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본당사목] 이웃과 소통하는 본당 공동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8 ㅣ No.360

이웃과 소통하는 본당 공동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1. 본당은 세상과 담을 쌓고 있는가, 아니면 허물고 있는가?

 

한국갤럽이 발간한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2004년) 조사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가톨릭 교회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유용한 결과들을 담고 있다. 그 가운데 이번 주제와 관련 있는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종교인들이 비종교인에게 따뜻하게 대해 주지 않는다.”에 대해 ‘그렇다’라고 응답한 결과를 보면 천주교는 44%로 불교(46.2%)보다는 낮았고, 개신교(33.6%)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1984년부터 실시된 네 차례의 조사에 대한 응답결과인데, 다음에 제시하는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조사를 거듭할수록 천주교 신자의 응답비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점(1984년 17.9%, 1989년 22.1%, 1997년 31.5%, 2004년 44%)이다.

 

같은 조사에서 주요 종교에 대한 건의사항으로 응답자들은 천주교에 대해 ‘사회봉사 및 이웃 사랑의 실천’을 가장 많이 꼽은 점을 보면 이웃 사랑에 냉담해지고 있는 위의 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행인 것은 “종교시설을 수련회, 관광장소, 예식시설 등으로 비신도들에게 개방하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 ‘좋은 일이다’라고 응답한 천주교 신자의 비율이 83.7%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지 실제 본당의 시설 개방 사례는 매우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지역사회의 복음화를 위한 본당의 활동은 대부분 사회복지, 봉사활동과 관련이 있다. 사목회 안의 사회사목 관련 분과의 상당수가 사회복지분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1) 그런데 실제 활동은 빈첸시오회 등의 몇몇 봉사단체 중심인 경우가 많다. 지원 체계도 본당에 따라 다르고 통합적이지 못해 일반 신자들은 참여방법도 모르고, 도움 줄 곳이 있어도 관련단체를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한 사목 시스템의 부재는 몇몇 교구의 시노드 문서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에는 총 7개의 의제 가운데 ‘사회복음화’ 의제의 제6부 사회복지 항목에서 24항인 ‘지역사회 중심의 교회 사회복지 활동’과, 27항 ‘사회 안의 교회인 본당’에서 지역사회 복음화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인천교구 시노드 최종문서에는 총 16개의 의제 가운데 ‘사회사목’ 항목 8항에서 ‘지역사회 봉사’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이어 교구의 현실을 분석하고, 제3장 실천요강·개선 제안 항목에서 교구와 지구, 본당 차원의 활동(① 지역 주민에게 교회 시설과 프로그램 개방, ② 지역 공동체와 지역 주민을 배려하는 의식의 제고, ③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협력, ④ 주요 지역 현안에 대해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공동 대처)들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대교구의 경우는 구체적인 제안 없이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수준이고, 인천교구의 제안은 구체적인 내용에 비해 본당 차원의 실천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노드 문서의 지침들이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한 본당에서 참고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면 지역사회의 복음화를 위해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 <표 1>에서 제시한 자기 점검표를 통해 현재 본당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으리라 본다.

 

 

2. 지역사회와 소통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본당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방식은 크게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시설을 통한 소통,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프로그램과 신자들의 의식 전환을 통한 소통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 세상과의 소통의 상징인 담장 허물기

 

조선시대 실학자인 이중환의 「택리지」에 보면 사람 사는 집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옥(屋)’이고 하나는 ‘사(舍)’이다. 이것을 풀이해 보면 전자의 집에 살면 죽음에 이르고, 후자의 집에 살면 행복에 이른다는 것이다. 글자대로 ‘옥(屋)’은 ‘시체 시(尸)’와 ‘이를 지(至)’가 합쳐진 말인 반면, ‘사(舍)’는 ‘들 입(入)’과 ‘길할 길(吉)’이 어우러진 말이라는 것이다. 아마도 들고(入) 남(出)이 자유로운 집이어야 제대로 된 집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리라. 같은 집이라도 어떤 집에 살면 가족 사이에 불화가 생기고 평화롭지 못해 불행해지는 반면, 어떤 집에 살면 가족끼리, 이웃끼리 서로 화목하고 행복해지는 경우를 경험하게 되는데 십중팔구 집의 소통구조와 관련이 있다.

