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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기와 성모님은 어떤 연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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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1-10 ㅣ No.203

유럽연합기와 성모님은 어떤 연관이?

깃발 디자인 고안자 독실한 신자, 열두 개 별로 된 관 쓴 성모상에서 영감 얻어


- 가톨릭적 의미를 담고 있는 유럽연합기.


유럽 정치ㆍ경제 공동체인 유럽연합(EU)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덩달아 'EU의 얼굴'인 유럽연합기(旗)가 매스컴에 자주 등장했다.
 
유럽연합기는 짙은 푸른색 바탕에 작은 노란 별 12개가 배열된 단순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이 기에 가톨릭적 의미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 유럽연합기는 유럽평의회의 깃발로 쓰이던 것이다. 이 기가 유럽통합의 이상을 가장 잘 표현한다는 의견에 따라 1986년부터 유럽연합기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가톨릭에 관한 상식사전」(페터 제발트 작)에 따르면, 이 깃발의 디자인을 고안한 사람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 폴 레비(Paul Levy)다. 유럽평의회 문화부서 담당자였던 그는 1955년 평의회기에 대한 논의가 대두했을 때 별이 박힌 관을 쓴 성모상 옆을 지나게 됐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묵시 12,1)라는 성경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성모상이었다. 레비가 착안한 디자인은 별다른 이의없이 채택됐다.
 
- 성미술에서 성모 마리아는 푸른 망토에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으로 그려진다. 옷 색감에서 유럽연합기를 연상하기 쉽다.


바탕인 푸른색 역시 전통적으로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색이다. 성미술에서 마리아는 늘 푸른 망토를 걸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스도교에서 파랑은 '천상의 색'으로서 푸른색 망토를 두르고 있는 성모 마리아는 하늘의 여왕이자 인간이 피난처로 삼을 보호자로 해석된다. 스위스의 색상심리학자인 막스 뤼셔 박사는 "성모 마리아를 둘러싼 푸른색은 어머니와의 최초의 결속, 신뢰, 사랑과 헌신을 표현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연합기에 그려진 별의 개수는 회원국 숫자와 관계가 없다. 현재 유럽연합 회원은 27개국이지만 별은 12개뿐이다. 12라는 숫자는 완전성과 통일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예수의 열두 제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듯이 12는 그리스도교에서도 완전함과 절대성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앞으로 회원국이 늘어난다고 해도 별의 개수는 변함이 없다.

한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급격한 변혁의 시대에 대한 통찰을 담은 저서 「미래의 도전들」을 통해 유럽의 정체성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교황은 "유럽 통합은 전적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만 이뤄져 정신적 기반에 관한 문제는 배제되고 말았다"며 "인간의 품위와 인권, 일부일처제를 기반으로 한 결혼과 가정, 신에 대한 경외감이 정치ㆍ경제 행위에 선행하는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2년 11월 11일, 김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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