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강론자료

2016-07-10.....연중 제15주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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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6-07-09 ㅣ No.2099

 

연중 제15주일 (다해)

신명기 30,10-14             콜로사이 1,15-20           루카 10,25-37

2016. 7. 10. (주일) 이태원

주제 :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모양은?

사람은 세상살이를 통해서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많습니다. 저도 그렇게 살지만, 아마 여러분도 그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의 바탕에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세상의 생각이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이 말대로, 정말로 아는 것이 힘일까요? 진짜 힘이 안다는 것에 있기는 할까요? 아니면 안다는 것을 행동으로 연결하는 일에 진정한 힘이 있는 것인데, 행동에 연결된다는 말은 잘라내고 지식에 대한 것만 강조하면서 그것이 전부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닐까요?

 

하느님께서는 역사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당신의 뜻을 드러내셨습니다. 과거에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렇게 하셨고, 지금의 우리에게는 글로 기록된 성경과 그 말씀을 해석하는 교회공동체의 설명을 통하여 당신의 뜻과 생각을 드러내십니다. 제가하는 이런 소리에, 내가 듣고 싶은 것은 성경을 내가 읽거나 교회를 통한 해석이 아니라, 직접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싶은 것인데 그런 말씀이 없으니, 내게 하느님의 뜻이 온다는 것을 나는 인정할 수가 없어.....하고 말해도 괜찮을까요?

 

그렇다면, 한 가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살았던 사람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직접 듣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당신의 말씀을 직접 들려주지 않으신 것이 사람을 위한 하느님의 선택이라는 것이 토라(Torah)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그렇게 말씀이 기록된 때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에 사는 우리는 하느님의 뜻보다는 우리의 생각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내 구미에 맞춰 이해하려고 합니다.

 

구약의 히브리백성들이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들은 것도 모세라는 위대한 예언자를 통해서 들은 선포였습니다. 오늘날에는 모세와 같거나 모세에 버금가는 위대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서,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다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 첫째 독서에서 위대한 사람, 모세가 선언하는 말씀을 잘 새기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가 달라질 것입니다. 모세가 선포하는 내용은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의 삶에서 멀리 떨어져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선포하는 하느님의 말씀이 내 삶에 결실을 맺게 하려면, 그 말씀을 내가 먼저 받아들여야 합니다. ‘강물건너에서 일어난 불을 구경하는 것과 같은 자세는 구경거리의 하나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내 삶에 남길 영향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을 했던, 율법교사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아는 일에 관한한 남들에게 전혀 밀리지도 않았고, 남들에게 전혀 꿀리지도 않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 사람은 아는 것과 행동을 서로 연결하지는 않은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까?’ ‘제가 이웃으로 생각해야 할 사람은 내가 만나게 될 사람 가운데서 누구라고 생각해야 합니까?’ 우리가 율법학자는 아니지만, 우리도 현실에서 이러한 질문을 하는 때가 있습니다. 내가 정말로 몰라서 그렇게 질문하고 그 질문을 통해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대답을 얻으려는 것일까요?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 내용과 내 귀에 들려오는 내용을 비교하여, 내가 더 잘 난 사람이라는 자신감을 확인하고 싶어서 그렇게 하는 일일까요?

 

예수님의 말씀에 나오는 내용이기는 합니다만, ‘예루살렘에서 인적이 드문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됐던 사람을 스쳐간 사제나 레위인도 자기 상황을 설명하거나 핑계를 댈 수 있는 말은 많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은 이렇게 특별한 상황에 있던 사람을 그대로 두고 자기 일에 바빠서 그대로 지나쳐간 사람을 탓하고 흠집을 내기 위해서 이런 얘기를 하신 것이겠는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세상의 변화는 지식과 지혜로써 이루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사람의 삶에 지식과 지혜도 당연히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그저 지식과 지혜로 머무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 아니라, 삶으로 또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 폭염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살고 있다는 칭찬의 소리는 적게 듣는 것이 신앙인의 삶이기는 하지만,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의 뜻에도 일치하는 좋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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