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화ㅣ우화

[믿음] 아름다운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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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71

아름다운 약속

 

 

모잠비크를 강타한 태풍이 50년 만에 최대의 홍수라는 기록을 세웠을 때, AP통신은 한 교도소에서 일어났던 아름다운 약속을 보도했다.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에서 북쪽으로 200킬로미터쯤 떨어진 초크웨라는 한 도시의 교도소 감방에 물이 차 오르고 있었다. 교도관들은 재소자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45명의 재소자를 모두 풀어 주기로 했다. 이 중에는 가벼운 죄목으로 수감중인 죄인도 있었지만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죄인들도 더러 있었기에 교도관들은 이들이 홍수 피해가 가라앉으면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 태풍으로 인해 160여 명이 사망하고 전국에 콜레라, 말라리아 등 전염병이 돌아 모잠비크는 극심한 혼란과 실의에 빠졌다.

 

그런데 열흘 뒤, 초크웨 교도소와 경찰서까지 휩쓸어 버린 살인적인 급류가 잦아들기 시작하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흩어졌던 수인들이 하나 둘 초크웨 경찰서로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모두 6명의 수인들이 자진 출두를 하였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서 재해 복구를 한 뒤 돌아온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떠내려가는 사람을 구해 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경찰당국은 조사 결과, 돌아오지 않은 수인들은 가족을 구하려다 실종되었거나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연이은 폭우로 집을 잃고 전염병에 노출된 채 임시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던 모잠비크 사람들에게 이 순박한 수인들이 전해 준 훈훈한 이야기와 아름다운 약속은 험한 태풍도 꺾을 수 없는 삶의 용기와 사랑의 교훈을 주었다.

 

[좋은 생각, 2000년 10월호,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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