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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성극ㅣ영화ㅣ예술

예수,아낌없이 주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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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영 [ibooklove] 쪽지 캡슐

2007-12-08 ㅣ No.18

 


예수,아낌없이 주는 나무

                                              황태영
 
   1.등장인물, 준비물

  
  * 연출가, 조명담당(2명, 랜턴 2개, 색깔 있는 셀로판종이 2장, 고무줄 2개),
   음향효과 담당(녹음기, 테잎,마이크,선풍기), 나무, 아이(소년,청년,노인 겸직),친구,
   거지(밥그릇,수저), 신사,물고기,철학가,마라토너,성우들(마이크,랜턴).
   성우는 배우 수만큼 있어야 함. 무대 조명이 꺼지면 대본을 읽기 어려워지므로, 성우들은 각자 랜턴을 준비해야 한다.
   음향효과 담당은 성우들 옆에 앉아 마이크를 함께 사용할 수도 있다.
  
  * 배우와 성우를 분리한 이유는, 각자 직장과 사업으로 인해 바빠서 충분히 연극대사를 외울 수 있는 시간이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성우는 관객석 맨앞줄에 앉아 연극 대본을 들고 배우의 행동에 맞추어 읽어주면 된다.
  
  * (나뭇잎으로 만든) 왕관(아이용), 지팡이(아이용), 광주리(아이용),
   나뭇잎 여러장(나무용), 사과 4개(나무용), 신문지 2장(나무 그늘용,물고기용).
   (물고기 대가리를 의미하는, 물고기 눈과 입이 그려진) 종이모자(물고기용),
   (세월의 흐름을 나타내는) 탁상시계(음향효과 담당용)
  
  * 음향효과용 테잎들:(음향효과 담당용)
  
   1)"밀려오는 파도소리에" (썰물,1978년 제 2회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작품)
   - 앞부분의 파도 소리 여러번 사용
   2) 각설이 타령 - 거지 등장 때 사용
   3) 사랑을 주제로 한 성가 - 연극의 마지막 부분 연출가 등장 때 마무리 음악으로 사용
   4) 시끄러운 탁상 시계의 째각째각 소리 길게 녹음 - 세월의 흐름을 나타낼 때마다 사용
  
   2.연극 시작

  
   (연출가, 관객 쪽에서 볼 때 무대 오른편에서 등장.)
   연출가: 저는 이 연극의 연출갑니다.
   이제 어둠 속에서 조명이 밝혀지면서 연극이 시작될 것입니다.
   창가에 앉으신 관객 여러분은 잠깐 일어나셔서 커튼을 쳐주십시요.
   (커튼이 다쳐져 어두워지면, 조명담당은 연출가 코밑에 앉아 연출가의 얼굴을 랜턴으로 비춘다.)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이 연극은 바닷가에 서 있는 한 그루 사과나무와 동네 꼬마의 우정을 그린 연극입니다.
   세월이 흘러 나무도 꼬마도 늙어갑니다.
   이 이야기는 동시에 예수님과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먼저 주요 등장인물 소개를 하겠습니다.
   (조명담당은 연출가가 지적하는 등장인물들을 랜턴으로 비춘다.
   얼굴만 비출 것이 아니라 몸 전체가 드러나도록 비추도록 한다.
   이때 등장인물들은 무대 옆에 나와 한줄로 순서대로 관객을 향해 서 있어야 한다.
   연출가도 계속 비추고 있어야 하므로 조명담당이 2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사이)
   ("아이"를 가리키며) 저 양반을 잘 기억해주십시요. 이 연극의 주인공 중의 하나입니다.
   꼬마로 시작하여 소년을 거쳐 노인이 되는 과정을 맡은 배우입니다.
   (사이)
   ("나무"를 가리키며) 저 분도 잘 기억해주십시요. 사과나무입니다.
   역시 이 연극의 주인공 중의 하나입니다.
   이 연극은 나무와 꼬마의 이야기, 예수님과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이기때문입니다.
   (사이)
   이제 별로 중요치 않은 배우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굳이 기억해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웃음을 유발하는 대목이다.)
   ("물고기"를 가리키며) 물고기입니다. 엄마 말을 안듣고 수심이 얕은 바닷가에서 놀다가 파도에 떠밀려 예기치 않게 모래밭에 고립된 불행한 녀석이지요.
   ("마라토너"를 가리키며) 마라토너입니다. 백사장 위를 매일 달리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철학가"를 가리키며) 철학가입니다. 백사장 위를 매일 산책하고 있습니다.
   논리정연한 양반입니다.
   ("거지"를 가리키며) 각설이입니다. 구걸하여 하루 하루 먹고 사는 불쌍한 거집니다.
   이제 소개가 다 된 것 같군요.
   아무쪼록 재미있게 연극을 즐기시기를, 그리고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때, 소개 안된 배우 "신사"가 소리친다.)
   신사: 제 소개는 아직 안하셨습니다!
   (연출가, 소리 나는 방향을 쳐다본다. 조명기사,"신사"를 비추고 있다.)
   연출가: (자신의 머리통을 두드리며) 아니, 이런 실수를. 정말 죄송합니다.
   ("신사"를 가리키며)신사입니다. 확실치는 않습니다만, 실직자인 것 같습니다.
   별로 중요치 않은 역할이라 빠뜨렸나 봅니다.
   조명이 꺼지면 드디어 연극은 시작됩니다. 바닷가여서 바닷바람이 불어 시원할 겁니다.
   (연출가,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사라진다.)
   (암전)
  
