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월)
(백)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진리의 영이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예화ㅣ우화

[나눔]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미국의 갑부들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500

아름다운 미국의 갑부들 - 상속세 폐지 추진 반대


"상속세를 없애면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을 대가로 갑부들 자녀들만 살찌게 할 것이다."

 

 

"상속세가 사라지면 노력하는 사람이 아니라 물려받은 게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다. 그런 식의 귀족사회가 되면 안된다." 급진적인 평등주의자나 사회 하층계급의 불평이 아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억만장자들이 이런 말을 했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의 갑부 1백 20명이 상속세를 폐지하면 안된다는 대대적인 운동을 시작했다고 14일자 1면 기사로 보도했다. 이런 움직임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1조6천억달러 감세안을 내걸고 2009년까지 상속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 운동에 서명한 사람들의 명단이 깜짝 놀랄 만하다.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석유왕 록펠러의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 가족, 월가를 대표하는 투자가 워런 버핏, 억만장자 아그네스 군드 등 하나같이 쟁쟁한 부자들이다. 이들 갑부는 오는 18일엔 뉴욕 타임스의 의견 난에, 그 뒤에는 다른 신문들에도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는 대대적인 광고를 낼 계획이다.

 

부자들이 속으론 상속세 폐지를 좋아하면서 체면치레로 한번 해보는 행동이 아니란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의 아버지 윌리엄 게이츠는 "상속세를 폐지한다는 얘길 듣고 너무 화가 났다" 며 "회사일만 아니라면 백만장자들 압력단체를 만들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상속세를 폐지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논리는 다양하다. 우선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것. "만일 상속세를 없애면 그 부족한 재원만큼을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걷어야 한다. 사회복지나 의료보험을 축소하고, 환경개선을 소홀히 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게 된다" 는 주장이다. 철학적 차원의 주장도 있다.

 

워런 버핏은 "나는 죽으면 재산 전부를 사회에 환원할 것" 이라며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에선 67만 5천달러 이상부터 약 37%의 상속세를 물어야 하고 3백만달러가 넘으면 세율이 55%를 넘어간다. 부시 대통령은 우선 2006년까지 면세기준을 67만5천달러에서 1백만달러로 늘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대표하는 부자들은 "그러면 건강한 민주주의가 안된다" 고 반발한다. 미국이 부자들이 존경받는 건강한 사회가 된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 2001년 2월 16일, 뉴욕=신중돈 특파원]



4,35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