믿는 이들로 하여금 묵주기도를 통하여 풍성한 은총을 얻게 합니다.

 

① 성호경

 

+ (십자성호를 그으며) 성부와 성자의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묵주기도를 시작하는 기도문은 묵주를 들고 ‘큰 십자성호(十字聖號)’를 그으며 성삼위의 호칭을 부르는 기도문인 ‘성호경’(聖號經)입니다. 성호경은 기도나 전례를 시작하고 마치는 표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성부, 성자, 성령 삼위(三位)가 한 분(一體) 하느님이심을 가리키는 고백입니다. 성삼위의 호칭과 함께 십자표를 긋는 ‘십자성호’는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온전히 삼위일체 신앙이 드러났으며,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주님이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아멘’ 하고 성호경을 마치는 것은 전례나 기도에서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는 ‘그렇습니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십자가를 그으면서 바치는 성호경은 우리를 주님의 현존 속으로 데려가 그분의 힘을 얻게 함으로써 기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려 줍니다. 그러므로 십자성호는 기도의 시작과 끝에 긋는 단순한 형식이 아닙니다. 우리를 하느님께로 가까이 이끌어 주고 그분과 함께 걷고 기도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신성한 행위입니다.

 

묵주기도에서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성호경을 기도하며, 우리가 바치는 묵주기도가 삼위일체 하느님을 향하는 여정임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성호경이 첫 번째 기도로 자리하게 됩니다.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라고 하느님께 부르짖는 기도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묵주기도는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입니다.

 

묵주기도를 성모님께 바친다는 말은 성모님께서 우리와 함께 기도해 주신다는 의미입니다. 거룩한 십자성호로 자신을 축복하고, 성호경을 바치며 십자가의 갑옷을 입고 세상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나를 구원하는 힘을 얻습니다.

 

+ 묵주기도는 일상적으로 바치는 기도문으로 구성되어 누구든 쉽게 따라 하고 사랑하는 기도입니다. 묵주기도를 구성하는 소리 기도는 일곱 가지 기도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묵주기도에서 십자성호를 그으면서 성호경을 기도하는 것은 우리가 바치는 묵주기도가 삼위일체 하느님을 향하는 여정임을 고백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4월호, 박상운 토마스 신부(전주교구 여산성지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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