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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한국 매리지 엔카운터(ME)의 주말 프로그램: 바람직한 부부생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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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23 ㅣ No.844

[가정 - 사랑의 공동체] 한국 매리지 엔카운터(ME)의 주말 프로그램


바람직한 부부생활로



원만한 부부의 친밀한 의사소통이야말로 자녀들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신한 스페인의 가브리엘 칼보 신부는 1958년 평범한 부모들을 대상으로 Marriage Encounter(이하 ME) 운동을 시작하였다.

10년 뒤 미국 노트르담 대학에서 이 운동에 참가한 예수회 갤라거 신부는 혼인에 대한 잠재력을 인정하고, 이 방법을 뉴욕으로 가져가, 오늘날과 같은 정기적인 ME 주말 프로그램(이하 ME 주말)을 마련하였다.

현재 이 ME 운동은 세계 100여 개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6년 한국의 미국인 부부들을 대상으로 처음 영어 주말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이듬해 3월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첫 주말(한국어 주말) 프로그램이 이루어졌다. 현재는 16개 교구에서 교구 ME 협의회의 주관으로 다달이 한두 차례 ME 주말을 진행하고 있다.

ME 운동이 한국에 도입된 때부터 지난해 말까지 3,992회의 ME 주말을 통해 90,370쌍의 부부와 사제 1,603명, 수도자 1,881명 등 모두 184,224명이 이를 체험하였다.


ME 주말 프로그램은

ME 주말은 한층 더 나은 부부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것으로, 이른바 잉꼬부부라든가 좋은 모습의 부부를 추천하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일치를 이루고 기쁨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사랑의 대화 방법은 모든 공동체에 적용되기에, ME 주말은 성직자와 수도자는 물론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열려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본 다음, 혼인생활과 부부관계를 살펴보는 가운데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부부의 모습을 직시할 수 있게 체험 발표로써 참가자들을 도와준다.

또한 다른 부부와 상관없이 자기 부부만이 서로 집중할 수 있게 계획되어, 각 부부의 사생활이 보장된다. 모든 발표는 발표팀만 맡기에, 발표 뒤 부부들은 각자 자신들의 방에서 지내게 된다.

아울러 주말 동안 부부간 이해와 사랑을 위한 의사소통을 돕고자 특별한 방법을 가르쳐 준다. 여기에서 익힌 새로운 방법으로 부부들은 혼인생활을 기쁘고 풍요롭게 지속해 갈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 뒤에도 이를 경험한 사람들이 모여서 더 나은 혼인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보통 금요일 저녁 일곱 시에 시작하여 주일 저녁 여섯 시에 마치는데, 숙식이 제공된다. 프로그램은 희사금으로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이 지속되도록 숙식비와 주말 진행의 경비로 사용되는데, 이는 더 나은 혼인생활을 위한 꿈이 재정 문제로 사라져서는 안 되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ME 주말의 참가를 결정할 때에 재정 문제는 고려하지 않아도 되지만, 숙식 장소의 인원이 제한되므로 되도록 미리 신청하는 것이 좋다.


ME의 사도직 프로그램은

ME 주말을 체험한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주말 후속 프로그램’이 있다.

* 다리 과정(bridge process) : ME 주말을 체험한 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체험부부가 일상생활에서 더욱 쉽게 주말의 개념대로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소그룹의 나눔 교육 프로그램.

* 쇄신 주말(renewal weekend) : ME 주말을 체험한 부부가 1-2년 뒤 ME 주말의 개념을 다시 되새기는 가운데 서로 깊이 신뢰하고 일치하게 하는 프로그램.

* 성경 주말(marriage retorno) : 부부로서 함께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의미로, 성경 묵상을 통한 부부의 영성 프로그램.

* LTR(관계를 통한 지도력)과 CLT(공동체 리더십 훈련) : 크고 작은 공동체의 지도자로 어떻게 공동체를 이끌어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을 관계 안에서 찾으며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돕는 지도력 프로그램(스티븐 코비의 관계성을 통한 지도력 교육을 부부에 맞게 고안한 프로그램).

* 현존(presence) : 부부가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의미를 깊게 묵상하는 주말 프로그램. 부부의 영성을 더욱 깊게 하며 공동체의 깊은 소속감과 화해를 내용으로 함.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는 ‘선택’과 ‘약혼자 주말’이 있다.

