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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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부활과 재림, 그리고 인간 구원: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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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4-12 ㅣ No.578

[특별기고] 부활과 재림, 그리고 인간 구원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교 신앙도 없을 것이다. 부활은 신앙의 핵심이다. 신앙인들은 부활을 믿는 만큼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 즉 재림(再臨)도 믿고 고백한다. 그리스도의 부활과 재림은 어떻게 연관되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다룬 특별기고를 싣는다.

 

사람은 죽은 다음에 어떻게 되는가?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사람은 죽은 다음에 살아생전의 삶에 따라서, 즉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믿었는지, 그분이 말씀하신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얼마나 잘 실천했는가에 따라 천국, 연옥 혹은 지옥에 가게 된다. 착한 사람은 천국에, 악한 사람은 지옥에, 그리고 천국에 가기엔 모자라지만, 지옥에도 가지 않을 사람들은 연옥에 가게 된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가고 싶어 하는 ‘천국’이란 도대체 어떤 곳인가?

 

‘천국’(天國)은 ‘하느님 나라’의 한자식 표기인데, 비슷한 단어로 ‘천당’이 있다. 그리고 천국과 의미상 비슷한 단어는 ‘구원’, ‘영원한 생명(영생)’, ‘천상 교회’, ‘부활’ 등이 있다. 즉, ‘주님 부활 대축일’에 우리가 기념하는 예수님의 부활은 인간이 죽음 후에 맞게 될 구원, 영원한 생명, 천국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 하느님 말씀대로 살았던 사람들의 미래 모습을 미리 보여 주신 것이다. 하느님 때문에 고통을 겪고, 십자가를 지고 사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주시는 희망의 약속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진짜 부활하셨나?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는가? 게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다시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된다는 것을 어떻게 믿고 이해할 수 있을까?

 

예수님이 어떻게, 어떤 과정을 통해 부활하셨는지에 대해서 누구도 알 수 없다. 그 상황을 목격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봤다는 수많은 목격자들이 성경에 나와 있다. 특히 부활의 ‘목격 증인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고 새로운 삶을 살았다.

 

부활 과정은 잘 몰라도, 부활하신 이유는 알 수 있다. 부활의 이유는 바로 인간의 구원 때문이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구원과 완성을 계획하셨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정확한 길과 방법을 보여 주셨다.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6) 인간은 언제 은총을 받고, 어떻게 구원을 받는가? 예수님에게 모든 답이 있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 하느님과 일치하는 것!

 

알브레히트 알트도르퍼 ‘그리스도의 부활’(1516년).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는 천사가 알려 준 예수님의 이름에서 확실하게 드러났다. ‘임마누엘’(immanu 우리와 함께 + El 하느님)이라는 이름은 인간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알려 준다. 예수님이 바로 ‘인간과 함께하시는 하느님’이고,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은 인간이 돼 이 땅에 오셨고, 우리와 함께 사시는 동안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주셨고, 보여주셨다. 특히 고통과 십자가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보여 주셨다. 하느님과 함께하셨던 그분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었고, 결국 부활하셨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복음 선포도 헛되고 여러분의 믿음도 헛됩니다”(1코린15,14).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그리스도교 신앙을 알게 됐고, 지금은 언젠가 ‘재림하실 예수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재림’이란 과연 무엇인가?

 

‘사도신경’에는 모든 신앙인이 믿어야 하는 내용, 즉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가장 중요한 증언이 들어 있다. 성부의 세상 창조, 예수님의 강생, 십자가 사건, 부활, 그리고 재림에 대해 고백하고 있다.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우리가 매 주일 미사 때 사도신경을 통해 기도하는 것처럼, 예수님은 언젠가 재림하실 것이고, 예수님이 재림하는 이유는 예수님을 믿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서다.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 세상의 종말이 오고, 최후의 심판이 이뤄지며, 믿는 이들에게는 구원이 완성된다.

 

각 사람은 죽음 다음에 즉시 ‘개별심판’, 곧 ‘사심판’(私審判)을 받게 된다. 살아 있던 동안의 행실과 믿음에 대한 셈을 치르는 것이 개별심판이다. 개별심판이 인간 각자의 죽음 직후에 이뤄지는 것이라면, 최후의 심판 내지 공심판(公審判)은 세상 종말에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에 있게 될 심판이다. “그때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역사 전체에 대한 당신의 결정적인 말씀을 선포하실 것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040항) 최후 심판은 결국 하느님의 정의가 승리한다는 사실을 드러낼 것이며, 당신의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다는 것(아가 8,6 참조)을 드러낼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재림은 언제 이뤄지나? 정답은, ‘아무도 알 수 없다!’이다. “그러니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마태 24,44), “주님의 날이 마치 밤도둑처럼 온다는 것을 여러분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1테살 5,2), “그러나 그 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른다.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로지 아버지만 아신다.”(마태 24,36)

 

가끔 이단들이 성경을 마음대로 해석한 후, 재림에 대해 특정한 날짜를 이야기하거나, 아니면 자기 교회에 나와야만 구원 받는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참으로 우스운 이야기일 뿐이다. 마치 한 개인이 하느님의 뜻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떠들거나, 아니면 교회를 통해 주어지고 전달된 공적 계시 이외에 다른 사적 계시를 더 중요시한다면, 그리스도교 신앙은 훼손되고, 이단이 시작된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 이외에 인간이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재림이 언제 이뤄지는가에 대해서 인간은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관여할 수 없다. 단지 우리는 예수님이 재림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재림의 이유는 의인과 악인을 구분해서, 의인을 구원하고 악인을 심판하는 것이다.(참조 요한 14,2-3; 2코린 5,10) 예수님의 재림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 구원이 완성되는 것이고, 바로 그때 하느님 나라가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며, 비로소 하느님의 완전한 통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의인들은 구원을 받고, 죄인들은 심판을 받는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의 우리 같은 죄인들은 어떻게 되는가? “당신께서 제 영혼을 저승에 버려두지 않으시고 당신의 거룩한 이에게 죽음의 나라를 아니 보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2장 27절에서는 다윗의 기도를 인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이 가질 수 있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의인들은 물론이고, 우리 같은 죄인들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 우리도 구원을 희망할 수 있다. 죄인들은 교회의 도움을 통해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고,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할 수 있다.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 즉 예수님이 하신 말씀을 우리 귀와 마음으로 잘 듣고, 또 예수님의 몸을 우리 안에 잘 모시면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매일 거행되는 미사 중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신앙의 신비여!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몸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고, 죽은 다음에, 그리고 예수님의 재림 때도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죽은 이들을 그분과 함께 데려가실 것입니다.”(1테살 4,14)

 

[가톨릭신문, 2020년 4월 12일, 조한규 신부(가톨릭대학교 교의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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