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예화ㅣ우화

[기도] 은거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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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50

은거하는 이유

 

 

엘 베델은 수도자가 되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원을 찾아와 수도원장 에피파무스와 만나게 되었다. 엘 베델이 에피파무스 원장에게 말했다.

 

"저는 수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점이 한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인가요?"

 

원장이 물었다.

 

"수도자는 무엇 때문에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은거 생활을 하는 겁니까? 속세에서도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은 가능한데 말입니다."

 

수도원장 에피파무스는 아무런 대답 없이 촛대를 가져다가 초에 불을 붙였다. 그런 다음 엘 베델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바깥은 바람이 몹시 불고 있었다. 두 사람이 방문을 나서기 전에 수도원장은 촛불을 엘 베델에게 넘기면서 말했다.

 

"밖에 나가거든 촛불을 꺼뜨리지 않도록 조심하시오. 바람에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라는 말이오."

 

엘 베델은 그러마고 했다. 그러나 방을 나와 겨우 세 걸음을 떼어 놓자 금방 세찬 바람이 불어닥쳐 촛불을 꺼뜨리고 말았다. 엘 베델은 다시 불을 붙여 보았지만 불은 붙자마자 금새 꺼져 버렸다. 엘 베델은 수도원장 에피파무스에게 말했다.

 

"원장님, 촛불이 제대로 타오르게 하려면 아무래도 방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바깥에서는 바람 때문에 불이 도무지 견뎌나질 못합니다."

 

그러자 에피파무스가 엘 베델에게 대답했다.

 

"지금 그 말이 그대의 의문에 대한 해답이오. 바깥에서는 바람 때문에 촛불이 잘 타지를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속세의 바람이 수시로 불어닥치는 바깥 세상에서는 피어 오르는 하느님의 사랑을 간직하기 불가능하다오. 이 사랑이 타오르게 만들자면 은수 생활로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외다."

 

엘 베델은 마음이 환해졌고, 그리하여 수도자가 되었다.

 

[앤드류 마리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성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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