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기타 자료 기타 가톨릭자료실 입니다.

2005년도 평신도주일 강론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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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사도직협의회 [clak] 쪽지 캡슐

2005-11-07 ㅣ No.211

2005년도 평신도주일 강론자료 입니다.

필요하신분들은 자료를 다운받아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살아있는 인간은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1.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서른여덟 번째 맞이하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어머니이신 교회의 배려 속에 평신도가 주일 강론대에 올라와서 그리스도 신자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말씀드리게 된 점, 하느님과 교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우리 시대에 가장 뚜렷하게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생명의 문제와 관련해서 여러분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2. 우리나라에서 임신할 수 있는 여성의 연간 임신중절수술, 다시 말해서 낙태하는 여성이 엄청나게 많고, 전체 낙태수술 여성 가운데 미혼여성이 42%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 기혼 여성 3명 중 1명이 낙태한 경험이 있고, 낙태하는 이유가 ‘자녀를 원치 않아서’나 ‘터울 조절을 위해서’라고 응답합니다. 우리나라가 ‘낙태 왕국’이라는 불명예와 저출산 문제까지 안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고 나라의 장래를 위해 매우 염려스러운 일입니다.

  연약하고 방어 능력이 없는 수많은 사람들, 특히 태어나지 않은 아기들의 생명에 관한 기본권이 짓밟히고 있는 이 현실 앞에서 교회는 침묵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개개인과 모든 사람들에게 절박하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모든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사랑하며, 그것을 위해 봉사하십시오! 오직 이 방향에서만 당신은 정의, 개발, 참된 자유, 평화와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생명의 복음’ 5항).


3. 이와 같은 교회의 가르침에서 볼 때,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배아복제연구’는 생명을 그르치는 일이 분명합니다. 이는 인간 생명을 위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생명을 저해하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인간 배아는 존엄한 인간 생명의 시작이므로 결코 실험실의 연구 조작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배아는 생명이고, 우리는 모두 배아였습니다. 난치병 치료가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배아복제 실험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 생명인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할 것이 아니라, 탯줄에서 추출하는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난치병 치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하는 점에서, 우리 가톨릭교회는 이 방향에서 연구를 지원하며 장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4. 생명은 언제나 선한 것이며,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인 생명은 살아있는 다른 피조물들에게 주신 생명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인간, 즉 살아있는 인간이 바로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인간은 인간 자신과 창조주를 결합시켜주는 긴밀한 유대에 바탕을 둔, 고결한 품위를 부여받았으며, 하느님께서 인간 안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기 때문입니다(‘생명의 복음’ 34항 참조).

  그런데 우리 사회, 우리 주변은 반생명적인 생각과 행동이 ‘죽음의 문화’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에 24.2명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습니다. 특히 청소년과 노인층의 자살이 심각합니다. 그런가하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 면에서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고, 아직도 사형제도가 존속되고 있습니다.

  인간 생명은 좋은 목적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결코 인위적으로 박탈해서는 안 되는 가장 존엄한 것입니다. 또 아무리 흉악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극형으로써 목숨을 앗아버리기보다는 회개와 속죄의 기회를 주는 것이 복음정신이고 훨씬 더 인도적이기 때문에 사형제도는 폐지돼야 합니다.

 

5. 형제자매 여러분,

  겉으로 보이는 것만 중히 여기고, 보이지 않는 것은 하찮게 여겨 무시하는 데에서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고의 가치인 생명 자체보다는 생명에 봉사해야 할 이차적 가치들을 더 중요시하고, 그래서 가치관이 전도되고 죽이는 문화, 죽음의 문화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렇듯 그릇된 가치관을 바로잡고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꾸어야 할 시대적 사명이 우리 평신도들에게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생명을 지키는 일에 앞장 서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우리는 관리인’일 뿐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바로 이 점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복음에서 종들이 주인으로부터 몇 달란트를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받은 달란트를 어떻게 활용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생명을 지키는 이로서 우리가 받은 달란트가 얼마인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나 단체적으로 각자가 처한 위치에서 어떻게 소임을 수행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먼저 가정에서부터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자녀들에게 생명의 존귀함을 가르쳐 줍시다. 인간 생명은 임신하는 순간부터 자연적 죽음에 이르기까지 결코 훼손할 수 없는 존엄한 존재임을 깨우쳐 줍시다. 눈에 보이지 않고 별것 아니라고 해서 함부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인간 생명뿐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것에 경외심을 갖고 사랑으로 대하도록 가르쳐 줍시다.


6.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우리 평신도들은 세상에서 생명의 파수꾼 직분을 수행하는 데도 결코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낙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주위 사람들에게 태아 생명이 존엄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줍시다. 난치병 치료를 위한 배아복제가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배아 역시 존엄한 인간 생명으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며, 난치병 치료를 위해서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얼마든지 연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줍시다. 죽을죄를 지은 사람일지라도 생명의 주인은 하느님이시므로 사형으로 목숨을 빼앗기보다는 회개하고 속죄할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합시다. 삶의 의욕을 상실한 채 죽음을 선택하려는 이들에게는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고, 아무리 힘들어도 죽음보다는 삶이 아름답다고 말해줍시다. 아니, 우리가 나서서 그들에게 삶의 의욕을 불어넣어 주고, 용기와 희망을 심어 줍시다. 아무리 힘들고 실망스러워도 삶이 더 의미 있다는 것을 사랑의 행동으로 보여줍시다.

  살아있는 인간은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7. 오늘 평신도들의 큰 축제날인 서른여덟 번째 평신도 주일을 맞이해서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축하의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서로 축하합시다.

  끝으로, 오늘 두 번째 봉헌하는 헌금은 평신도사도직 활동을 위해 쓰인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형제자매 모든 분께서 기꺼이 동참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11월 13일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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