       (1)
  
   (무대는 캄캄하다. 음향효과 담당, 선풍기를 관객을 향해 튼다.바닷바람이다.
   음향효과담당,마이크를 가까이 대어 바람 소리를 잡는다.
   마이크를 선풍기로부터 서서히 멀리하고 선풍기는 끈다. 무대 위는 잠시 정적.)
   (음향효과로, 어둠 속에서 여름철 바다 소리가 들려온다.
   파도소리에 갈매기 소리,뱃고동 소리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
   배우들 무대 위에 자리 잡으면, 음향효과도 사라진다.
   음향효과 소리 탓으로 배우들의 육성이 안들릴 수도 있기때문이다.)
   (조명담당, 나무와 꼬마에 스포트라이트-.)
   (나무는 무대 한가운데에 양팔,즉 가지를 주욱 뻗고 서 있다.
   손에는 나뭇잎을 여러 장 들고 있다. 종이에 그린 나뭇잎이다.)
   (아이, 나뭇잎으로 만든 왕관을 쓰고 나무 주위를 돌며 기뻐한다.)
   아이: 나는 이 숲의 왕이다! 야호!
   (아이, 높은 나무의 가지에서 나뭇잎을 떼어내기 위해 폴짝폴짝 뛴다. 손이 닿지 않는다.
   나무는 뛸 때마다 일부러 아이의 손이 안 닿도록 자신의 가지를 하늘 높이 올리기를 반복한다.
   우스꽝스럽게. 키 작은 아이가 포기하려할 때쯤 나무는 손에 쥔 나뭇잎을 몇 장 떨어뜨린다.)
   아이:(나뭇잎을 주워 왕관에 꽂으며) 저 바다에서 용왕님이 놀러 오기로 했는데 아직 안 온 모양이네? (사이)정말 실컨 놀았다. 그늘에서 낮잠이나 잘까.
   나무:(호주머니에서 신문지를 꺼내어 바닥에 깔아준다. 그늘을 의미한다.)
   꼬마야, 여기 그늘에서 낮잠 자거라.
   아이:(신문지 위에 드러 누우며) 나무 밑에 누워 있으면 정말 시원해.
   (신문지를 치우면 안된다. 뒤이어 물고기가 드러누울 모래밭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무대조명이 꺼지면 아이는 퇴장)
  
       (2)
  
