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월)
(백)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진리의 영이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강론자료

사순 2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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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1-03-08 ㅣ No.293

사순 제 2주일 강론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주에는 참으로 가슴 아픈 일들이 있었습니다. 홍제동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의 현장에서 불을 끄던 소방관들이 건물이 무너져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일을 충실히 하던 소방관들이었습니다.

 

 불이 난 곳은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신속히 달려가서 위험을 무릎 쓰고 화재를 진화하는 소방관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우리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6명의 소방관이 목숨을 잃어버린지 며칠 되지 않아서 부산에서 또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관 한 분이 화재를 진화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고 2분은 큰 화상을 입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가운 일입니다.

우리의 생명과 우리의 재산을 보호하다가 목숨을 잃으신 소방관들을 위해서 잠시 기도했으면 합니다.

 

 저는 생각합니다.

불이 난 현장에서 용감하게 불을 끄는 소방관들은 슈퍼맨도 아닙니다. 불이 좋아서 불아 난 곳을 찾아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그분들도 우리처럼 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분들도 우리처럼 일상에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다만 그분들은 자신들의 직분을 천직으로 알고 그 직분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던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텔레비젼을 보는데 꽃동네의 오 웅진 신부님께서 나오셨습니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남에게 해야 할 일을 다하는 생활을 합시다." 아주 간단한 말이고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인데 저는 그 말씀을 듣고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해야할 일을 너무나 많이 소홀히 하고 남에게 해야할 일을 또한 등한시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분들은 특별한 재능과 엄청난 힘을 타고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도 모두 태어날 때는 작고 힘없는 아기의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그분들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했고, 남에게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했던"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슬프게 하고, 싸움을 일으키고, 불목과 갈등을 주는 사람들을 봅니다. 그분들 또한 세상에 태어날 때, 그런 악한 마음을 갖고, 타인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 위해서 태어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분들 또한 세상에 태어날 때는 작고 연약한 모습들이었습니다. 다만 그분들은 "내가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하지 않았고, 남에게 해야 할 일에 소홀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 속에 뛰어든 소방관들이 무슨 특별한 재능과 타고난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분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직분에 충실했을 뿐입니다.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서 십자가를 지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모세와 엘리아처럼 커다란 업적을 이룬 사람만이 십자가를 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신학을 배우고 영적인 수양을 많이 쌓은 사람만이 십자가를 질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사도 바오로께서 오늘 제 2독서에서 필립비인들에게 한 말씀은 오늘 우리들에게도 똑같이 하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오셔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형상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주님을 믿으며 굳세게 살아가십시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은 무슨 커다란 결심과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에 충실하고, 또한 남에게 해야 할 그 일들에 충실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 그 믿음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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