 

성당 건물 안의 문제는 접어두고라도 지역사회와 소통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가 담을 없애는 일이다. 이미 주택가의 담장 없애기 운동은 대구를 필두로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 대도시와 중소도시로 확대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도시 공무원의 입장에서 보면 부족한 주차공간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어 좋고, 시민의 입장에서는 이웃 간에 높은 담장을 없애고 더불어 사는 마을 공동체를 만든다는 의미가 어우러져 상승효과를 보는 듯하다. 이유야 어찌됐건 담을 허문 곳에는 나무를 심기도 하고, 자투리 담에는 돌멩이, 버려진 타일, 깨진 거울 등으로 갖가지 장식도 하면서 마음의 벽도 허물어지는 체험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본당의 담을 허물자고 할 때 걱정하는 소리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성스러운 공간에 잡인이 함부로 드나들면 훼손이 우려된다”, “돈이 남아도나? 왜 멀쩡한 담을 왜 허무느냐?”, “도둑이 들면 어떻게 하느냐?” 등인데, 대부분 기우에 불과하다. 이미 성당 담을 허문 본당이 여럿이지만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고, 문제보다는 이웃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면서 친근하게 다가가는 교회의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 문제의 경우 해당 구청이나 동사무소로 연락하면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 아직까지는 시범지역을 중심으로 재정이 지원되고 있지만 점차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그리고 대구의 경우 5년간 담을 허문 300여 가정에서 담장을 허물고 도둑이 든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한다. 담이 없어 외부에서 침입하기는 쉬워졌을지 모르지만, 개방된 공간에서 도둑질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2) 

 

본래 우리 조상들은 이웃과 경계를 분명히 하는 돌담보다 싸리나무로 엮고, 호박덩굴을 키우고, 한겨울 동치미 한 그릇 주고받을 수 있는 울타리를 생활의 중심으로 삼았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깨진 병 조각을 담 위에 박고, 그것도 모자라 철조망까지 치고, 옆집에는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벽을 높게 쌓아 남에게 자신의 가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비밀의 대저택을 이상향으로 꿈꾸는 세상이 됐다. 교회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병 조각을 담에 박고, 철조망을 치지는 않더라도 몇몇 성당에는 폐쇄회로 카메라까지 설치되어 있다고 하니 말이다. 명동성당이 민주화의 성지인 것은 그 들머리가 열려있었기 때문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 방향 세우기

 

(1) 비전 공유

 

본당이 지역사회와 교류와 만남을 활발히 하고 복음화하려면 먼저 본당 신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예비신자 교육 때부터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등 지역사회 복음화에 관심을 갖도록 할 필요가 있다. 기존 신자들에 대한 재교육 과정에서도 현행 신심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복음화의 필요성과 방법에 관해 교육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연계성이 없는 교육으로는 지역사회 복음화에 대해 본당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고, 더 많은 이들의 참여를 끌어내기가 힘들다. 가령 위에서 언급한 본당의 담장을 허무는 일만 해도 본당 신자들 가운데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채 진행하게 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최악의 경우에는 담을 헐었다가 다른 사제가 부임하면서 다시 담을 세우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연유 때문에 필요한 것이 지역사회 복음화에 대한 본당 차원의 비전과 사명선언문 작성이다. 본당 사명선언문 작성은 본당의 비전과 사명을 공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데, 이를 활용하면 지역사회 복음화 사명에 대한 신자들의 공감대와 공통인식을 형성할 수 있다. 이미 좋은 본당의 비전과 사명선언문 작성에 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한 바3) 있으므로, 본당의 사명은 지역적으로 특정 공간 안에서 실현되어야 한다는 점과 사명선언문 안에 지역사회 복음화 사명이 명시되어야 한다는 점만 강조하고자 한다.