   (무대는 캄캄하다. 째깍 째깍 울려대는 시계 소리. 세월의 흐름을 의미한다.
   어느듯 추운 겨울이다. 음향효과로 각설이 타령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무대가 밝아지면,나무 앞에 신사가 서 있다. 잠시후 거지가 등장하여 신사에게 다가간다.)
   거지: 어- 씨구 씨구 들어가안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돌아왔네......
   (배경음악인 각설이 타령은 이 시점에 끝나야 한다.)
   거지: (동냥그릇을 내밀며) 한푼줍슈.
   신사: (혀를 쯔쯧, 차며) 추운데 고생이 많구먼.
   (동전을 찾으려는 듯이 바지의 주머니를 뒤진다. 왼쪽, 오른쪽. 동전이 없다. 양복 상의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낸다. 열심히 뒤진다. 지폐도 없다.)
   신사: (빈 지갑을 거지에게 보여주며) 미안하이. 지갑이 텅 비었네.
   자네 신세나 내 신세나 별 차이가 없네 그려.
   (신사, 무대 밖으로 퇴장.)
   (거지, 퇴장하는 신사의 뒷모습을 황당해 하며 멍하니 쳐다보다가 잠시후 퇴장.)
   (나무를 비추던 스포트라이트 꺼지면, 나무도 퇴장한다. 이제 무대는 바다가 된다.
   이윽고,음향효과로 파도소리가 어둠 속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무대에 물고기가 자리를 잡으면 물고기에만 스포트라이트-.)
   물고기: (대가리를 흔들며 헤엄치는 시늉) 친구들은 다 어디 갔지?
   엄마가 해안 가까이는 위험하니 가지말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멀리 온 것 같네.이를 어쩌지?
   (이때, 거칠게 밀려오는 파도소리. 음향효과가 커야 한다.
   음향효과 담당, 선풍기를 관객을 향해 강하게 튼다.바닷바람이다.)
   물고기:(비명을 질러댄다) 으악! 엄마!
   (암전)
  
       (3)
  
