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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ㅣ구역반

소공동체 활성화 우수사례 수상작: 주님! 이것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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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9-23 ㅣ No.106

[소공동체 활성화 우수 사례 수상작] “주님! 이것 맞지요?”

 

 

찬미 예수님!

 

먼저 부족한 저에게 이 글을 쓰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옥수동 성당 13구역 4반 반장입니다. 반장을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참으로 보람을 느끼는 봉사가 반장이라고 생각하며 늘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반장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반은 총 26세대이며 구성원은 장사를 하시는 분, 맞벌이 부부, 손주를 봐 주시는 분, 쉬고 계신 분, 초등생을 두신 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업주부는 몇 안 되어서인지 반 모임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반장인 저도 일하는 입장이라 평일에 하던 반모임을 토요일로 바꾸었고, 바쁜 와중에도 저를 도와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이아녜스 자매님과 박유스티나 자매님이 힘이 되어 3~4명으로 반 모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반장인 제가 잘 무장되어 있어야 어려움과 상처를 이겨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가능하면 본당 월례회의나 교구 교육은 꼭 빠지지 않으려고 휴가를 냈으며, 교육내용은 반원들과 영적으로 공유하고 싶어서 정성껏 전달했습니다. 반모임 전화와 방문은 인내를 가지고 참석 유무에 관계없이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참석 못한다는 말을 더 많이 들었지만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분께는 더 열심히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나 반모임은 좀 체 활성화 되지 않고 침체됐으며 반복되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반장인 저는 전달사항만 전하는 일꾼으로 바뀐 것 같아 무기력함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함께 해주는 3~4명의 반원들을 위해 용기를 다시 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반모임 활성화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반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다 바쁘다, 그렇다면 안 바쁜 날은 언제일까? 그래서 반모임에 대한 이런 역발상을 해보았습니다. 직장 쉬는 날, 장사 안하는 날, 학교와 유치원 안가는 날, 남편 집에 있는 날, 취미 생활 안하는 날, 약속 없는 날, 시간도 중요, 장소도 중요, 요일도 중요. 저는 교적을 다시 보고 전체 반원들의 가족사항도 다시 정리하며 여러 가지 파악한 결과, 모든 분이 주일 저녁 8시면 식사 끝나고, 다음날을 위해 쉬는 시간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전 주님께 “주님! 이것 맞지요?”하며 지혜를 달라고, 아직은 누군지 모르지만 저의 마음을 알아주고 저와 한마음이 되어 협조할 수 있는 분을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먼저 그동안 반모임에 잘 참여해주신 반원들에게 위의 시간과 요일의 의견을 물었더니 좋은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시간과 요일 때문에 참석 못한 6~7명에게도 위의 내용을 여쭤본 결과 괜찮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그 때 문득 다른 구역에서 저희 구역으로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신마틸다 자매님이 생각났습니다. 전 구역에서도 열심이셨고, 장사하시는 분이라 반모임엔 참석 못하지만 성당 행사 때엔 적극적으로 협조를 잘해주시는 분이었습니다. 일요일은 쉬면서, 자녀분을 모두 출가시켜 혼자 사시는 그분이 왜 갑자기 생각났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때마침 성당 기공식 선물 전달물이 있는데, 낮엔 대부분 안 계셔 저녁 때 주로 방문을 해야 얼굴도 보고, 소식도 전해줄 수 있어, 오늘 방문 때 장소 제공과 요일, 시간대를 부탁해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일요일 낮 미사 때 지향을 두고 미사봉헌을 한 후 방문을 했습니다. 전 조심스레 한 달에 한 번 반모임을 할 수 있게 장소 제공 및 시간 요일을 여쭤 보았습니다. 그 순간 반겨주시며 왜 한 달에 한 번만 하느냐, 매주 하면 안 되느냐고 오히려 저한테 반문하셨습니다. 전 정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가슴이 뭉클했으며 온 몸에 따뜻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무겁던 기공식 선물이 왜 이렇게 갑자기 가벼워졌는지 깜짝 놀라 혹자매님 댁에 빠뜨렸나 확인해 보았지만 숫자는 그대로였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제가 더 열심히 봉사하겠습니다.

 

그 날 방문을 통해 첫 모임의 날짜와 요일, 시간, 장소를 전달하면서 다시 한 번 온 마음을 다해 주님께 향해 있으면 주님께서는 다 들어주시는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10월 31일 시작으로 몇 년 동안 3~4명이 하던 반모임을 9~10명으로 상상도 못했던 일을 주님께서 저희에게 기적을 보여 주셨습니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반원들의 변화입니다.

 

+ 연세가 많아 민폐를 끼친다며 참석을 거부하신 비올리나 자매님도 주님께서 인도해주심에 감사하며 참석하셔서 남은 삶을 주님께 의지하며 사신다며 좋은 말씀으로 저희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계십니다.

 

+ 초등생을 둔 정아녜스 자매님도 저녁시간이지만 시어머님께 혹은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빠지지 않고 참석하셔서 젊은 엄마로서의 활기찬 부위기를 이끌어 주시고 계시고,

 

+ 세례 받으신지 얼마 안 되지만 성가대 활동 열심히 하시는 양젬마 자매님도 잘 참석해 주셔서 자신의 체험담을 얘기할 땐 각자의 처음 세례 때를 떠오르게 합니다.

 

+ 회계를 맡은 허엘리사벳 자매님은 영적으로 성장한 모습이 반모임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하며 얼마 안 있으면 다른 구역으로 이사가지만 거기서도 열심히 하시리라 저희 반원들은 믿습니다.

 

+ 박안젤라 자매님은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시어 참석해 주셨는데 일요일 수업지도가 있어 당분간 못 뵈지만 저희 반원들은 기도할 것이며 맏언니로서 포근함을 느끼며 기도로서 저희들을 잘 이끌어 주셨습니다.

 

+ 제가 반장을 잘 할 수 있게 이끌어주신 박유스티나 자매님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체험을 통해 우리 반원들이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인간미가 철철 느끼게 하는 이아녜스 자매님은 반모임을 통해 주님께 더욱 더 가까이 가게 됐으며 모든 것이 다 감사하며 안나 자매님의 이끄심으로 레지오 활동과 병원봉사로 더욱 깊어진 신앙심이 보기 좋았습니다.

 

+ 반모임에 처음 나오신 신유스티나 자매님은 고등학교 때 세례 받고 쭉 쉬시다가 반장님 전화 받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 하시면서 기도시키면 어떡하지 걱정 반으로 오셔서 신앙생활 제대로 못했다고 죄송하다고 하시면서 초등3학년생 자녀는 첫 영성체를 꼭 받게 하겠다며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에 이것이 정말 반장의 역할임에 보람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 끝으로 장소 제공자인 신마틸다 자매님, 겸손하시고 모든 것을 주님께 돌리며 성모님 사랑이 유난히 깊으신 분. 강도를 만나 칼을 들이대는 순간 쥐고 있던 묵주만을 가슴에 끌어안고 땅에 꼬꾸라진 체험담을 들었을 땐 정말 성모님의 사랑을 전 반원들이 온 몸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이렇게 주일 저녁 8시에 시작하여 10시에 끝나는 반모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영적으로 성장 시킬 수 있는 반모임에 직장인들과 사정이 있어 함께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구역장님과 다른 반 반장님들과의 모임을 통해 반모임에 참석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저희들을 하나로 모아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소공동체 길잡이, 2011년 5월호, 옥수동 성당 김선옥 아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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