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화ㅣ우화

[가난]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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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59

진주

 

 

옛날에 아만이라는 마을이 있었다. 그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가난했지만 아주 마음 편안히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하루는 어부인 유포와 요파 두 사람이 이상한 물건을 그물로 건져 올렸는데 크고 묵직한 나무 궤짝이었다. 두 사람은 궤짝을 물가로 가져가서 열어 보았다. 그 안에는 아름다운 진주가 가득 들어 있었다. 두 어부는 이 진주를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현자 아키암에게로 가져갔다.

 

"이 물건을 어찌해야 좋겠습니까? 진주가 엄청나게 많아서 집집마다 나눠 주어도 충분합니다. 이렇게 되면 아만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아주 부자가 될 겁니다."

 

"진주를 바다에 도로 갖다 버리게나."

 

현자 아키암이 그들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그러자 요파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어르신, 가난한 사람들이 이 진주를 가지면 부자가 되어 행복해질 텐데, 어르신은 달갑지 않으신가 보지요?"

 

아키암이 대답했다.

 

"부자가 된다는 것과 행복해진다는 것은 서로 상극이라네. 아만 사람들은 비록 가난할망정 소유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는 까닭에 행복하다네. 사람들은 상대가 소유하고 있는 것 때문이 아니라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보고 서로 사랑하고 있네. 만일 아만 마을이 부유해지면 이 모든 것이 거꾸로 될 게야. 삶은 소유하는 것 때문에 사랑받고 사람들은 소유한 것으로 사랑받게 되는 거지. 이렇게 되면 우리 마을이 최고의 부자가 될지는 몰라도 더없이 불행해질 거야."

 

유포와 요파는 현자의 말을 따랐다. 그들은 진주를 바다로 가져다 버렸고, 그리하여 아만 마을은 그대로 행복하고 평화로울 수 있었다.

 

[앤드류 마리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성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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