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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회사 에세이9: 선교에 미친 사회적 영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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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02 ㅣ No.703

교회사 에세이 (9) 선교에 미친 사회적 영향들

 

 

선교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선포하는 신앙적 행위라는 직접적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선교가 ‘복음’이 하나의 상품처럼 소식을 듣는 이들에게 안겨지고 그들은 기호에 따라 그것을 선택하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선교는 선포자와 그리고 그 선포의 내용이 그 시대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상호작용하는 사회적인 행위이기도 합니다. 


사도들과 초기 설교자들 그리고 신앙인들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투신한 세상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과 비교할 때 많은 점에서 달랐습니다. 당시의 세상과 그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방식을 이해할 때 우리는 좀 더 그리스도교 선교를 역사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헬레니즘 세상의 구조는, 통치와 기능에 있어서 가족(부족)의 우두머리를 따르는 안정적이고 가족적인 구조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그 조직에서 구성원 각자의 독립성은, 예를 들면 종교나 사회적 부문에 있어서의 개인의 선택은, 제도와 위계에 의해서 강력하게 제한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의 선교는 이런 '사회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면 그리스도교로의 개종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고 주로 어떤 이들이 그리스도교의 복음을 받아들였을까요?

성경에도 언급되듯이 “회당장 크리스포스는 온 집안과 함께 주님을 믿게 되었습니다”(사도 18,8)라는 표현처럼 개인적인 개종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런 경우도 매우 일반적인 경우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특히 히브리인들에게서 흔하였고, 이방인들의 경우는 주로 개별적인 개종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방인들의 경우는 대부분 부녀들이 개종이 많았고, 나머지 가족은 그에 따른 결과로 점차 그리스도교에 입문하는 경우가 더 보편적이었습니다. 이런 부녀들의 개종은 그 자신의 결혼 생활에 위기를 가져다주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사회적 구조, 특히 가족과의 연관은 선교에 있어서 하나의 장애가 되기도 했습니다. 즉 개인이 이런 사회 구조라는 사슬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기 선교에 있어서 그리스도교는 유다교 안에서 분명 큰 성공을 거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방인들 중에서 유다교로 ‘개종한’ 이들, 그래서 ‘하느님께 대한 경외’를 알고 있던 이들이 교회로 쉽게 그리고 자주 넘어오게 됩니다. 유다교는 하나의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던 것이고, 이들의 사회적 계층은 ‘중류층’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반면 로마-헬레니즘의 도시들에서 그리스도교는 이방 사회의 상류층에서도 관심을 끌고 세례를 주기에 이릅니다. 선교에 관한 사료들을 보면 그리스도교는 사회의 여러 계층에서 그 출현을 보게 되는데, 부자, 가난한 이 그리고 사회의 주요인사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그리스도교가 발견됩니다. 코스탄티노(costantino) 황제 이전에 이미 정치적, 행정적 위치에서 중상의 계층에서의 그리스도교인들의 수가 크게 성장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눈에 띠는 점입니다. 또 문화적인 소양을 갖춘 사람들, 철학자들, 그리고 역사가들도 일찍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가장 주된 계층은 중인들과 도시의 하층민들, 즉 장인들, 상인들 그리고 노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선교에 있어서 의미깊은 점은 이런 사회적 계층의 다양성에서 오는 부조화의 문제를 교회가 그들 간의 상호관계를 잃지 않고 결합시킬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를 혼란의 길로 이끌기도 하지만, 이런 신분의 다양성은 노예나 부녀는 물론 누구나 평등한 권한을 인정받는다는 ‘새로움’으로 성공적 선교의 밑받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 5월 31일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청주주보 2면, 김종강 시몬 신부(계명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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