 

(2) 지역사회 현실 분석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수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작정 따라 배우기를 하면서 특성 없는 지역화 전략을 구사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수년간 수백 개의 유사한 ‘지역축제’가 생겨났다가 급감한 사례를 들 수 있겠다. 본당도 마찬가지로 지역사회의 현실에 기반하지 않은 지역사회 복음화는 단발성 행사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분석하려면 자기점검표에서 거론한 지역사회의 정보들을 상시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획단위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본당에서 조사 분석 기능을 수행하는 기획분과가 없기 때문에 자료 조사와 분석 활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내실 있는 일상적 조사 분석 활동이 이루어지려면 본당별 기획분과의 신설과 담당자 전문교육이 시급하다.

 

(3) 계획 수립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한 행동계획 수립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용자 중심의 사고이다. 지역사회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그 대상자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행동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본당 내 인적·물적 자원 역량을 감안하고 실천단계에 참여하는 신자와 일반 신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려해야 단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활동이 될 수 있다. 가령 문화강좌의 경우에 배운다는 것 자체로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문화강좌에서 배운 것을 전체 신자를 상대로 발표하거나 전시 행사를 하게 되면 참여자는 물론 일반 신자들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수립 단계에 고려할 수 있는 또 하나는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대안운동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다. 주위로 조금만 관심을 돌리면 신앙적 차원은 아니더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삶을 생각하고 그 삶에 투신한 사람들의 공동체를 발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일반적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운동이 아니라 보편적인 생활 현장에서 일어나는 운동들을 본당 현실에 맞게 소개하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4)

 

 

3. 종단별 지역사회와의 소통 사례

 

종교와 지역사회의 결합은 다른 민간영역에 비해서 활발히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경우 자치단체가 복지 또는 문화 시설을 세우고, 그 운영은 종교단체 등에 위탁하는 형태로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종교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재정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개별 사찰이나 교회에서 역할을 맡기보다는 수도회나 전문 단체에 위탁하는 방식이어서 일반적으로 따라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사례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기서는 개별 사찰, 교회, 성당의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 보고자 한다. 

 

개신교의 경우에는 2003년부터 해마다 진행하고 있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賞)’의 시상식 자료에서 사례를 찾아보았고, 불교는 사찰 현대화 지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참여불교재가연대와 (사)불교아카데미가 2004년 실시한 「사찰 지역화전략 모델 개발 결과 보고서」를 참조하였다. 그리고 종교환경회의 주관으로 2005년 6월 말에 있었던 대화마당 자료집에 소개된 종단별 환경활동 사례도 참고하였음을 밝혀둔다. 다음에 제시하는 <표 2>는 각 자료에 소개된 사례들을 영역별로 구분하여 정리한 것이다.  <표 2>에서 보듯이 불교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나 개신교와 천주교의 시상 사례를 제외하면 활동의 유형들이 종단별로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례 조사를 하면서 느낀 몇 가지만 나눠보도록 하겠다.

 

먼저 불교의 경우 개별 사찰의 모범 사례가 최근 들어 생겨나고 있지만, 교단 차원의 종합적인 전략 수립과 효과적인 지원이 부재하여, 통일성이 떨어지고 개별 사찰의 역량이 취약하여 개신교나 천주교에 비해 비교열위에 있다는 자체 평가를 하고 있다.5) 그럼에도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경우 2004년에만 38개 절에서 실시해 3만 7000명이 참석했다고 한다. 더구나 올해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절이 43개로 늘어나 5만여 명이 참석할 것이라 하니, 웰빙 열풍과 주5일제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완전히 일반인의 불교 체험 프로그램으로 정착했다는 인상이 짙다. 실제로 작년에 템플스테이에 참석한 3만 7000명 가운데 3000명은 외국인, 10%는 개신교인, 9%는 가톨릭 신자라고 한다.6)

 