* 선택 : 교구 또는 교구 ME 협의회 주관으로 청년들에게 올바른 배우자를 선택하도록 도와준다.

* 약혼자 주말 : 교구 또는 교구 ME 협의회 주관으로 결혼을 앞둔 약혼자 또는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다.

본당 교우들을 위한 사도직 프로그램(각 본당별로 실시)으로 1일 프로그램이 있다.

* 참부모가 되는 길 1, 2, 3 : 부모와 자녀들의 의사소통.

* 참부부가 되는 길 1, 2 : 부부간의 의사소통.

* 본당은 우리 : 본당 공동체 교우들 간의 의사소통.

* 사랑의 언어 : 부부관계에서 우선적으로 소통을 원하는 주제 찾기.

특수 프로그램으로는 ‘르트루바이 주말’ 프로그램이 있다.

* 르트루바이 주말 : 위기에 놓인 부부들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


프로그램 참여로 바람직한 혼인생활을

많은 부부들은 연애시절의 달콤한 기억에 빠져있을 뿐, 사랑받고자 더 노력하기보다 자신이 더 대우받기를 은근히 바라기에 그토록 사랑했던 배우자에게 실망하거나 때로는 환멸을 느끼기도 한다. 또 성격 차이를 내세우며 배우자가 자신의 성격에 맞추어 살아가기를 바란다. 성격이 다르기에 만났는데도 말이다.

살아가면서 나눌 이야기가 있고, 또 무언가 요구할 것이 있어도, 자신만의 기준으로 판단하거나 생각하고는 그것이 옳다고 믿는 부부들이 많다. 또한 부부싸움이 터져야 속내를 드러내거나 서로 말없이 그 긴장된 시간을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에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용기가 없어 억지로 참거나 가정의 평화를 위해 견디기도 한다.

바람직한 부부의 혼인생활이 무엇일까? 어떠한 방법으로든 자신의 사랑하는 마음을, 속내를 털어놓고 그것을 확인하며 살아가는 것이리라. 그러려면 그저 잘 되기를 바라기보다 순간순간 부부가 서로 사랑하기로 결심하고 노력하며 실천해야 할 것이다.

ME 주말은 그 결심과 노력 그리고 실천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특별한 방법의 의사소통으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길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사실은 ME 주말을 경험한 수많은 사람이 체험 발표를 통하여 고백하였다.

ME 주말을 체험한 부부는 다양한 후속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깨우치며 하느님 안에서 일치하며 기쁨을 찾는다. 이들 부부들은 오늘도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 있거나 좋아하는 부부에게 이 주말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적극적으로 권하는데 많은 힘을 쏟는다.

현대사회에 필요한 삶에 각각의 부부가 도전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가치관을 지닌 진정한 공동체가 살아 움직인다면 이전에 보지 못했던 공동체적 힘이 생겨날 것이다. 이렇게 사는 모습이 교회 공동체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가정, 이 작은 교회가 모여 큰 교회로 이어진다면 ‘서로 사랑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ME 주말의 내일은

요즈음 사회적으로나 교회에서는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고, 점차 노령화되면서 늘어나는 황혼 이혼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70대의 어느 멋진 부부가 ME 주말의 소감 발표에서 “좀 더 일찍 알고 왔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며 아쉬워 하셨다. “젊은 시절에 왔더라면 우리 부부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다. 아들 부부에게 권해 빨리 보내야겠다.”

이런 측면에서 아직도 ME 주말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겠다.

ME 주말 뒤 이를 체험한 부부들을 위한 후속 프로그램은 있으나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앞으로 계속되고 시도해야 할 주말 프로그램으로는 ‘은퇴자 부부를 위한 주말, 장애자를 위한 주말, 외국인과 혼인한 부부를 위한 주말, 소외된 부부를 위한 주말’ 등 해야 할 일이 많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발표 부부, 재정적 뒷받침 등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분야이다. 외국인들과 혼인한 주말, 소외된 부부를 위한 주말, 장애부부를 위한 주말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ME 주말 프로그램 안내 ☎ 02)511-9901 / www.mekorea.or.kr


* 조덕 알렉산데르 · 이명숙 아녜스 부부. ‘서울 ME 113차 주말 체험 부부’로 ‘한국 ME 대표부부’와 ‘아시아 ME 대표부부’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 ME의 교육/양성분과 대표’를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15년 6월호, 글 조덕, 이명숙 부부 · 사진 정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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