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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 40주년: 생명운동의 열기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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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1-19 ㅣ No.1008

[외신기획]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 40주년 … 여전히 뜨거운 ‘생명운동’의 열기 조명

생명 존중 염원 담은 ‘생명의 행진’, 전세계로 확산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0년 전인 1973년은 세계 생명운동의 역사에서 큰 전기가 해였다.

당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사건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미국 연방 대법원은 출산 전 3개월 동안에만 낙태를 금지한다고 판결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 그후 40년

이러한 판결은 곧 잉태로부터 6개월간 여성이 낙태를 시킬 수 있는 헌법상의 권리를 가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이전까지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모체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가 아니면 낙태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낙태 금지법을 유지하고 있었다.

로 대 웨이드 사건은 이러한 낙태 금지법을 뒤집은 것이고, 결국은 낙태를 합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부 여권 단체들은 오랫동안 여성의 낙태 선택권 보장을 요구해왔기 때문에 이 판결에 대해서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이 판결은 단지 법적으로 낙태를 하느냐 못하느냐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인간 생명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여성이 출산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인권으로 간주할 것인가, 그리고 이 권리는 뱃속 태아의 생명권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가 하는 인간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규정과 관련된 것이었다.

바로 이때부터 낙태 합법화를 반대하는,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하는 생명운동 진영은 이른바 프로라이프 운동을 본격화했고, 이후 40년 동안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있었던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낙태 문제를 둘러싼 생명운동의 열기가 계속돼 왔던 것이다.


생명을 위한, 끊이지 않는 행진

로 앤 웨이드 사건의 현장인 미국에서, 프로라이프 운동은 지난 40년간 한치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추진돼 왔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자칫 낙태를 여성의 인권으로 인정하는 추세로 흐르는 분위기도 있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미국 내에서도 낙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대부분으로 나타나는 등 낙태로 상징되는 인간 생명 존엄성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기도 했다.

특히 매년 1월, 로 앤 웨이드 판결이 이뤄진 22일을 전후해 미국에서는 수만 명의 프로라이프 운동가들이 동부지역에서는 워싱턴, 서부지역에서는 샌프란치스코에 모여 ‘생명의 행진’을 벌이면서, 낙태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생명의 행진’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돼 한국에서도 지난해 6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프로라이프 관련 시민단체들과 각 종교 산하 기관 단체 회원과 봉사자, 전국에서 모인 국민 2천여 명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생명 대행진 2012’를 개최한 바 있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다. 워싱턴에서 열리는 생명의 행진은 올해에는 1월 25일 금요일에 개최된다. 올해는 대통령 취임식 일정과 맞물려 원래 기념일인 22일에서 사흘 밀려 개최된다.

1953년 이래 ‘생명의 행진’을 기획하고 추진해 온 단체인 ‘생명의 행진 교육과 수호 재단’의 잔느 모나한 신임회장은 미국의 가톨릭계 통신사인 CNS와의 회견에서 올해 생명의 행진 행사일 한 달 전부터 숙소가 매진된 것을 볼 때, 올해 행사는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행진을 마친 뒤에는 모든 참가자들이 대법원까지 도보로 이동하며, 의회를 찾아 자기 지역의 의원들을 방문한 뒤, 생명 수호를 위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도록 압력을 가할 예정이다.


생명의 행진, 미 전역과 세계로 확산

한편 워싱턴 외에도 미 전역으로 생명의 행진이 기획되고 있다. 26일에는 미 ‘서부지역 생명의 걷기’ 9회째 행사가 열리는데, 이 행사 역시 워싱턴의 생명의 행진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난해에는 4만여 명이 참석했다.

에바 먼테인 공동의장은 샌프란치스코 광장에서 강연회를 마친 뒤 도심을 지나는 2마일 가량의 여정을 따라 행진을 하게 된다. 올해 행사에는 미국 주재 교황 대사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도 참석한다.

먼테인 의장은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대거 행진에 참여하게 된 것과 관련해 “바로 그 점이 행진의 ‘가장 큰 열매’”라며, “젊은이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그들을 행동하게 하는 것이 행진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워싱턴에서는 행진과 함께 두 가지 큰 행사가 열리는데, 워싱턴대교구가 적극 후원하고 있다. 하나는 젊은이 행진,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생명 미사로 두 가지 모두 행진이 열리는 25일로 예정돼 있다.

아울러 행사 전야에는 전국 생명기도모임과 미사가 워싱턴 원죄없는잉태대성당에서 거행된다. 보스턴대교구장 션 P. 오말리 추기경이 이날 미사를 주례한다. 기도모임은 이튿날 달라스교구장 케빈 J. 패럴 주교가 집전하는 생명 미사로 마무리된다.

미국과 이웃한 캐나다에서도 생명의 행진이 연례적으로 마련되는데, 지난해에는 수도 오타와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2만여 명이 모여 낙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의 행사는 15번째로 열린 것으로, 총 참가 인원의 60%가 30대 이하일 정도로 젊은이들이 유례없이 많이 참가했고, 역대 행진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특히 행사에는 오타와대교구장 테렌스 프렌더가스트 대주교를 비롯해, 토론토대교구장 토마스 C. 콜린스 추기경, 온타리오주 피터스보로우교구장 니콜라 드 안젤리스 주교 등 많은 캐나다 주교단들이 참석했다.


‘생명의 재단’ 신임 회장 잔느 모나한 - “젊은이 참여 위한 노력 적극 확대”


로 앤 웨이드 재판에서 미연방 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하는 것으로 판결한 뒤, 미국의 생명운동은 ‘생명의 행진 교육과 수호 재단’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그 핵심에 서 있던 넬리 그레이 회장이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나면서 올해 40세의 여성인 잔느 모나한이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넬리 그레이 여사가 세상을 떠날 때, 미국 주교회의는 추모 메시지를 통해 “오늘은 생명운동의 역사에 있어서 매우 슬픈 날”이라며 “넬리 그레이 여사는 평생을 태아의 법적 보호를 위해 헌신한 분”이라고 말했다.

모나한 신임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활동 방향은 바로 젊은이들이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16일 이사회 전원의 동의로 회장에 선출된 뒤, 20일 처음 가진 기자회견에서 젊은이들의 참여를 위한 노력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저와 재단이 할 일이 아무것도 없게 되는 것”이라며 “회장의 위치는 단지 대규모 생명운동을 주최하는데 그치지 않고, 매일 일상에서 생명의 문화를 증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나한 회장은 아메리카 가톨릭대학에서 신학 석사를 취득했고, 다양한 가정 및 생명운동 단체와 연구소에서 활동해왔다.

또한 모나한 회장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생명운동 진영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고, 연방대법원의 낙태 합법화 결정 40주년이 주는 ‘암울한 현실’에 대한 인식 때문에 올해의 행사는 더 큰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 국민들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열렬한 관심을 보인다”며 “우리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온나라에 더욱 잘 들리기를 절실하게 원한다”고 말했다.

모나한 회장은 이어 “이번 행진을 매우 진지하면서도 역동적인 행사로 만들 것”이라며, “특히 지난 40년 동안 최소한 5500만 건의 낙태가 미국 전역에서 자행됐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히 최근 들어 젊은이들이 행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낙관하고 있다. 올해 40세로 워싱턴의 성 패트릭본당 소속인 그녀는 “이번 행사 준비에는 상당한 열기와 즐거움까지도 엿보인다”며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25세 미만의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월 20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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