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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땅끝까지 복음을: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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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03 ㅣ No.298

[땅끝까지 복음을]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우리는 아직 그리스도와 복음을 모르는 이들을 찾아나서야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 공동체가 충분히 성숙되지 못하여 그들의 환경에서 신앙을 선포할 수 없는 민족이나 인간 집단이나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도 선교활동을 전개해야 합니다.

 

바로 이런 활동이 고유한 의미의 외방선교입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에서 “그리스도를 모르고 교회에 속하지 않는 사람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사실상 공의회 폐막 이후 거의 두 배나 늘었다.”(3항)며 외방선교의 절박함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해외선교 현황

 

이백 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한국 천주교회는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지적하신 해외선교에서 큰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돌이켜보면, 주교회의 1975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한국교회 최초의 방인사제 선교회인 ‘한국외방선교회’를 설립하기로 합의하였고, 1981년 한국외방선교회 소속 첫 사제를 해외에 파견함으로써 한국교회가 선교를 하는 교회로 탈바꿈을 하게 되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한국 천주교회는 사제들과 수도자들을 해외 선교지에 파견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기점으로 하여 해외선교에 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되었으며, 실제로 그 이후 선교사제나 수도자들을 계속해서 파견하고 있습니다.

 

전주교구의 선교사제 파견(1984년 남아메리카)을 필두로, 성베네딕도회왜관수도원의 수사 파견(1984년 필리핀), 툿찡포교베네딕도수녀회 수녀 파견(1984년 케냐)등이 이어졌습니다. 1987년 마산교구가 에콰도르에 사제를 보냈고, 1989년에는 서울대교구와 안동교구가 아프리카와 프랑스에 선교사제를 파견하였습니다. 대구대교구도 1991년, 러시아에 사제를 파견하였습니다.

 

특히 1990년대에는 수도회를 중심으로 선교 지역과 대상이 다양해지면서 활동도 더욱 활발해졌습니다. 대북선교 바람을 타고 중국과 러시아 등 공산국가에도 우리나라 선교사들이 파견되었으며, 전통 그리스도교 국가인 서유럽에도 파견되어 복지 분야 등에서 활발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통계를 바탕으로 하여, 한국가톨릭해외선교사교육협의회에서 발행한 ‘2012년 선교 지도’에 따르면, 해외선교사 수는 910명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해외선교사들이 파견된 지역을 살펴보면, 아시아 410명(45.1%), 남아메리카 173명(19%), 유럽 153명(16.8%), 아프리카 85명(9.3%), 북아메리카 47명(5.2%), 오세아니아 42명(4.6%)순입니다.

 

소속 단체별로 보면, 여자 수도회가 660명(대표적으로 마리아의전교자프란치스코회,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예수성심시녀회, 예수의까리따스수녀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등), 남자 수도회와 선교회가 153명, 교구 소속 사제가 97명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교사제 파견 방법

 

사제들이 해외선교로 진출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피데이 도눔(Fidei Donum) 방식에 따른 것이고, 두 번째는 외방선교회의 도움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피데이 도눔’이란 가톨릭 선교, 특히 아프리카의 가톨릭 선교 상황에 관하여 1957년 4월 21일에 비오 12세 교황님이 발표한 회칙 제목으로 ‘신앙의 선물’이라는 뜻입니다. 비오 12세 교황님은 회칙을 통해, 사제 수가 비교적 많은 교구 주교들이 사제가 부족한 지역에 사제를 보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교구장 주교는 사제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타 교구의 요청을 받으면, 교구사제 가운데 지원자를 찾아 해당 교구에 파견하게 됩니다. 이는 주로 교구 대 교구의 계약, 곧 교구장 주교들의 계약에 의해 성사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교구 또는 수도회 사제들이 국내에 있는 외방선교회의 도움을 받아, 세계 곳곳에 있는 외방선교회 현지 지부에 일정 기간 동안 준회원 자격으로 파견되는 것입니다.

 

다른 문화 안에서 그리스도를 만나고, 증언하는 해외선교사의 삶을 체험하고자 하는 교구 또는 수도회 사제들이 자신의 본래 소명을 유지하면서, 일정 기간 동안 해외선교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성골롬반외방선교회(미국, 칠레, 페루, 필리핀 등), 메리놀외방선교회(네팔, 대만, 일본, 캄보디아 등), 한국외방선교회(멕시코, 모잠비크, 중국, 파푸아뉴기니 등), 꼰솔라따선교수도회 등을 통해 해외로 파견되어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지원사제 또는 협조사제로서 현재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구사제는 총 16명(성골롬반외방선교회 13명, 메리놀외방선교회 2명, 한국외방선교회 1명)입니다. 이들 선교회와 수도회는 선교에 관심 있는 사제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해외선교사 교육

 

이에 따라 해외선교에 투신하는 선교사들을 위한 전문적인 선교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997년부터 성골롬반외방선교회의 주도로 몇몇 선교회와 수도회들이 모여 논의한 결과, 1998년 ‘한국가톨릭해외선교사교육협의회(KCFMEA)’를 결성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외방선교사의 정체성을 확립할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 안에서 외방선교의 개념을 새롭게 이해하고, 해외선교사로서 살아가기 위한 실질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과 방법을 정하였습니다.

 

이러한 해외선교사 전문교육과정은, 4주간의 교육을 통해 해외로 파견되는 선교사들이 선교사명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새롭고 다양한 문화에 적응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1999년 2월 1-26일에 1차 해외선교사교육을 시작한 이래, 해마다 1-2월에 한 번씩 진행되었지만, 교육 신청자가 늘어나면서 2008년부터는 해마다 두 차례씩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3년 2월까지 모두 19차에 걸쳐 580명(사제 57명, 수도자 470명, 평신도 53명)이 교육을 수료하였습니다. 해외선교사 교육은 범교회적인 국외선교 교육과정으로서 이론과 체험을 겸비한 선교사 교육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해외선교 네트워크

 

주교회의 해외선교 · 교포사목위원회에서는 각 지역에서 활동하는 해외선교사들을 위한 모임을 만들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1983년에 결성된 북미주 한인사목 사제협의회는 북미 교구의 ‘사목 교역자 행동윤리강령’의 주요한 내용을 알려주어 혹시 모를 사고를 예방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해마다 5월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중남미 대륙 선교사 모임(AMICAL, 1999년 결성), 중국 선교사 모임(파종회, 2005년 결성), 아프리카 대륙 선교사 모임(KAM, 2012년 결성)이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프랑스에서 선교하는 한국인 선교사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를 유럽 선교사 모임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중동 한인사목 모임이나 오세아니아 해외선교사 모임 등도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대륙별 모임을 공고히 할 것입니다.

 

이러한 모임을 통해, 선교사들의 영적 성장을 돕고,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하느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외방선교는 교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외방선교가 없다면 교회의 사명은 그 근본적 의미를 상실할 것이고, 그 사명을 증거하는 표본을 잃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인 선교사명을 이제는 한국교회가 이끌어 나갈 시대가 왔습니다. 한국교회는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로 바뀌어가고 있고, 이러한 변화는 계속해서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

 

* 이찬 빈첸시오 - 성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지부 부지부장 신부. 일본 요코하마 교구 후지사와 본당에서 보좌신부로, 인천교구 가정3동본당 주임신부로 사목했으며, 현재 한국가톨릭해외선교사교육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다.

 

[경향잡지, 2013년 3월호, 이찬 빈첸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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