   (무대가 밝아지면, 물고기가 밀물에 밀려 백사장에 놓여 있다.
   즉,신문지 위에 얹혀져 있다.)
   물고기:(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지?
   (깜짝 놀라며) 어, 모래 위잖아? (당황해 한다) 살려주세요! 물고기 살려!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 점점 세게 들려온다.
   누군가 저 멀리서 물고기 근처로 달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음향효과담당은 처음엔 작은 소리로, 점점 큰 발걸음 소리로 잘 만들어내야 한다.)
   (이윽고 마라토너 등장. 물고기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마라토너: 이게 무슨 소리야? 사람 소리는 아니고, 개소린가?
   아니면, 닭 우는 소리? 것두 아닌 것 같은데......
   (마라토너, 물고기를 발견하고 발걸음을 멈춘다.)
   물고기: 살려주세요! 나 좀 살려주세요!
   마라토너: 이게 뭐여?
   물고기: 살려주세요! 나 좀 살려주세요!
   마라토너: 이거 물고기네?
   물고기: 살려주세요! 나 좀 살려주세요!
   마라토너: 물고기가 왜 모래 위에 있지? 희한 한 일이네.
   물고기: 아저씨, 바다쪽을 향해 발로 툭 한번만 차주세요.
   (괴로운 듯 힘겹게)아, 숨차 죽겠어요.
   마라토너: 발로 너를 툭 차는 거야 힘든 일이 아니지.
   지금 마라톤 연습 중이니까 돌아오는 길에 그렇게 해주도록 하마.
   (마라토너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마라토너 퇴장. 철학가 등장.)
   철학가: (혼잣말로 감탄조로 중얼거린다)정말 상쾌한 아침이야. 인생의 출발점도 이렇지.
   그러나, 밤이 오면 모든 것이 어둠 속에 파묻혀버리고 사라진다......
   인생의 종점도 그러하지. 산책은 인생을 날마다 새롭게 느끼게 해준단 말야.
   물고기: 살려주세요! 나 좀 살려주세요!
   철학가: 이게 무슨 소리야?
   (철학가, 물고기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물고기: 살려주세요! 나 좀 살려주세요!
   철학가:아니, 물고기가 여기 왠일이야?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바다 쪽을 가리키며) 저기 바다에 있어야지.
   아니면, 횟집 회접시에 있거나 매운탕 냄비 속에 있어야지.
   물고기: 살려주세요! 나 좀 살려주세요! 숨이 가빠 죽겠어요.
   철학가: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니?
   물고기: 살려주세요! 나 좀 살려주세요!
   철학가: 말을 아껴야지. 그렇게 소리쳐대니 숨 가쁠 수 밖에.
   물고기: 살려...... 물고기 살려......
   철학가: 너 어쩌다 여기까지 왔니?
   물고기: 아저씨, 바다쪽을 향해 발로 툭 한번만 차주세요.
   (괴로운 듯 힘겹게)아, 숨차 죽겠어요.
   철학가: 그건 아주 쉬운 일이야. 걱정마라, 그렇게 해주마.
   (사이,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가) 그런데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구나.
   너 어떻게 여기까지 온 것이냐?
   물고기: 바다에서 헤엄치고 놀다가요. 갑자기 밀물에 떠밀려 여기 모래톱에 내던져졌어요.
   급하게 물이 빠져 나가는 바람에 꼼짝 못하고 이 지경이 됐어요.
   (사이) 아이, 숨차......
  철학가: 이런 잘못은 반복 될 수가 있어.
   스스로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적어도 어떻게 하면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답을 얻을 필요가 있지.
   약간 시간을 더 줄테니 곰곰히 생각해보거라. 산책에서 돌어오는 길에 답을 얻었으면 내가 발로 툭 차주마. 그건 아주 쉬운 일이야.
   (철학가, 산책을 계속한다. 철학가 퇴장.)
   물고기: 살려...... 물고기 살려......
   (의식을 잃어가며 횡설수설한다.) 살려...... 사람 살려......
   살려...... 물고기 살려...... 사람 살려......
   (연출가 등장.)
   연출가: (물고기를 가리키며) 이제는 숨이 가빠서 물고기가 횡설수설하는 군요.
   물고기:(숨을 거둔다.)
   (이제 조명은 연출가만 비춘다.
   물고기를 비추던 스포트라이트 꺼지면,물고기는 바닥의 신문지를 들고 조용히 퇴장.)
   연출가: 저런, 물고기가 숨을 거두었군요.
   (파도 소리 들려온다. 썰물이 시작 된 것이다.)
   연출가: 드디어 썰물이 시작됐습니다. 물이 해변에 차기 시작하네요.
   죽은 물고기가 썰물에 의해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군요.
   (조명이 꺼지면 연출가 퇴장.)
   (마라토너가 뛰어오는 소리가 점점 강하게 가까이 들려온다. 마라토너 등장.
   마라토너에게 스포트라이트-.)
   마라토너: (주위를 둘러보며) 이 근처였는데? 물고기가 없어졌네? 바다로 되돌아갔나?
   (손목시계를 보며) 야, 오늘은 기록이 아주 좋군.
   (마라토너 퇴장. 철학가 등장)
   철학가: (주위를 둘러보며) 어! 물고기가 없네.바다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모양이군.
   하늘은 스스로 돕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잘된 일이야.
   보라구, 스스로 노력하면 살 길도 찾아지는 법이야.
   (철학가 퇴장.)
   (암전)
  
       (4)
  
   (무대는 캄캄하다. 째깍 째깍 울어대는 시계 소리. 세월의 흐름을 의미한다.
   어느듯 아이는 소년이 되었다.
   무대가 밝아지면, 무대 중앙에 나무가 서 있다. 그 앞에 소년이 서 있다.
   소년 근처에 빈 광주리가 놓여 있다.)
   나무:(두 손에 과일을 쥐고 있다.호주머니에도 사과가 들어 있다.) 꼬마야,
   내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타고 사과도 따먹고 하렴.
   즐겁게 놀다가 힘들면 내 그늘에서 쉬어라.
   소년: 난 나무에 올라가서 놀기엔 너무 커 버렸어.
   물건 같은 것을 사서 신나게 놀고 싶을 뿐이야.
   그래서 돈이 필요한데, 너 나한테 돈 좀 줄 수 없겠니?
   나무: 나에게는 돈이 없단다. 미안하구나. 내겐 나뭇잎과 사과들 밖에 없어.
   그러니 꼬마야, 내 사과를 따다가 도시에 가지고 가서 팔아라.
   그러면 너에게 돈이 생기게 될 것이고 행복해질거야.
   (소년, 나뭇가지에 매달린 사과를 딴다. 사과를 광주리에 가득 담고 퇴장한다.)
   (암전)
  
