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예화ㅣ우화

[겸손] 손으로 물잡기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58

손으로 물잡기

 

 

수도원장 히페리시우스가 자신의 성덕을 자랑하고 다니는 수도자를 불러들여 그에게 물었다.

 

"질리스 수사님, 당신이 자신의 성덕을 공동체에 자랑하고 다녔다는 것이 참말입니까?"

 

질리스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공동체에만 자랑한 것이 아닙니다, 마을에 가서도 자랑한 걸요."

 

"당신은 당신의 성덕이 높다는 데 대해 정말 자신 있습니까?"

 

"물론 자신 있고 말고요."

 

질리스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원장은 그를 데리고 수도원을 나섰다. 두 사람은 숲을 가로질러 강가에 도착했다. 원장이 질리스에게 두 손으로 물을 잡아보라고 지시했고, 질리스는 지시대로 따랐다. 몇 번을 되풀이하여 물을 잡아 보던 질리스 수사가 히페리시우스 원장을 향해 투덜거렸다.

 

"원장님, 손으로 물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손에 쥐었다 하면 그 순간 물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지 뭡니까?"

 

그러자 히페리시우스 원장은 질리스 수사를 타일렀다.

 

"아들이여, 성덕이란 바로 그와 똑같은 것입니다. 당신이 성덕을 손에 넣었다고 믿는 그 순간 성덕은 당신에게서 사라지고 마는 겁니다."

 

[앤드류 마리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성바오로]



2,72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