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화ㅣ우화

[지혜] 비극이 축복으로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60

비극이 축복으로

 

 

어떤 마을에 큰불이 나서 모든 가옥을 태워 버릴 기세로 번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기적을 행하는 현자로 알려진 수도자가 사는 움막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에게 제발 기적으로 불길을 잡아 주도록 애원했다. 하지만 수도자는 시큰둥할 뿐 놀라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애가 탄 마을 사람들은 수도자에게 통사정을 했다.

 

"제발, 불 좀 꺼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수도자는 말없이 움막으로 들어가더니, 평소에 엮어 두었던 갈대 바구니 여러 개를 손에 들고 나와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사람들은 그의 이런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길이 없어 놀라고 어리벙벙할 뿐이었다. 그러자 수도자가 말했다.

 

"지금쯤 마을이 몽땅 타 없어졌을 거요.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숯을 긁어 모으도록 하시오. 집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을 터인즉."

 

군중은 화가 나서 소리 질렀다.

 

"당신 지금 우리를 놀리고 있는 거요?"

"비극이란 거꾸로 뒤집힌 하느님의 축복인 거요."

 

수도자는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이미 겨울이 목전에 닥쳐왔으니, 인근의 수많은 마을은 숯이 절실하게 필요할 거요. 그들에게 숯을 팔아서 돈을 넉넉히 벌어 들이시오. 그 돈이면 훨씬 크고 멋진 집을 지을 수 있을 거외다."

 

사람들은 돌아와 수도자가 시키는 대로 했다. 마을에 돌아오니 정말로 집은 몽땅 타서 없어진 상태였다. 그들은 저마다 숯을 주워 모았고, 그것을 인근 마을로 가져다 팔았다. 그리하여 번 돈으로 한결 크고 멋진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앤드류 마리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성바오로]



2,61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