       (5)
  
   (무대는 캄캄하다. 째깍 째깍 울려대는 시계 소리. 세월의 흐름을 의미한다.
   어느듯 아이는 청년이 되었다.
   무대가 밝아지면, 무대 중앙에 나무가 서 있다. 그 앞에 청년이 서 있다.
   청년 옆에 친구가 서 있다.)
   나무: 꼬마야, 나를 타고 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즐겁게 놀아라.
   청년: 난 나무에 올라가기에는 너무나 커버렸어. 난 나를 따뜻하게 감싸 줄 집이 필요해.
   이제는 아내와 아이들을 갖고 싶어. 그래서 집이 필요하지.
   나에게 집을 한 채 지어줄 수 없겠니?
   나무: 내 가지와 몸통을 베어다가 집을 지어라. 그러면 너는 행복해질 거야.
   (청년, 무대 밖으로 잠시 나갔다가 도끼 혹은 톱을 가지고 친구와 함께 다시 나타난다.
   나무에 도끼질 혹은 톱질을 한다.
   마침내 나무가 쓰러지면, 친구와 함께 나무를 들고 퇴장.)
   (암전)
  
       (6)
  
   (무대는 캄캄하다. 째깍 째깍 울려대는 시계 소리. 세월의 흐름을 의미한다.
   어느듯 아이는 노인이 되었다.
   무대가 밝아지면, 무대 중앙에 나무 밑둥이 남아 있다.
   그 앞에 구부정하게 등이 휜 노인이 지팡이를 들고 서 있다.)
   나무: 꼬마야, 미안해. 이제는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단다. 사과도 없고......
   노인: 난 이가 시려서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이제 노인이거든.
   나무: (슬픈 목소리로) 줄기마저도 없어졌으니, 네가 기어오를 수도 없겠구나.
   노인: 난 이제 너무 늙어서 기어올라갈 힘도 없어.
   나무: (슬픈 목소리로) 미안해. 너에게 뭔가 주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이젠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단다......
   보다시피 난 그저 늙어빠진 나무 밑둥일 뿐이야. 미안하구나......
   노인: (나무 밑둥에 앉으며) 나도 이제 필요한 건 별로 없어.
   앉아서 조용히 쉴 자리나 있었으면 좋겠어. 난 몹시 피곤하거든.
   (암전)
  
       (7)
  
   (연출가, 무대에 등장하면 그를 향해 스포트라이트-.
   마무리 효과음악 성가가 은은하게 흘러나온다.)
   연출가: 나무로 만든 제품은 참 많습니다.
   이쑤시개도 있고 전봇대도 있고 그 밖에도 많지요.
   (사이) 혹시 식사후 이를 쑤실 때 전봇대를 사용하시는 분 있습니까?
   이쑤시개가 가장 적합하지 않습니까?
   연극 시작할 때, 제가 어떤 배우들에 대해서는 중요치 않은 인물이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만, 사실 다들 중요한 배역들입니다.
   이 모든 배우들이 함께 연기하여 만든 연극, "예수,아낌없이 주는 나무" 잘 보셨습니까?
   (사이) 우리 배우들은 이 연극을 통해, 예수님의 모습과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셸 실버스타인)와 제목이 생각나지 않은 그림동화를 모방하여
   만든 촌극대본입니다.

 



                                      ■ 끝 ■


☞출처:인터넷책사랑(http://ibooklove.dot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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