개신교의 경우는 지역사회와의 결합 형태가 다른 두 종단에 비해 다양하고, 내부 역량 또한 3대 종교 가운데 가장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교회의 전략, 지역사회와의 유대강화, 교회의 문화복지 공간으로의 탈바꿈 등의 사업을 가장 주요한 전략의 하나로 채택하고 있었다. 1984년에 발표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사회선교 지침서에는 이미 개별 교회와 노회(교구), 총회(주교회의) 수준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하기 위한 지침들이 제시되어 있다. 개신교가 천주교에 비해 지닌 또 다른 장점은 안정적인 인적 자원의 확보라고 할 수 있다.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개별 교회 차원의 노력도 있겠지만, 5년마다 인사이동을 하는 천주교 사제처럼 교회를 옮겼다면 장기적인 계획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상당수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4. 통합사목의 관점에서 지역사회와 관계 맺기

 

1) 소통의 전제조건, 자정과 쇄신

 

우리 몸을 흔히 유기체라고 부르는 이유는 신체의 각 부분과 기관, 세포에 이르기까지 서로 관계를 맺고 소통하기 때문이다. 소통하지 않는 세포를 흔히 암세포라고 하고, 신체 일부분에 소통의 문제가 생기면 장애를 겪게 된다. 암환자의 처지에서, 장애를 지닌 상황에서 이웃과 소통하기란 겪어보지 않아도 그 어려움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논하기에 앞서 성찰의 시선을 교회 안으로 돌려보자. 암세포나 장애가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한국갤럽에서 낸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의 결론에 따르면, 가톨릭 교회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을 발견하게 된다.

 

“문제는 천주교 신자 신앙의식의 변화이다. 우리가 천주교 신앙의식의 변화추이에 주목하는 것은 앞으로 한국인의 신앙형태를 전체적으로 변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이번 조사 결과의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최근 천주교의 종교인구가 소폭이지만 감소하고 있고, 기존의 종교적 정열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의례(미사)에 참석하는 층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라든가, 기도빈도에서도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성직자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천주교인에게서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그동안 안정적인 성장을 누려왔던 천주교가 신앙의식면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7)

 

보고서를 보고 난 후 막연한 위기의식이 아니라 꺼져가는 촛불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수신제가(修身齊家)하고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라 했던가! 우리 스스로 소통하지 못하면서, 복음적이지 못한 삶을 살고 있으면서 지역사회를 복음화시킨다면 많은 이들에게 비웃음을 살 일이다. 이리 사는 삶이 좋은 삶이라고 자신이 먼저 해보고 이웃들에게도 권할 때 마음은 움직이는 법이다.

 

2) 중매는 본당 차원(기획분과), 관계맺기는 소공동체 차원

 

이미 여러 차례 통합사목을 위한 본당 구조로 가려면 통합사목의 관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통합사목의 관점을 가지려면 본당의 사목 구조 전반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고, 지역사회 현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래야 모든 봉사활동을 빈첸시오회나 레지오 마리애 등의 단체로 넘기는 관행이 개선될 것이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한 기본 실천단위는 소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소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은 지역사회 현실분석에서 언급한 기획분과가 맡는 구조로 가야할 것이다. 지역사회 안에서 신앙의 삶을 사는 소공동체야말로 지역복음화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소공동체가 지역사회와 소통할 때에 자발성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또한 신자와 주민들이 소통을 통해 서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쳐야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1) 최근 들어 도시 본당의 경우 도농분과와 환경분과를 설치하는 본당도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사회복지분과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2) “달구벌 일화`-담장 허물기 운동 上”, 「대구매일신문」, 2004년 12월 21일자.

3) 경동현, “좋은 본당 일구기 위한 사목 계획의 수립”, 『사목』 (2005. 3.), 41-49면 참조.

4) 벤치마킹 참고자료로 『행복한 실천』(우리교육 출판사, 2005년 5월 발간)을 추천한다.

5) 참여불교재가연대/불교아카데미, 「사찰 지역화전략 모델 개발 결과보고서」, 2004년, 17면.

6) 아시아가톨릭연합통신(UCAN), 2005년 7월 21일자 기사.

7) 한국갤럽, 『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제4차 비교조사), 2004년, 176면.

 

[사목, 2005년 9월호, 경동현(우리신학연구소 사목조사컨설팅센터 실장)]



2,19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